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10 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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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바토크(33)] 호나우지뉴의 이번 시즌 전망은?

기사입력 2010.08.26 08:05 / 기사수정 2010.08.26 08:05

박문수 기자



[엑스포츠뉴스=박문수 기자] 축구팬이라면 누구나 “폼은 일시적이지만, 클래스는 영원하다”라는 빌 샹클리 前 리버풀 감독의 명언을 들은 적이 있을 것이다.

이는 ‘뛰어난 능력을 갖춘 선수는 컨디션의 문제로 일시적으로 부진할 수는 있지만, 이를 극복하고 본 궤도를 찾을 것이다’라는 뜻이다. 필자는 이러한 말에 적합한 선수로 AC 밀란의 브라질 대표팀 출신 공격수 호나우지뉴를 꼽고 싶다.

삼바 토크 33편에서는 위기를 기회로 바꾼 호나우지뉴의 다음 시즌을 전망하도록 하겠다.

미운 오리 새끼에서 백조로 등극한 호나우지뉴

지난 2009/10시즌 AC 밀란은 레알 마드리드(이하 레알)로 이적한 카카의 부재에도, 리그 3위를 차지하는 영광을 누렸다.

AC 밀란이라는 명문 클럽에 리그 3위라는 타이틀은 어찌 보면 실패에 가까운 것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당시 밀란의 자세히 스쿼드를 살펴보면 그들이 이룩한 UEFA 챔피언스리그(이하 챔스) 본선 진출권 획득이라는 성과는 기적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들에게는 호나우지뉴가 있었다. 그는 리그 도움왕을 차지하며 팀의 상승세를 이끌었다.

애초 호나우지뉴는 전 소속팀 FC 바르셀로나(이하 바르사)에서 쫓겨나듯이 AC 밀란의 유니폼을 입었다. 퇴물이라는 오명과 비대해진 몸으로 밀라노에 입성한 호나우지뉴는 팀 전력에 보탬이 되기 위해서보다는 그저 평소 그를 동경한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밀란 구단주의 사심이 들어간 영입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부진의 늪에 빠진 호나우지뉴의 이탈리아 첫 시즌 성적은 최악이었다. 기대에 못 미치는 활약으로 팀 내 먹튀(이적료와 비교해 제 활약을 보여주지 못한 선수를 뜻함)로 자리 잡은 그는 한 물간 스타라는 오명 속에 점점 잊혀 갔다. 설상가상 밀란이 호나우지뉴의 능력을 믿고 ‘간판스타’ 카카를 레알 마드리드(이하 레알)로 보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그를 향한 팬들의 원망은 하늘을 찌를 정도였다.

그럼에도, 호나우지뉴는 자신을 둘러싼 논란을 잠재우며 당당하게 부활했다.

우선 호나우지뉴는 샹클리 감독의 발언처럼 클래스라는 것이 존재했다. 그는 전성기와 비교해 비대해진 신체적 단점에도, 천재성 하나만으로 자신의 진가를 입증했다.

지난 시즌 밀란의 경기를 살펴보면 팀 공격의 절반 이상은 왼쪽에 있던 호나우지뉴에 의해 완성됐다. 호나우지뉴의 넓은 시야와 감각적인 패스는 상대 수비진의 넋을 놓게 했고 창의적인 움직임은 명불허전이라는 단어를 떠올리게 했다.

불안정한 자신의 미래를 체중 감량으로 극복한 호나우지뉴

이번 여름, AC 밀란은 지난 시즌 팀을 이끈 레오나르두을 대신해 마시밀리아노 알레그리를 신임사령탑으로 내정했다.

이는 곧바로 호나우지뉴의 위기설과 연결됐다. 레오나르두 감독이 사퇴함에 따라 호나우지뉴의 팀 내 입지가 달라졌다는 것이다. 지난 2009/10시즌 AC 밀란의 신임 감독으로 부임했던 레오나르두는 브라질 출신답게 호나우지뉴와 소통하는 모습을 보이며 그의 갱생을 이끈 인물이다.

게다가 지난 시즌 호나우지뉴가 부활했던 진짜 이유는 2010 남아공 월드컵 브라질 대표팀 승선을 위한 노력이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그 역시 각종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대표팀 일원으로 월드컵에 나서고 싶다’는 자신의 생각을 여러 차례 전했다.

그러나 정작 호나우지뉴는 카를루스 둥가 전 브라질 대표팀 감독의 부름을 받지 못했다. 이에 월드컵 무대라는 동기 부여를 잃은 호나우지뉴가 다시금 슬럼프에 빠질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전해지기 시작했다. 게다가 여름휴가 도중 찍힌 그의 사진은 운동선수라 볼 수 없을 만큼 비대했다.

이러한 위기론이 자신의 불안정한 미래를 암시한다는 것을 알았을까?

휴가에서 돌아온 호나우지뉴는 체중 감량에 매진했고 전성기 시절 몸으로 돌아왔다. 이에 대해 ‘밀란의 훈련 코치’ 토그나치는 “2년 전 호나우지뉴가 밀란에 왔을 때는 90kg에 육박했지만, 현재는 전성기 체중인 82-83kg으로 돌아왔다”라고 전했다.

호나우지뉴의 체중 감량은 곧바로 맹활약으로 이어졌다. 그는 지난 유벤투스와의 두 차례 비시즌 경기(TIM 트로페오 컵 및 베를루스코니 컵)에서 상대 오른쪽 측면을 흔드는 것은 물론, 드리블 돌파에서도 자신감을 드러내며 더욱 역동적인 모습으로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 호나우지뉴의 이번 시즌 전망은?

이번 여름 AC 밀란은 사령탑 교체를 비롯해 알짜배기 선수들을 대거 영입하며 리그 우승을 노리고 있다. 수준급 백업 요원인 마리오 예페스와 소크라티스 파파스토폴리스를 각각 키에보와 제노아로부터 영입했으며 체격 좋은 미드필더 케빈 프린스 보아텡도 새롭게 합류했다.

게다가 바르사 소속의 대어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 영입도 유력한 상황이다.

한편 팀의 새로운 사령탑으로 부임한 알레그리는 칼리아리 시절 4-3-1-2전술을 사용하므로 전임 레오나르두와는 다른 축구를 구사한다. 지난 시즌 해임 전까지 칼리아리를 이끌고 화끈한 공격 축구를 구사했던 그는 안드레아 코수라는 기동력 있는 미드필더를 기용하면서 라짜리를 약간 뒤에 두었다.

이 때문에 알레그리가 호나우지뉴를 효과적으로 활용한기 위해서 알레산드리 파투(혹은 즐라탄)를 뒷받침하는 쉐도우 포워드나 공격형 미드필더로서 3명의 중앙 미드필더를 받치는 형태로 나설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알레그리는 호나우지뉴의 폼에 만족감을 드러내며 그를 왼쪽 윙 포워드로 기용할 것이라 한다.

여기에 즐라탄까지 가세한다면 호나우지뉴의 이번 시즌 전망은 매우 밝을 것이다.

기존의 밀란은 호나우지뉴가 있는 왼쪽에 편향된 모습을 보여줬다. 그러나 즐라탄의 합류는 상대 수비진의 혼란을 일으키는 동시에 분산 효과를 낳을 수 있다. 호나우지뉴로서는 자신에게 집중적으로 마크된 수비벽이 허물어진 만큼 더욱 적극적으로 공격에 임할 수 있을 것이다.

호나우지뉴는 20대 초반이란 어린 나이에 선수로서 누릴 수 있는 것을 모두 경험한 선수이다. 2000년대 중반 세계 최고의 축구 선수라는 타이틀을 거머쥔 그는 22살이란 어린 나이에 월드컵에서 우승했고 챔스와 리그 타이틀은 물론이고 FIFA 컨페더레이션스컵 우승과 발롱도르, FIFA 올해의 선수상 수상 등, 축구 선수들이 꿈꾸는 업적을 모두 달성한 살아 있는 전설이다.

비록 호나우지뉴의 진정한 목표였던 월드컵 출전은 좌절됐지만, 여느 때보다 적극적인 모습으로 선수 생활 말년을 준비하는 만큼 이번 시즌 그의 활약상에 기대를 모아도 되지 않을까?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시즌에 임하는 호나우지뉴의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호나우지뉴와 파투 ⓒ UEFA 공식 홈페이지]



박문수 기자 pres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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