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0-13 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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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를 위한 스포테인먼트인가

기사입력 2007.03.02 23:40 / 기사수정 2007.03.02 23:40

고동현 기자

[엑스포츠뉴스= 고동현 기자] '관중이 없는 상황에서 스포테인먼트?'

올시즌 팬을 위한 야구인 '스포테인먼트'를 표방하고 있는 프로야구 SK 와이번스가 경기시간을 조정한다는 소식이 나오자 팬들 사이에서는 불만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30분의 선택, 흥행승자는 누구?'라는 <스포츠 칸> 2일자 기사에는 삼성 라이온즈와 SK 와이번스가 경기시간을 30분 단축시킬 것이라는 소식을 전했다. 지난해 이승엽이 출전하는 경기로 인해 관중이 줄었다고 판단을 한 삼성이 경기시간을 6시로 앞당기기로 내부적으로 확정한 가운데 SK 역시 경기시간을 30분 앞당기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는 이야기였다.

삼성은 이승엽 피하려고, SK는 미디어 홍보 효과 때문에



이렇게 경기 시간에 대해 말이 나오기 시작한 것은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올시즌 주말 및 휴일 경기는 오후 5시에 열기로 확정하며 주중경기에 한해 경기 개시 시간을 구단 자율에 맡기기로 하면서 부터다. 기존 주중 경기 시간인 오후 6시 30분과 이보다 30분 앞당긴 6시 중 구단의 선택에 따라 경기시간이 결정된다.

이러한 KBO의 발표가 나오자 삼성은 기다렸다는 듯 6시 경기를 확정하려는 분위기이며 SK는 6시 경기 고려, 다른 6개 구단은 기존의 6시 30분 경기를 고수할 방침이다.

하지만 삼성과 SK가 6시 경기를 원하는 이유는 각자 다르다. 삼성에게 가장 크게 고려된 부분은 이승엽. 이승엽이 뛰고있는 일본 프로야구는 우리나라 경기시작 시간보다 30분 빠른 6시에 시작했고, 이승엽이 10여년간 뛰었던 팀인 삼성 라이온즈로서는 이승엽에게 돌아간 팬들의 눈을 30분 후에 돌리기가 쉽지 않았다. 여기에 국내의 다른 팀 중계방송과 비교해도 선점 효과를 얻는 데 유리하다는 이유도 한 몫 했다.   

반면, SK는 미디오 홍보 효과때문에 6시 경기 시작을 고려하고 있다. 경기를 일찍 시작하면 매스컴에 노출되는 빈도에서 다른 팀에 비해 유리한 점이 많으며 현재는 매스컴 노출도와 야구팬이 문학구장을 찾는 시간 등 다양한 결정요인을 살피고 있다.

이러한 소식이 나오자 팬들 사이에서는 벌써부터 반대의 목소리가 높다. SK 와이번스 홈페이지에 한 팬은 "6시부터 관전이 가능한 팬이 과연 얼마나 있겠느냐. 매스컴 노출도 중요하지만 한 명의 팬이라도 더 문학에 오게 하는 게 스포테인먼트 아닐까요?"라고 되물었으며, 다른 팬도 "대학생을 비롯해 대부분의 직장인들이 빨라야 6시에 퇴근한다"며 6시에 경기를 시작할 경우 많은 관중이 들어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팬의 의견에서도 나왔지만 올시즌 SK는 '스포테인먼트'를 표방하고 있다. '스포테인먼트'에 대한 정의도 완벽히 서 있지 않은 상황이지만 SK는 '팬을 위한 야구'를 펼친다며 2007시즌을 야심차게 준비하고 있다. 그리고 현재까지는 거의 완벽하다 싶을 정도의 팬 만족을 선보이며 큰 호응을 얻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SK는 정작 중요한 점을 간과하고 있었다. 팬이 없는 상황에서 '스포테인먼트'란 것 자체가 이뤄질 수 없기 때문이다. 제 아무리 언론을 통해 홍보효과로 팬들을 모으며 자신의 구단과 기업을 알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프로야구에서 가장 중요한 고객을 누가 뭐래도 경기장을 직접 찾는 관중이다. 6시에 경기를 시작한다는 것은 없는 시간을 쪼개가며 주중 경기를 찾는 관중을 오히려 내쫓는 일이라고 밖에 볼 수 없는 상황이다.

삼성과 SK를 제외한 6개 구단은 팬들에게 최대한 여유있게 야구장을 찾도록 배려하는 것이 우세하다는 판단하에 기존의 6시 30분을 경기 시작 시간으로 정할 예정이다. 어쩌면 경기 시작 시간만을 살펴보면 SK가 아닌 다른 6개 구단이 '스포테인먼트'를 실행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관중이 없는 상태에서 스포테인먼트는 이뤄질 수 없다, 사진= 고동현]



고동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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