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세 기자] "이 말이 있잖아요. '위기 잘 막고 그 다음 이닝 때 그 집중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신경 썼다가 결과가 더 안 좋거든요. 제가 던질 때는 그 생각 안 하려 노력합니다."
롯데 자이언츠 구승민은 올 시즌 39경기 동안 물려받은 주자가 적지 않다. 등판 상황이 상대적으로 특정돼 있는 불펜 투수 가운데 박진형보다 1명 적은 18명이다. 위기 때 오르는 일이 잦고 멀티 이닝 또한 39경기 중 11회 소화했다. 궂은일해야 할 때가 많았다.
구승민은 "흔히 한 이닝만 던지는 것보다 '대미지가 더 있다. 어렵다'고 하지만 팀이 필요로 하는 상황이지 않나. 당연히 내가 나서 던져야 하는 것"이라며 "내 앞에서 (박)진형이가 잘 던져주고 있고 내 뒤 (김)원중이가 있으니 나로서 신경 덜 쓸 수 있는 환경"이라고 얘기했다.
구승민은 올 시즌 39경기에서 43이닝 소화했다. 팀 내 불펜 투수 중 최다 이닝이다. 롯데로서 그만큼 그가 있어야 하는 순간이 적지 않았다. 구승민은 13홀드 평균자책점 2.93 이닝당출루허용(WHIP) 0.95를 기록했다. 그는 롯데 상승곡선이 떨어지지 않게 지탱해 왔다.
앞서 허문회 감독은 "시기가 중요해지고 있는 만큼 불펜 투수의 승부처 기용 타이밍을 빠르게 가져갈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구승민이 핵심적 역할을 맡으면서 허 감독 계획 또한 수월히 진행될 수 있었지만, 그가 적지 않게 던지고 있다는 데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허 감독은 구승민이 가능한 연투하지 않게 조절해 왔다. 체력적으로 저하 우려가 클 수 있는 7, 8월 혹서기 동안 연투 횟수는 4회, 이 역시 이틀을 넘기지 않았다. 총 투구 수는 661구다. 이는 박진형(35⅔이닝, 663구), 그리고 다른 구단 김태훈(48이닝, 759구), 서진용(39⅓이닝, 751구), 주권(45이닝, 747구), 정우영(51⅓이닝, 742구) 대비 적다.
구승민은 "많은 분께서 내가 체력적으로 떨어졌다고 생각하실 수 있다. 그러면서 사이클이 떨어질 때도 있다. 컨디션이 매일 다르지 않나. 하지만 나는 기복을 줄이려 최선 다해 던지고, 관리는 감독, 코치께서 무척 잘 해주시고 있다. 지칠 수 있지만 아프지 않게 던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8월 승부처 관련) 감독님께서 포인트를 명확히 말씀해주셨다"며 "선수단 내 분위기가 잘 형성됐다. 우리 또한 (8월 시기적 중요성을) 알고 뛰니 경기를 복기하고 다시 준비하는 과정에서 부담을 느끼는 것보다 더 집중하는 분위기였다. 나 역시 맞아도 그럴 수 있다고 넘겼고 다음 경기를 더 신경 써 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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