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0.10.01 08:05 / 기사수정 2010.10.01 08:05
[엑스포츠뉴스=김현희 기자] 변화도 소용없었다. 고영민-김현수-김동주로 이어지는 클린업 트리오는 무안타에 그쳤고, 6번 타자로 자리를 옮긴 최준석 또한 친정팀을 맞이하여 이틀 연속 힘을 쓰지 못했다. 테이블 세터로 나선 이종욱과 오재원이 두산 특유의 ‘발야구’를 재현하여 분전했지만, 팀의 패배를 막을 수 없었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공-수에서 핵심 역할을 해야 할 손시헌이 정규시즌만 못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는 사실이다. 29일 준플레이오프(이하 준 PO) 1차전에서도 3회말 1사 1, 3루서 3루에 있다가 주루사를 당한 그였다. 30일 열린 준 PO 2차전에서는 공격과 수비에서 전혀 손시헌 답지 못한 모습을 보였다. 즉, 최근 이틀간 손시헌은 공-수-주에서 가장 좋지 않은 모습만 보여준 셈이다.
첫 번째 실수는 4회 초 수비서 나왔다. 손아섭과 조성환의 출루로 만든 무사 1, 2루 위기서 타석에 나선 이대호가 유격수 손시헌 쪽으로 흐르는 땅볼 타구를 만든 것. 정상적으로 ‘손시헌 다운’ 플레이를 펼쳤다면, 충분히 병살타로 연결할 수 있었다. 그러나 병살 플레이를 의식했던 손시헌은 타구를 떨어뜨리면서, 무사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결국, 두산은 강민호에게 밀어내기 몸에 맞는 볼을 허용하면서 선취점을 내어줄 수밖에 없었다. 이 날 경기의 유일한 실책이 나온 순간이었다.
그러나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두산은 8회 말 공격서 양의지의 볼넷 이후 대주자 정수빈을 투입하며, 승부수를 띄웠다. 바로 여기서 손시헌에게 기회가 왔다. 정수빈의 빠른 발을 감안해 보았을 때 작전을 걸어볼 수 있을 만한 상황이었다. 더구나 손시헌은 앞선 두 타석에서 2개의 안타를 기록했던 터였다. 그러나 손시헌은 2루수 앞 땅볼로 병살타를 기록하며, 모처럼 찾아 온 기회를 놓쳐 버렸다. 정규시즌에서 128경기에 출장하여 병살타를 단 12개밖에 기록하지 않았던 그였기에 충격은 더욱 컸다.
선린정보고-동의대를 거쳐 2003년 두산의 신고 선수로 입단한 손시헌은 그동안 박진만(삼성 라이온스) 등과 함께 한국 프로야구에서 가장 빼어난 유격수로 명성을 얻어 왔다. 그러나 박진만과 달리 올림픽, WBC와 같은 큰 무대에서는 태극마크를 달지 못했다. 그랬던 그에게도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는 대표팀 주전 유격수로 뛸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그러나 현재까지 치른 준 PO에서 보여 준 손시헌의 모습은 ‘국가대표’와는 다소 거리가 멀어 아쉽기만 하다.
[사진 = 손시헌(사진 오른쪽) ⓒ 엑스포츠뉴스 권태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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