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7.03.10 01:06 / 기사수정 2007.03.10 01:06
[FA컵 프리뷰] 대인배 보로, '거함' 맨유 잡을까?
[엑스포츠뉴스=박형진 기자] 재경기까지 하는 접전 끝에 FA컵 8강에 진출한 미들스브루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오는 11일 미들스브루의 홈구장 리버사이드 스타디움에서 맞붙는다.
언뜻 보기에 리그 1위를 수성 중인 맨유가 낙승을 거둘 것으로 예상되지만 실상은 그리 간단하지 않다. BBC의 경기예상 전문가 마크 로렌슨조차 맨유의 어려운 경기가 예상된다면서 1대 1무승부를 예측했다. ‘라이언 킹’ 이동국과 ‘신형엔진’ 박지성의 맞대결로 관심을 모으는 이 경기의 승자는 과연 누가 될 것인가?
기록상 맨유 우세… 하지만 2002년 보로가 맨유 꺾어
양 팀의 맞대결 기록을 보나, 역대 FA컵 성적을 보나 맨유가 기록적으로 우위인 것은 분명하다. 양 팀은 97번의 리그 맞대결에서 맨유가 48승 20무 29패로 우위를 점하고 있으며, FA컵에서의 12번의 맞대결에서도 맨유가 6승 3무 3패로 앞서고 있다. 미들스브루는 1997년 FA컵 준우승을 차지한 것이 최고의 성적이지만, 맨유는 지금 12번째 FA컵 우승컵을 가져오기 위해 분투 중이다.
가장 최근 두 팀이 FA컵에서 맞붙은 것은 2005년 FA컵 4라운드에서였고, 그때는 웨인 루니의 활약과 오셔의 골로 맨유가 3대 0으로 승리하였다. 하지만, 맨유는 2002년 1월 FA컵 4라운드에서 미들스브루에 2대 0으로 패한 아픈 기억이 있다.
양 팀은 모두 5라운드에서 재경기를 치르는 접전 끝에 8강에 진출했다. 특히 보로는 3라운드부터 5라운드까지 모든 라운드에서 재경기를 치르고서야 승리를 거두었고, 그 중 두 경기는 승부차기까지 가는 피 말리는 접전이었다. 한편, 맨유는 3라운드부터 계속해서 프리미어쉽 팀들과 대결을 펼쳤으나, 레딩만이 맨유를 재경기까지 끌고 가며 괴롭혔을 뿐 별 어려움 없이 8강에 안착했다.
챔스 치른 맨유, 줄부상 악몽… 컨디션은 보로가 좋아
양 팀 모두 2007년 들어 매우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미들스브루는 2007년 들어 단 한 차례 첼시에게 패했을 뿐 최근 14경기에서 5승 8무 1패(2무는 승부차기 승)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한편, 리그 1위를 수성 중인 맨유는 1월 21일 아스날전 패배 이후 10경기에서 9승 1무의 환상적인 성적을 거두고 있다.
하지만, 트레블을 노리는 맨유의 문제는 많은 경기 수이다. 리그와 챔스, FA컵 그 어느 것도 소홀히 할 수 없는 상황에서 주전선수들의 체력은 바닥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맨유는 최근 5연승을 달리고는 있지만 이 경기들은 존 오셔, 크리스티앙 호나우두, 라르손 등의 ‘한 방’이 아니었으면 이기지 못했으리란 생각이 들 정도로 팀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더욱이 뉴카슬과의 리그 경기 이후 1주일의 휴식을 취한 미들스브루와는 달리, 릴과의 힘겨운 챔피언스리그 경기를 치른 맨유는 삼 일 만에 다시 경기를 치르는 부담을 안고 있다.
부상 역시 변수이다. 미들스브루는 중앙수비스 후트가 부상으로 결장할 전망이다. 후트는 부상에서 회복한 후 리저브 경기에서 리버풀 2군을 상대로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으나,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후트를 무리하게 기용하지 않을 전망이다. 또한, 수비수 매튜 베이츠와 미드필더 호쳄박 역시 부상으로 출전할 수 없다.
하지만, 부상으로 신음하는 것은 오히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다. 플레처가 부상으로 사실상 시즌 아웃된 가운데, 사아와 솔샤르가 부상을 당하면서 맨유의 공격진에 큰 공백이 생겼다. 릴과의 챔피언스리그 경기에서도 맨유는 공격수 부족으로 인해 라르손 원 톱 체제로 나설 수밖에 없었다. 퍼거슨 감독이 스미스를 중용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기는 했지만, 오랫동안 경기경험이 없는 스미스가 좋은 모습을 보여줄지도 의문이다.
박지성과 이동국, 맞대결은 이루어질까?
맨유와 보로, 두 팀 모두에게 FA컵은 결코 소홀히 할 수 없는 경기이다. 미들스브루는 현재 리그에서 12위에 머물러 있기 때문에, 유럽 대회에 진출할 수 있는 기회는 FA컵이 유일하다. 맨유 역시 트레블 달성에 FA컵 트로피가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에 두 팀 모두 최강의 전력으로 경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우선 박지성과 이동국 모두 일단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박지성의 포지션 경쟁자인 긱스는 지난 챔피언스리그 경기에 출전하지 않으면서 체력을 비축한 상태이며, 크리스티앙 호나우두의 경우 현재 맨유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에 일단 선발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스콜스가 경고로 출전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긱스가 중앙으로 가서 박지성이 왼쪽 미드필더로 나설 가능성이 있으며, 설사 후보로 경기를 시작하더라도 체력안배가 필요한 호나우두를 대신하여 후반에는 모습을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이동국은 미들스브루 이적 이후 단 한 번도 선발로 출전한 적이 없지만, 최근 교체로 꾸준히 출전시간을 늘리고 있다. 야쿠부와 비두카가 꾸준히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사우스게이트 감독으로서는 이동국을 위해서라도 무리하게 그를 선발로 출전시키지 않을 전망이다.
단, 미들스브루가 선취점을 내주면서 뒤지게 될 경우, 공격 강화를 위해 이동국이 조기에 투입될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 일단 이동국은 포지션 경쟁자인 말콤 크리스티를 완전히 제친 것으로 보이며, 후보명단에 이름을 올리는 것은 문제가 없어 보인다.
강팀 킬러 '대인배' 보로와 올 시즌 유달리 좋은 모습을 보이는 '거함' 맨유의 대결, 한국인 선수들의 멋진 활약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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