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고척, 김현세 기자] 삼성 라이온즈 이성규가 계속되는 빈타 분위기를 깨는 데 한 몫 했다.
이성규는 1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시즌 2차전 교체 선수로 나왔다. 애초 타일러 살라디노가 선발 출장하기로 돼 있었다. 하지만 경기를 앞두고 왼쪽 허벅지 통증을 느껴 이성규가 나가게 됐다. 이성규는 4번 타자 1루수로 뛰었다.
앞서 이성규는 개막하고 나서 7경기 동안 타격 성적이 모호했다. 올 스프링캠프에서 자체 청백전, 팀 간 연습경기를 거쳐 발전을 거듭해 왔으나, 본 시즌에서 이렇다 할 인상을 못 남겼다는 평가다. 이성규는 7경기 타율 0.200, 1홈런 4타점을 쳤다. 그런데도 OPS 0.810으로 가능성은 분명 보였다.
하지만 허삼영 감독은 내야 구상을 달리 했다. 1루수 자리를 이원석에게 맡겼고, 이학주 복귀 후 기존 유격수 살라디노를 3루로 보냈다. 이성규 자리는 마땅치 않았다. 허 감독은 "외야수 출장을 고려하고 있다"며 "당장 투입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조금 더 지켜볼 것이 있다는 얘기였다.
어쨌든 이성규에게 우연히 기회가 다시 왔다. 이성규는 2회 초 선취점 과정에서 공격 첨병 역할을 했다. 선두 타자로 나와 키움 선발 투수 최원태에게 좌익수 방면 2루타를 뽑았다. 불행히도 후속타는 안 터졌다. 그런데도 이성규는 김상수 뜬공 때 3루까지 태그업해 뛰었고, 이원석 땅볼 때 홈을 밟았다.
이성규는 경기 후반 삼성이 더 멀리 달아나는 데 한 몫하기도 했다. 4-0으로 이기고 있는 9회 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키움 구원 투수 임규빈이 던지는 2구를 받아 쳐 왼쪽 담장을 넘겼다. 비거리 115m를 기록했다. 사실상 쐐기 홈런이었다. 이성규는 올 시즌 8경기에서 2홈런을 기록했다.
1루수 수비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외야수 겸업이 논의되고 있는데도 제 자리에서 무력시위를 했다. 4회 말 선두 타자 이정후가 1루수 방면 낮고 강하게 타구를 쳐 보냈다. 바운드 계산이 다소 모호해 보였다. 하지만 이성규는 침착히 땅볼 타구를 잡고 나서 베이스를 밟아 이정후를 아웃시켰다.
도무지 풀리지 않는 타격이 큰 걱정이었다. 허 감독은 "타구질이 좋은 타자가 몇 있기는 하나, 전반적으로 저조해 걱정"이라고 했었다. 내놓을 수 있는 답변은 "최대한 기다릴 것"이라는 말뿐이었다. 하지만 타격은 사이클이 있다. 언젠가 오르기 마련이다. 일단 오늘은 이성규가 동기를 불어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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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세 기자 kkachi@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