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0.09.17 08:43 / 기사수정 2010.09.17 08:43
[엑스포츠뉴스=김진성 기자] 혹시나 했던 변수가 현실화됐다. LG가 16일 잠실 SK전에서 무승부를 기록하면서 이날 승리한 삼성에 반사 이익을 안겼다. 그러나 LG는 반대로 지난 12일 대구 삼성전을 잡아내며 그 당시 승리한 SK에 반사 이익을 안겼다. ‘LG표 고춧가루’가 SK, 삼성을 공평하게 1번씩 울린 셈이다.
지난달 24일부터 LG가 치러야 할 잔여 경기는 총 20경기였다. 그런데 그 중 삼성과 6게임, SK와 5게임을 치러야 했다. LG는 올 시즌 SK, 삼성과 각각 4경기씩 우천 취소가 되는 바람에 지난달 24일부터 시작된 잔여 일정의 절반 이상을 SK, 삼성과의 맞대결로 소화하게 됐다.
그 결과 'LG표 고춧가루'가 선두 경쟁에 자연스럽게 한 몫하고 있다. 잔여 경기가 시작된 후 LG는 17일까지 SK에 1무1패, 삼성에 1승2패를 기록했다. 승률 규정상 무승부는 서로 패배이므로 LG가 잔여 경기 일정을 치르면서 양팀에 공정하게 한 차례씩 고춧가루를 뿌린 것이나 다름없다.
LG는 그 두 경기에서 양팀을 웃기고 울리며 나름대로 짭짤한 이득을 봤다. 우선 지난 12일 대구 삼성전에서 LG는 좌완 영건 최성민을 투입해 재미를 봤다. 최성민은 6회까지 단 2안타 3볼넷을 기록하며 전통적으로 낯선 왼손 선발투수에게 약했던 삼성 타선을 꽁꽁 묶었다.
이날 LG는 최성민이 윤성환과의 선발 맞대결에서 판정승하자 타선마저 삼성의 불펜진을 적시에 공략했다. 특히 삼성의 ‘PS 비밀병기’ 권오준에게 2득점 한 것은 의미가 있었다. 또한, 마무리로 나선 김광수가 9회 위기를 맞았으나 세이브를 챙기며 내년 마무리 경쟁에도 불을 지폈다.
그 결과 그날 전까지 선두 SK와 3게임 차를 유지했던 삼성은 그날 SK가 KIA를 꺾으면서 선두 다툼을 완전히 접는 듯했다. 그러나 정확히 4일만에 LG의 고춧가루는 SK를 향했다. 16일 잠실 SK전에서 LG는 연장 12회까지 접전을 이어가며 최근 지친 SK 불펜진의 김을 더욱 확실히 뺐다.
이뿐 아니다. LG는 에이스 봉중근이 4실점 했으나 이후 6명의 투수가 단 1실점으로 SK 타선을 봉쇄했다. 이동현과 김광수의 마무리 경쟁은 이날도 계속됐으며, 내년 주요 마운드 자원이 될 가능성이 있는 이범준, 박동욱의 가능성도 확인했다. 그 결과 SK는 삼성에 다시 2게임 차로 추격을 허용했다.
17일 현재 LG는 잔여 9경기에서 SK, 삼성과 각각 3경기씩 총 6경기를 앞두고 있다. 그리고 그 중 5경기를 정규시즌 마지막 주인 다음주(21~26일)에 치른다. 특히 23~26일 정규시즌 마지막 4연전을 SK, 삼성과의 2연전으로 치른다. 당연히 SK, 삼성은 LG전에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
LG가 끝까지 SK, 삼성을 웃기고 울릴 기묘한 운명에 처했다. 그러나 LG 역시 올 시즌 프로야구 판도를 양분한 두 팀과 자주 만나면서 내년 시즌을 위한 혹독한 담금질을 하고 있다. SK, 삼성은 최근 LG를 상대로 피가 마르는 승부를 하고 있지만, 정작 LG는 짭짤한 이득을 챙기고 있다.
[사진=조인성-김광수 ⓒ 엑스포츠뉴스 권태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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