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임부근 인턴기자] 알렉스 퍼거슨 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은 단순히 성적만 좋은 감독이 아니었다. 팬들의 존재 가치를 아는 '진정한 리더'였다.
퍼거슨 전 감독은 오랜 시간 맨유를 이끌며 세계 최강의 팀으로 만들었다. 선한 인상이 주는 친근함도 있었지만, 종종 선수단을 향해 독설을 퍼붓는 '헤어드라이어' 화법으로도 유명했다.
맨유에서 9시즌 동안 활약한 파트리스 에브라는 퍼거슨 전 감독의 총애를 받아 세계 최고의 왼쪽 풀백으로 성장했다. 유럽추국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등 많은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오랜 시간 함께한 만큼 일화도 많다. 에브라는 맨유 공식 팟캐스트에 출연해 팬을 무시해 퍼거슨 전 감독의 '헤어드라이어' 타임을 경험한 일화를 소개했다.
에브라는 "맨유 소속으로 뛴다는 건 자신만을 위해 플레이해서는 안 된다. 맨유 선수인 만큼 유명하고, 대중에 자주 노출되는 것이다. 맨유에서 뛴다면 팬들에게 보답해야 한다. 이건 아주 중요한 일이다"라며 말을 시작했다.
이어 "한 가지 일화가 있다. 우리는 프리 시즌에서 경기를 치렀고, 너무 피곤했다. 밖에는 우리를 기다리는 팬이 많았다. 너무 피곤한 나머지 아무도 사인을 하지 않고 버스에 탔다"면서 "그런데 퍼거슨 감독은 팬들에게 사인을 해주고 있었다. 장담하건대 45분 동안 그랬다. 거기 있는 모든 팬에게 사인을 해주고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에브라는 불길한 예감이 들었고, 틀리지 않았다. "퍼거슨 감독이 버스에 올라타면 죽은 목숨이라고 생각했다. 이어 버스에 오른 퍼거슨 감독은 '여기서 대체 뭐하고 있는 거야, 저 사람들이 너희들 월급 주는 사람들이다. 저 팬들은 너희를 보러 왔다. 당장 내려서 사인하고 와라'라고 말했다"라고 회상했다.
에브라는 "우리는 거기 있는 모든 팬에게 사인을 해줘야 했다. 하지만 그게 옳은 일이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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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부근 기자 sports@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