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7.03.02 22:47 / 기사수정 2007.03.02 22:47
[엑스포츠뉴스=황교희기자] 1998-1999시즌 챔피언스리그. 당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베컴의 프리킥이 ‘인저리 타임의 기적’을 만들어내며 우승 컵을 거머쥐었다. 그러나 이들 만큼이나 주목 받았던 팀이 있었으니, 바로 디나모 키에프(우크라이나)였다.
비록 준결승에서 바이에른 뮌헨에게 패해 탈락했지만, 당시만 해도 빅 리그가 아닌 동구권 팀이 4강 진출했다는 것은 일대사건이기도 했다. 그 중심에는 챔피언스리그에서 10골을 터뜨리며 득점왕에 오른 안드레이 셰브첸코(이하 셰브첸코)가 있었다.
이후 이탈리아 명문 AC밀란으로 이적해 팀을 한 차례씩 챔피언스리그 우승(2002-2003)과 준우승(2004-2005)으로 이끌면서 ‘득점 기계’로서 면모를 유감 없이 발휘했다. 숙원이었던 월드컵 진출(8강)을 이루고 지난해 2900만 파운드(536억원)의 이적료를 받으며 첼시로 이적할 때까지만 해도 그의 '축구 인생'은 탄탄대로 였다.
셰브첸코, 위기와 기회
‘빗장수비’로 불리는 겹겹이 쌓인 이탈리아 골 문을 시원스럽게 뚫었던 그는 지역방어와 맨투맨을 동시에 이용하는 잉글랜드 골 문은 좀처럼 열지 못했다. 상대적으로 빠른 플레이와 몸 싸움이 요구됐던 프리미어리그는 그에게 적응의 시간을 요구했고, 한 동안 무링뇨 감독과 불화설까지 나돌며 부진을 거듭하던 셰브첸코였다.
그러던 그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바로 UEFA 챔피언스리그 토너먼트가 그것이다. 그는 라울(레알마드리드 51골)에 이어 역대 챔피언스리그 득점 2위에 올라있을 정도로 그 동안 챔피언스리그에서 강한 모습을 보여줬다. 총 44골을 기록하고 있지만 16강전부터 시작되는 토너먼트에서는 17골을 넣어 이 부분만 놓고 봤을 땐 그를 따라올 선수가 없다.
챔피언스리그 16강을 넘어
그렇다면 셰브첸코가 이번 챔피언스리그 토너먼트에서 부활할 수 있을까.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그럴 가능성이 높다. 지난달 22일 FC포르투와 1차전에서 골을 넣었을 뿐만 아니라, 그의 챔피언스리그 경력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무링뉴 감독이기에 셰브첸코를 배제할 수 없는 입장. 해결사 'DNA'를 지닌 몇 안되는 선수인 만큼 정규리그의 모습과는 전혀 다른 골 감각을 선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지난 칼링컵 준결승과 결승전에서 세 골을 몰아 넣으며, 팀을 우승까지 이끈 셰브첸코의 골 감각이 살아나고 있다. 조금씩 고개를 들고 있는 골 리듬은 자신의 무대라 할 수 있는 챔피언스리그에서 만개할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상대 수비진은 챔피언스리그에서도 헤트트릭을 기록하는 드록바에게 집중할 가능성이 많아 그에게 좋은 기회는 반드시 찾아올 것이다.
챔피언스리그를 통해 전 세계 축구 팬들에게 자신을 알렸던 셰브첸코가 이번 토너먼트를 통해 부진에서 탈출할 수 있을지, 다가오는 7일 스템포드 브릿지를 주목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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