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0.09.01 10:02
[엑스포츠뉴스=전성호 기자] 그야말로 '슈퍼 수요일'이다. 실력과 명성에 있어 K-리그를 주도하는 네 팀이 올 시즌 성적의 향방을 가를 중요한 시점에서 동시에 라이벌전을 치른다.
1일 오후 7시 30분 성남 탄천 종합운동장에서는 성남 일화와 수원 삼성의 '마계대전'이 벌어진다.
성남과 수원이 팀명 천마와 블루윙즈 덕분에 타팀 팬들로부터 각각 '말'(馬)과 '닭'(鷄)이란 별칭으로 불리면서 두 팀 간의 경기에는 동명의 만화 제목을 딴 '마계대전'(馬鷄大戰)이란 별칭이 붙었다.
수원과 성남은 K-리그가 자랑하는 최고의 명문구단들이다. 성남이 93~95년, 2001~2003년에 걸쳐 전무후무한 두 번의 리그 3연패를 이룩한 K-리그 최고의 명가라면, 수원은 95년 늦깎이 창단 후 99년 리그 전관왕, 2004, 2008년 리그 우승을 거두며 빠른 시간 안에 K-리그의 강자로 자리 잡은 케이스. 성남과 수원은 2000년대 들어서도 두 팀 합쳐 무려 6번의 우승을 차지하며 K-리그를 양분하다시피 했다.
역대 전적에서는 수원이 23승 12무 19패로 앞서있고, 2005년 이후 맞대결에서도 수원이 8승 3무 5패로 우세하다. K-리그 7회 우승의 성남이 대부분 팀과의 상대전적에서 앞선다는 점을 생각하면 놀라운 결과다.
두 팀은 어느 때보다도 '마계대전'의 승리가 절실하다. 수원은 후반기 들어 리그 6승 1무의 호성적을 거두며 전반기 최하위였던 순위를 어느덧 8위까지 끌어올렸다. 이제 6위 울산과 승점 3점차. 6강 가시권에 들어왔지만 성남전을 놓칠 경우 다시 차이가 벌어질 수 있다.
성남 역시 선두 제주에 승점 1점차 2위에 올라 있지만 1위 제주부터 5위 서울까지 승점 차가 4점에 불과해 자칫 수원전에서 패배할 경우 순위가 급추락할 수 있어 승리가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다.
두 팀 모두 최근 기세는 좋다. 수원은 지난 주말 리그 최대 라이벌 FC서울을 홈에서 4-2로 꺾으며 리그 5연승을 질주하고 있다. 간판 스타 염기훈은 최근 11경기에서 2골 10도움으로 MVP급 활약을 보이고 있고, 공격수 신영록과 다카하라도 최근 득점포가 살아나고 있다. 성남 역시 공격수 라돈치치가 3경기 연속 공격포인트(2골 2도움)를 올리는 활약 속에 인천-울산-전북을 차례로 꺾으며 3연승을 달리고 있다.
특히 두 팀은 9월 중순에 열리는 AFC챔피언스리그 8강에서도 맞대결을 펼치기 때문에 이번 승리를 통해 기선을 제압하겠다는 각오다.
서울-포항의 '검빨 전쟁'
같은 시간 포항 스틸야드에서는 FC서울과 포항 스틸러스의 '검빨 전쟁'이 벌어진다. 포항이 최근 몇 년간 AFC챔피언스리그, K-리그, 컵대회, FA컵을 모두 휩쓸면서 2000년대 후반 K-리그의 강자로 군림했다면, 서울은 비록 우승 타이틀은 컵대회 2개(2006, 2010)가 전부지만 인기면에서는 수원과 함께 K-리그 최고를 자랑하는 구단이었다. 가로와 세로의 차이만 있을 뿐, 똑같은 검은색-빨간색 줄무늬를 홈 유니폼 색으로 가진 두 팀은 서울이 연고 이전한 2000년대 중반부터 묘한 라이벌 의식을 갖게 됐다.
가장 큰 계기는 포항의 지원 아래 브라질 유학까지 다녀왔던 박주영(AS모나코)이 2005년 서울로 입단하면서부터다. 또한 이후 두 팀은 각종 대회의 중요한 길목에서 마주치는 것은 물론 세뇰 귀네슈와 세르지오 파리아스의 외국인 감독 대결까지 겹치며 새로운 라이벌로 자리 잡게 된다.
라이벌 의식 못지않게 두 팀 역시 승점 3점이 어느 때보다 절실한 상황이다. 서울 역시 지난 주말 수원과의 '슈퍼 매치'에서 패하며 상승세가 주춤했을 뿐 아니라, 라이벌전 패배의 후유증까지 걱정되고 있다. 다른 팀들보다 한 경기 덜 치른 상황에서 만약 포항전까지 패할 경우 향후 선두권 경쟁에 큰 어려움을 겪게 된다.
더군다나 포항전에서는 간판 공격수 데얀이 경고누적으로 결장하는데다 넬로 빙가다 감독까지 수원전에서 퇴장을 당하며 벤치를 지킬 수 없게 되며 악재가 겹쳤다.
포항 역시 지난 주말 울산전에서 김형일의 경기 종료 직전 동점골로 극적인 무승부를 거두긴 했지만, 최근 연승행진에 제동이 걸리면서 남은 경기에서 거의 전승에 가까운 성적을 올려야만 6강 진출이 가능한 상황으로 몰렸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 서울에 유독 약한 모습을 보였던 포항은 지난 시즌 컵 대회 준결승 등 중요한 길목에서 서울을 꺾으며 징크스를 벗어났다. 최근 홈경기에서도 포항은 서울에 2연승을 거두며 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기에 어느 때보다도 자신감 있게 서울전에 임한다는 각오다. 특히 부상 복귀 후 후반기부터 팀에 합류한 '스나이퍼' 설기현이 최근 8경기 4골 1도움으로 활약하고 있어 기대감이 크다.
[사진 (C) 엑스포츠뉴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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