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0-04 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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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는 쉽지않다.

기사입력 2007.03.11 04:05 / 기사수정 2007.03.11 04:05

박종규 기자

[엑스포츠뉴스=박종규 기자] "야구가 밥 먹여 주니?"

많은 야구팬은 어렸을 적, 한번쯤 야구선수가 되기를 꿈꾸었을 것이다. 야구부가 있는 학교로 전학시켜 달라고 부모님께 매달린 경험도 있으리라 생각한다. 하지만, 대다수의 부모님은 야구가 밥 먹여 주느냐며 공부하기를 권하신다. 그들은 왜 밥 먹여 주지 못하는 야구에 열광하게 되었을까.

역설적으로 말하자면, 야구가 밥 먹여 주지 못하기 때문에 그들은 팬이 되었다고 할 수 있다. 생업의 수단이 되기 어려운 야구. 그 이유는 무엇인지 현실적인 시각으로 바라보자.


야구는 어려운 스포츠이다.

우리의 눈으로 보기에는 쉬울 것 같은 야구. 그러나 실제로 야구를 해보면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야구공을 처음 잡는 사람이 상대방에게 공을 정확히 전달하는 경우는 드물다. 십중팔구 힘 조절에 실패하여 엉뚱한 곳으로 던지기 마련. 공을 받을 때도 마찬가지다. 글러브의 포켓 부분이 아닌 손바닥 부분으로 잡게 되어 한동안 손바닥이 얼얼해진다.

공을 던지고 받는 기본이 되었다 해도 그것이 전부가 아니다. 내야수의 기본인 땅볼 타구 잡기. 이것은 공의 튀는 리듬을 순간적으로 읽어야 한다. 외야수의 기본인 뜬공 잡기는 훨씬 어렵다. 타구를 쫓아가며 낙하지점을 포착해야 한다.

또한, 단단한 야구공을 두려워하지 말아야 하며, 올바른 자세를 익히고, 복잡한 야구규칙에 대한 이해력이 필요하다.

이러한 기술들은 단지 타고난 운동 신경만으로 익힐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끊임없는 노력으로 연습에 연습을 거듭해야 마침내 내 것이 된다. 우리가 볼 수 있는 선수들의 플레이는 결코 하루아침에 이루어진 것이 아니며, 일반인들이 따라하기는 어렵다.

야구는 비싼 스포츠이다.

다른 운동 종목과 마찬가지로 야구를 할 때도 도구가 있어야 한다. 유난히 고가의 장비를 갖추기로 소문난 종목이 바로 야구다. 즉, 많은 돈이 뒤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글러브의 경우 선수들이 쓰는 등급의 가격은 최소 40만 원. 최상급의 야구공은 시중에서 싸게 구한다 해도 개당 6000원가량. 10만 원 정도는 들여야 스파이크를 신고 그라운드를 누빌 수 있다. 그 밖에도 배트, 헬멧, 포수 보호장비 등 머리부터 발끝까지 갖추어야 야구경기가 개시된다.

엘리트 스포츠를 추구하는 우리나라 학생 야구는 많은 자금으로 운영된다. 야구부 후원회가 활성화된 학교에는 여러 곳에서 도움의 손길이 닿는다. 그렇지 못한 대다수의 야구부는 선수 학부모들의 주머니에서 나온 돈으로 운영되는 실정이다. 야구선수 못지않게 그들의 학부모들도 야구부와 동고동락한다.

프로야구도 널리 알려진 대로 천문학적인 자금이 오간다. 지방자치단체의 지원이 빈약한 가운데 모기업에서도 매년 적자를 내는 상황이다. 최근 현대 유니콘스의 사태에서 보듯 프로야구단들도 그리 넉넉하지 않은 형편.

야구로 성공하기란 힘들다.

2007프로야구 신인 2차 드래프트에 나온 선수는 총 715명. 그 중 59명만이 프로 유니폼을 입었다. 지명받지 못한 선수들 중, 고졸선수의 일부는 대학팀으로 진출한다. 그렇다면, 그 나머지 선수들은 과연 어떻게 될까.

우리나라 학원스포츠의 특성상 야구부에 몸담은 학생의 목표는 오직 프로야구밖에 없다. 다른 길은 없다. 학생시절, 야구 하나만 학습하기 때문에 사회의 다른 분야로 진출하기란 어렵다.

하지만, 현실은 어떤가. 극소수만이 프로의 관문을 통과하여 억대의 계약금을 받을 수 있다. 낙오한 이들은 제2의 인생을 준비해야 한다. 배운 것은 단지 야구뿐인데 무엇을 해야 한다는 말인가? 이것은 한국야구계의 해묵은 과제다.

각급 학교들의 새 학기가 시작되는 3월. 저마다 큰 꿈을 가지고 새출발을 한다. 공부하는 학생들 못지않은 목표를 가진 야구 꿈나무들. 그들이 희망찬 미래를 꿈꿀 수 있도록 국가적인 차원에서 학생 스포츠를 육성해 주었으면 한다.



박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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