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잠실, 김현세 기자] 개막전을 앞두고 LG 트윈스 류중일 감독은 "선수단이 두산전에서 긴장하는 것 같다"고 했었다.
지난해 LG는 두산에게 6승 10패로 열세였다. 그보다 한 해 전은 더 심했다. 1승 15패였다. 하마터면 두산전 전패 수모를 겪을 뻔했다. 그해 LG는 10월 6일 두산과 최종전에서 차우찬을 선발 투수로 냈다. 차우찬은 9이닝 1실점 완투승으로 LG를 수렁에서 건졌다.
우연찮게 올 개막전 선발 투수도 차우찬이었다. 류 감독으로서 두산전이 신경 쓰이니 선수단에게 "그저 144경기 중 한 경기라고 생각하라"고 일러 두기는 했으나, 부담 더는 작업이 선행돼야 했다. 그리고 그것을 차우찬이 6이닝 7탈삼진 1실점 투구로 해냈다.
여러모로 의미가 있다. 이전까지 차우찬은 통산 개막전 선발 투수로 3번 나왔는데, 한 차례도 승리 투수가 안 됐다. 하지만 이날 3전4기 만의 승리까지 챙기면서 두산전 부담을 더는 데 큰일을 했다. 경기가 끝나고 차우찬은 "(두산전 상대 전적 얘기를) 너무 많이 들어 신경 쓰였다"며 웃었다.
그러면서 "15연패 당시는 '내일이 없다'는 생각이 커 부담도 같이 컸는데, 오늘은 내일이 있으니 그때보다 부담이 없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준비가 길었는데, 첫 경기에서 크게 긴장 않고 잘 던질 수 있었다. 개막전 잘 치르게 돼 다행"이라고 덧붙였다.
김재환에게 커브를 던졌다 1점 홈런을 맞기도 했으나, 오히려 차우찬은 "크게 신경 안 쓴다"며 "좌타자에게 커브를 던질 생각이기는 했다. 2스트라이크 이후 직구나 슬라이더도 고려해 봤지만, 재환이가 잘 쳤다"고 봤다. "제구 되는 날은 잘 되는 것이고, 노리고 오는 날은 잘 안 풀릴 때도 있다"는 자세다.
LG는 차우찬 영향으로 장기 레이스 시작을 잘 끊게 됐다. 올 시즌 상위권 전력으로 분류하는 시각이 많은 가운데 류 감독은 "한국시리즈 진출할 수 있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차우찬 역시 "(한국시리즈 얘기가) 가장 부담스럽지만, 우승은 꼭 하고 싶은 것"이라고 말했다.
kkachi@xportsnews.com / 사진=잠실, 김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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