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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C 챔스] 설원에서 벌어진 성남의 '골잔치'

기사입력 2007.03.08 06:05 / 기사수정 2007.03.08 06:05

박형진 기자



[엑스포츠뉴스 = 탄천, 박형진 기자] 때아닌 봄 눈 속에서 벌어진 AFC 챔피언스리그 G조 조별예선 경기에서 성남 일화가 베트남리그 우승팀 동탐 롱안을 상대로 4-1 대승을 거두며 기분 좋은 챔스 대장정의 시작을 알렸다.

오후부터 내린 눈으로 경기장이 미끄러워진 어려운 상황에서 성남은 전반 15분 모따의 선제골로 일찌감치 주도권을 잡았고, 이어진 후반에서 모따의 페널티킥과 김동현, 네아가의 골로 목표했던 대량득점에 성공하며 승점 3점을 챙기는 데도 성공하였다. 하지만, 종료 직전 콩고 용병 차말라에게 한 골을 실점하며 씁쓸한 뒷맛을 남겼다.


전반전 : 모따의 귀중한 선제골로 앞서간 성남

성남 일화는 개막전 선발 선수 중 8명이 그대로 오늘 경기에 선발 출전했다. 달라진 점이라면 손대호 대신 최성국이 출전하여 공격에 무게를 두었다는 점 정도였다. 한편, 공격에는 성남을 2006년 리그 우승으로 이끌었던 ‘용병 쓰리톱’ 모따, 네아가, 이따마르가 나섰다.


한편, 동탐 롱안은 스리백으로 수비를 공고히 하면서 용병 공격수의 한 방을 기대하는 전술로 나섰다. 콩고 출신의 선수 자말라는 전반 초반 성남 선수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하는 중거리슛으로 기선을 제압하고 나섰다. 동탐 롱안의 골문은 신장이 2m에 육박하는 산토스 골키퍼가 지켰다.

성남은 미끄러운 경기장에서도 꾸준히 찬스를 만든 끝에 전반 9분, 김두현의 코너킥을 곧바로 슈팅한 모따의 골로 앞서가기 시작했다. 모따는 김두현과 함께 공격형 미드필더의 역할을 하며 수비가 분산된 틈을 타 좋은 슈팅 감각을 과시하였고, 결국 어려운 경기의 선제골을 만들어내었다.


동탐 롱안은 한 골을 실점한 후 포백 전술을 사용하며 빠른 스피드를 이용한 공격을 시도했다. 성남은 미끄러운 경기장 상태를 고려하여 짧고 낮은 숏패스로 수비를 분쇄하는 전술을 시도했으나, 좋은 찬스를 많이 만들었음에도 득점으로 연결하지 못했다. 양 팀 선수들 모두 눈이 많이 쌓인 경기장 위에서 개인기를 보여주지 못했으며, 특히 동탐 선수들은 눈 위에서의 경기가 익숙하지 않은 듯 중요한 상황에서 종종 넘어지며 관중의 웃음을 자아냈다.


전반 후반으로 가면서 주도권을 잡은 것은 동탐 롱안이었다. 경기장 라인이 가려질 정도로 심한 눈보라 속에서 동탐 롱안 선수들은 미끄러운 경기장에 적응한 듯 활발한 움직임으로 결정적인 찬스를 만들어냈다. ‘베트남의 칠라베르트’로 경기전부터 주목받은 산토스는 전반 40분 35m 거리에서 동탐이 얻은 프리킥을 낮고 강하게 찼으나 김용대의 선방에 막혔다.

후반전 : 설원에서 벌어진 성남의 ‘골잔치’


양 팀은 계속되는 눈 때문에 30분가량을 쉰 다음 후반전을 시작하였다. 성남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최성국 선수 대신 김동현 선수를 투입하였고, 동탐은 공격수 안토니오를 빼고 수비수 피 투옹을 투입하며 지키기에 돌입하는 모습이었다.


양 팀은 전반전 때보다 더 두텁게 쌓인 눈 때문에 빠르게 공격 전환을 하는 데 애를 먹으면서 결정적인 찬스를 만들어내지 못하였다. 양 팀의 공격수들은 페널티 박스 안에서 자주 미끄러지며 볼 트래핑을 하지 못하고 찬스를 계속 놓쳤다.

성남은 후반 13분 두 번째 선수교체를 단행하며 변화를 꾀했다. 박진섭 대신 이번 시즌 새로이 영입한 조용형을 투입한 것. 성남은 전반 후반과는 달리 꾸준히 주도권을 쥐면서 두 장신 공격수를 축으로 한 공격을 진행하였다. 모따는 전반전에서의 좋은 모습을 계속 이어가며 2선에서 좋은 패스를 찔러주었고, 러시아 리그를 경험하며 눈이 친숙한 김동현은 안정된 볼트래핑으로 공격루트를 개척해주는 역할을 했다.

후반 21분, 성남은 경기 내내 활발한 오버래핑을 보여준 장학영이 페널티 박스 안에서 골키퍼 산토스의 파울을 이끌어내면서 페널티킥을 얻었다. 눈이 쌓인 경기장 표면이 염려되는 상황에서 키커로 나선 모따가 후반 23분, 침착하게 골을 성공시키면서 성남은 2대 0으로 앞서가기 시작했다.

페널티킥으로 전의를 잃은 동탐 롱안은 곧 세 번째 골을 허용했다. 후반 24분, 모따가 연결해준 공을 김동현이 받아 침착한 드리블로 1대 1 상황을 만들었고, 골키퍼가 나온 상황에서 살짝 띄워서 찬 공이 골대 안으로 빨려들어가며 성남은 대량 득점 행진의 전조를 울렸다.

세 골을 넣은 성남은 두 골을 넣은 모따를 쉬게 하며 숨고르기에 나섰다. 모따 대신 투입된 남기일은 왼쪽 윙포워드 위치에 서면서 김동현, 이따마르, 네아가와 함께 사실상의 ‘포 톱’을 구성하면서 공격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페널티 킥 유도에 공헌한 장학영도 사실상 미드필더처럼 공격 진영을 누볐다.

후반 35분, 성남은 한 골을 추가하며 골 잔치에 들어갔다. 네아가는 후반에 투입된 남기일의 좋은 크로스를 각도가 없는 상황에서 멋진 슛으로 차 넣으면서 그물을 흔들었다. 이후 성남은 이따마르 등의 좋은 움직임으로 많은 찬스를 만들었으나 골키퍼 산토스의 선방으로 더 이상의 득점을 거두지는 못하였으며, 오히려 후반 43분 콩고 용병 차말라에게 1대 1 찬스를 허용해 한 골을 헌납하였다. 이 한 골로 기가 살아난 동탐은 종료 직전 결정적인 찬스를 맞았으나 김용대의 신들린 선방으로 추가실점을 하지는 않았다.


양 팀은 5월 9일, 동탐 롱안의 홈 구장 롱안 스타디움에서 다시 한 번 맞붙게 된다.



박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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