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1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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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바토크(41)] 파투, 新 호나우두로 거듭나다

기사입력 2010.10.15 11:37 / 기사수정 2010.10.15 11:38

박문수 기자


[엑스포츠뉴스=박문수 기자] AC 밀란의 브라질 출신 공격수 알레산드레 파투의 기세가 매섭다.

파투는 각각 지난 7일과 12일 새벽(이하 한국시각)에 열린 이란과 우크라이나와의 친선 경기에 나서 두 경기 모두 골을 넣으며 빼어난 득점포를 과시했다.

이로써 파투는 지난 미국과의 경기에 이어 마누 메네세스 감독이 이끄는 新 브라질 대표팀에서 모두 골을 넣는 기록을 달성, 감독의 절대적인 신임 속에서 브라질 대표팀 주전 공격수 자리를 예약하게 됐다.

게다가 그가 기록한 득점 모두 과정이 어려웠음에도, 침착함과 정확한 퍼스트 터치가 돋보였기에 호나우두 이후 마땅한 공격수 배출에 실패한 브라질 축구의 희망으로 자리 잡게 됐다.

그렇다면, 이번 삼바 토크 41편에서는 新 호나우두로 부상한 파투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자.

- 니우마르와의 경쟁에서 밀리며 월드컵 승선에 실패한 파투

파투는 카를루스 둥가 전 브라질 대표팀 체제에서 만족스럽지 못한 모습을 보여주며 월드컵 최종 명단에 이름을 올리는 데 실패했다.

물론 둥가는 파투의 재능과 잠재력을 높이 평가해 친선 경기와 남미 예선, 컨페더레이션스컵까지 그를 데리고 갔다. 그러나 파투는 경쟁자 니우마르(비야레알)와 비교하면 대표팀에서의 활약이 미미했고 AC 밀란에서의 모습과 대조된 행보를 보여줬다.

파투와 니우마르의 명암이 엇갈린 결정적인 계기는 지난 2009년 6월 11일(한국시각) 홈에서 열린 파라과이와의 2010 남아공 월드컵 남미 예선 14라운드였다.

이날 둥가는 주전 공격수 루이스 파비아누(세비야)의 결장으로 니우마르와 파투를 동시에 기용하는 대비책을 내놓았다. 파비아누의 대표팀 내 입지는 확고했지만, 잦은 트래핑 실수와 기복이 심한 경기력에 대한 대체자가 필요한 만큼 두 선수의 활약상에 이목이 쏠렸다.

이러한 부담감이 원인이었을까. 인테르나시오날에서 부활하며 자국 최고의 공격수로 부상했던 니우마르는 결승골을 득점하며 둥가에게 자신의 가치를 입증했지만 유망주 파투는 밀란에서의 모습과 반대로 부정확한 트래핑과 결정적인 득점 기회를 날리는 등, 최악의 경기력으로 둥가의 신임을 잃었다.

이에 그치지 않고 이후 경기에서도 파투는 둥가가 준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안정적인 볼 키핑과 득점력을 보여준 파투는 정작 브라질에서 팀에 융화되지 못하며 우왕좌왕했다. 지나치게 긴장한 듯한 그의 모습은 보는 이로 하여금 불안감마저 느끼게 했다.

- 메네세스를 만난 파투, 新 호나우두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주다

파투를 제외한 둥가의 브라질은 월드컵 8강에서 네덜란드에 무너지며 4강 탈락이라는 쓴잔을 마셨다. 이에 브라질은 호나우두와 호베르투 카를루스의 소속팀으로 유명한 코린티안스 감독 메네세스를 신임 사령탑으로 선임하게 된다.

메네세스는 둥가와 마찬가지로 안정적인 경기력을 중시하는 감독이다. 이에 실용적인 노선을 택하며 빠른 공수 전환과 안정성을 중시한 둥가식 브라질을 이어나갈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메네세스는 미국과의 데뷔전을 시작으로 우크라이나전까지 화끈한 공격 축구를 구사하며 잃어버린 삼바 리듬을 되찾게 했다.

애초 둥가의 브라질은 호비뉴(AC 밀란)와 카카(레알 마드리드), 루이스 파비아누를 공격의 선봉장으로 내세웠다.

그는 종적인 움직임을 중시하는 카카에게 짧은 패스워크를 바탕으로 경기를 조율하도록 지시했고 횡적인 움직임을 중시하는 호비뉴는 측면에서 중앙으로 치고 들어가는 움직임을 바탕으로 상대 수비진을 벌리게 했다.

공격의 꼭짓점에 있는 파비아누는 상황에 따라서는 2선까지 내려왔지만, 기본적으로 득점에 치중하게 했다.

메네세스 역시 둥가가 보여준 기본적인 공격 노선을 따랐지만, 선수들에게 다른 역할을 부여했다.

우선, 쉐도우 공격수로 나선 호비뉴를 윙 포워드로 선발 출장시켰다. 둥가호의 호비뉴는 최전방 공격수를 받치는 형태로 자유로운 움직임을 중시했지만, 메네세호에서는 스위치 플레이를 통해 상대 측면 수비를 흔들고 있다.

기본적으로 횡적인 움직임을 중시하는 것은 같았으나 좌, 우 윙 포워드의 유기적인 움직임이 뒷받침됐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호비뉴의 반대편에는 네이마르(산투스)가 유력하지만, 감독과의 불화로 최근 두 경기에는 나오지 못했다.

이에 파투는 물 만난 고기처럼 최전방 공격수로서 활발한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다. 즉, 두 명의 걸출한 조력자를 얻게 돼 더욱 득점에 치중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게다가 파투는 안정적인 드리블을 바탕으로 동료와 더욱 유기적으로 움직였으며 어려운 상황에서도 득점에 성공하며 킬러로서의 감각을 드러냈다.

- 新 호나우두를 꿈꾸는 파투, 남은 건 밀란에서의 활약상

파투는 메네세스호에서 주전 굳히기에 어느 정도 성공한 상태다. 적어도 현역 브라질 선수 중 파투보다 빼어난 득점력을 지닌 선수를 찾기란 아주 드물다. 이에 이번 시즌 밀란에서의 활약에 더욱 중점을 두어야 할 것이다.

레오나르두 체제에서 파투는 본래의 포지션이 아닌 윙 포워드로 경기에 나섰다. 이에 제한된 포지션 때문에 자신의 장기를 살리지 못했음에도, 측면에서의 한정된 움직임을 떨쳐내며 뛰어난 득점력을 과시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번 시즌 밀란이 호비뉴와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라는 수준급 공격수를 영입했기에 파투는 자신에게 밀집된 수비진을 풀어줄 수 있는 동료의 덕으로 득점에 전념할 수 있을 것이다.

한편, 파투는 지난 레체와의 리그 1라운드에서 두 골을 넣으며 기대치를 높였지만, 가벼운 부상으로 주전 경쟁에서 밀린 상황이다. 물론 파투의 기량 문제로 주전에서 밀린 것은 절대 아니다.

지난 시즌까지 이어진 혹사 논란으로 일시적인 침체기에 있었기에 무리한 출장보다는 휴식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두 번의 A-매치에서 물오른 득점력을 과시한 만큼 이번 주말 키에보와의 경기에서 진가를 발휘할 수 있을지 기대가 모인다.

이제 파투는 브라질의 미래가 아닌 현재 진행형이다. 이는 소속팀 밀란에서도 마찬가지다. 이에 호나우두는 파투를 자신의 후계자로 지목했다.

파투 역시 호나우두를 자신의 우상으로 언급하며 그의 행보를 이어가고 싶다고 밝혔다. 파투가 호나우두의 계보를 이어나가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더 나은 모습을 보여줘야 하지만,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건 나날이 성장하는 그의 기량 때문이 아닐까?
 
[사진= 알레산드레 파투 (C) UEFA 공식 홈페이지]



박문수 기자 pres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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