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0.09.03 07:43 / 기사수정 2010.09.03 07:57
두산 김경문 감독이 2루수 고영민의 슬럼프에 대해 적잖이 걱정하고 있음을 드러냈다. 태풍 피해로 취소된 2일 잠실 SK전을 앞두고서다.
김경문 감독은 "고영민의 주루 플레이는 8개 구단 전체에서 따져도 최상위권이다. 그러나 지금처럼 기복이 심한 모습을 보여서는 그런 장점을 살릴 수 없다"고 단호한 어조로 지적했다.
고영민은 이번 시즌 86경기에서 타율 2할9리에 그쳤다. 2할3푼5리를 때린 지난해보다 타율이 오히려 낮아진 것. 김경문 감독은 최근 고영민을 톱타자로 내세우며 컨디션 회복을 유도하고 있지만, 현재까지는 성과가 보이지 않는 모습이다.
김경문 감독은 "중심 타선에 기용하면 장타를 의식하기 때문에 1번에 넣었다"고 설명하면서 "타율을 조금이라도 끌어올려야 한다. 스윙이라도 간결해지면 당장은 안타를 못쳐도 괜찮을텐데 도무지 감을 못찾고 있다"고 아쉬워했다.
시즌 내내 부진하긴 했어도 고영민은 여전히 두산의 핵심 전력이다. 포스트시즌에 대비해 다양한 실험을 하고 있는 김경문 감독은 이종욱의 자리를 옮기면서까지 고영민을 1번 타순에 투입하는 배려를 했다. 문제는 고영민의 컨디션이 그대로라는 점이다.
김 감독은 고영민의 타격 자세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했다. 그는 "야구가 잘 안될 때는 기본기에 충실해야 한다"면서 "요행을 기대하지 말고, 지금이라도 기본기를 잘 다져서 어떤 공에도 대처할 수 있는 타자가 되어야 할 것"이라고 바람을 표현했다.
명시적으로 드러내지는 않았어도 김경문 감독이 고영민에게 원하는 것은 포스트시즌에서의 활약이다. 시즌 내내 감독의 애를 태웠던 고영민이 사령탑의 배려 속에 가을 야구의 주인공이 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honey@xportsnews.com
[사진 = 고영민 ⓒ 두산 베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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