기사최종편집일 2024-11-16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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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문희', 코믹극보단 가족극…빛나는 나문희·이희준 존재감 [엑's 리뷰]

기사입력 2020.09.04 11:50 / 기사수정 2020.09.04 11:07


[엑스포츠뉴스 김예은 기자] 나문희와 이희준의 존재감이 '오! 문희'를 가득 채웠다. 

지난 2일 개봉한 영화 '오! 문희'(감독 정세교)는 엄마 오문희(나문희 분)와 아들 두원(이희준)이 뺑소니 사고 범인을 잡기 위해 펼치는 좌충우돌 농촌 수사극. 치매 할머니 오문희의 눈앞에서 손녀 보미(이진주)가 교통사고를 당한 후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이혼 후 어머니, 딸과 살아가고 있는 두원은 추석 연휴를 맞아 밤늦은 시간 유흥을 즐긴다. 그 시각, 치매에 걸린 오문희는 손녀를 데리고 밖으로 나오고, 그렇게 뺑소니 사고가 벌어진다. 목격자는 기억이 온전치 않은 오문희와 말을 하지 못하는 반려견 앵자. 다른 목격자도, 도움이 되는 CCTV 자료도 없다. 

그러나 할머니의 사랑은 대단했다. 오문희는 자신만의 알쏭달쏭한 표현으로 범인을 잡을 만한 힌트를 던지고, 두원은 그런 어머니와 함께 본격적으로 수사에 나선다. 



'코믹 수사극'이지만, 가족극에 가깝다. 함께하는 수사 과정에서 두원이 어머니를 향한 묵은 감정을 털어내는 것. 또 손녀 보미를 사랑하는 할머니의 마음, 딸 보미를 위하는 아빠 두원의 마음도 절절하게 그려진다. 그러한 스토리 속 코믹 요소도 곳곳에 배치돼 있다. 힌트를 하나씩 풀어가며 범인에 가까워지는 두 사람의 이야기도 흥미롭다. 

하지만 중후반부로 갈수록 극 전개가 느려진다. 오문희와 두원이 범인을 좇는 과정이 불필요할 만큼 세세하게 그려지는 것. 지루한 흐름 탓에 신선한 스토리마저 잊게 만든다. 

그럼에도 나문희와 이희준은 빛난다. 나문희는 순수한 미소를 장착, 치매 노인의 모습을 완벽히 그려냈다. 두원을 향한 모성애와 손녀 보미를 향한 사랑을 깊은 내공으로 표현하며 눈물짓게 만들기도 한다. 직접 트랙터를 몰고, 나무 위에 올라가기까지 하는 열정을 보여주기도 했다.



나문희와 함께 극을 이끄는 이희준은 전방위에서 활약한다. 과거 어머니와의 갈등, 딸을 향한 사랑, 가장의 무게에 책임감까지 장착한 캐릭터. 이희준 표 두원은 농촌의 슈퍼맨이 따로 없다. 

나문희와 이희준의 연기 합만으로도 '오! 문희'의 재미는 대단하다. 치매 노인과 아들의 수사라는 신선한 스토리도 이들을 만나 빛을 발한다. 러닝타임이 극 내용에 비해 길지만, 이 단점은 충분히 묻을 수 있다. 러닝타임 109분, 12세 관람가. 

dpdms1291@xportsnews.com / 사진 = CGV 아트하우스

김예은 기자 dpdms1291@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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