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세 기자] 롯데 자이언츠 이대호는 8월 20일 잠실 두산전이 끝나고 "이제 후배에게 뭐라고 하는 시대는 지났다"며 웃더니 "지금 불펜에서 (박)진형이, (구)승민이, (김)원중이가 잘해줘 너무 고맙다"고 얘기했다. 이때는 이대호 본인의 수훈 선수 인터뷰였다.
구승민은 이 인터뷰 기사를 보게 됐다고 했다. "그 기사 봤다. 투수든 야수든 늘 좋은 말씀 많이 해주시지만 직접 언급해주시니 더 잘하고 싶은 욕심이 들더라." 구승민은 29일 사직 한화전에서 턱밑까지 쫓기는 롯데를 만루 위기에서 구하고 이같이 말했다.
구승민은 또 "대호 선배와 연차가 있지만 전혀 부담 느끼지 않게 해주셔서 좋다"며 "우리가 실수할 때는 알려주시지만 그 역시 잘 얘기해주셔서 큰 힘이 됐다. 저번 대구 원정 끝나고는 집에 초대해주셔서 형수님과 맛있는 음식도 해주셨다. 대호 선배께 늘 엄청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이대호가 미치는 영향력은 비단 구승민 포함 필승조에게 한정돼 있지는 않다. 박세웅은 7, 8월 들어 안정돼 가는 투구 요인으로 "공 움직임을 신경 쓰게 됐다"고 했고 이는 "대호 선배께서 '타자는 투수 공 움직임이 조금만 달라져도 움찔하게 되는 것이 있다'고 해주셔서 바꾸는 계기가 됐다"고 했다. 박세웅은 그 결과 구종 추가, 연마를 통해 5, 6월 평균자책점 5.87에서 7, 8월 2.92까지 낮췄다.
이대호가 올해 팀 완성도를 높이는 데 있어 공이 크다는 것이 롯데 자체 평가다. 앞서 허문회 감독은 "이대호에게 고맙다. 솔선수범하는 것만 아니라 왜 조선의 4번 타자라고 불리는지 그 이유 또한 알 것 같다"고 했다. 이대호는 한동희 등 여러 타자 후배에게 타석에서 임해야 할 자세를 알려주거나, 타자이지만 투수에게 미치는 영향력이 작지 않다고. 앞서 한동희는 "대호 선배께서 타석에서 노림수를 어떻게 가져가고 어떻게 마인드 컨트롤해야 하는지 알려주셔서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후배에게 각별히 신경 쓰는 것과 동시, 이대호는 나이를 거스르는 활약으로 롯데가 5위 싸움할 수 있게 노력해 왔다. 이대호는 올 시즌 91경기 전 경기 나와 타율 0.293 OPS 0.825를 기록했다. 29일 사직 한화전에서는 KBO 역대 6명만 있는 12년 연속 100안타 기록을 세우고도 "타격감을 유지하고 싶다"고 간단히 말하고는 "고생하는 후배들에게 늘 고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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