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6 13:09
연예

'드라큘라' 린지 "미나의 용기 대단해, 운명적인 사랑 어딘가엔 있을 것" [엑's 인터뷰②]

기사입력 2020.05.04 11:15 / 기사수정 2020.05.04 11:22



[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인터뷰①에 이어) 뮤지컬배우 린지(임민지)는 ‘드라큘라’ 공연이 중단된 동안 휴식을 취하며 소소하게 주어진 시간을 즐겼다.

“부모님과의 시간을 많이 보냈어요. 수경재배로 식물을 키우고 파도 키웠고요. 코로나19가 사람을 바꿔놓더라고요. 작은 생명 하나하나에도 관심을 기울이게 됐거든요. 이전에는 작품, 역할에만 신경을 썼어요. 배우라는 직업이 더 많은 걸 경험하고 다양한 시각을 지녀야 하는데 매일 연습에만 갇혀있어서 못 본 게 많았던 것 같아요. 이번에 쉬면서 다양한 것들을 보게 됐어요.”

뮤지컬 '드라큘라'는 아일랜드 소설가 브램 스토커의 동명 소설을 각색한 판타지 로맨스물이다.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혼 음악 속 천년의 세월 동안 한 여인만을 사랑한 드라큘라 백작의 이야기를 다룬다. 2004년 브로드웨이에서 초연했고 한국에서 2014년 처음 선보였다. 2016년 2주간 공연한 것에 이어 4년 만에 돌아왔다.

린지는 드라큘라가 400년 동안 사랑한 여인 미나 역을 맡아 열연 중이다. 미나는 조나단의 연인이지만 드라큘라에게 운명의 이끌림을 느낀다. 드라큘라에게 명백히 끌리면서도 선뜻 다가갈 수 없는 모순 속에서 미나의 혼란스러운 감정을 표현한다. 린지는 "미나가 대단하다”며 역할에 대한 애정을 내비쳤다.

“전 미나처럼 용기는 없어요. 다 버리고 한 남자를 위해 갈 정도의 끌림도 없었고요. 연기하면 할수록 미나가 대단한 것 같아요. 모든 걸 버리고 갈 정도의 용기를 저도 배우고 있죠. 미나는 총명하고 지적이고 자기 주체적인 여성인데 한순간에 어떤 남자로 인해 본능적으로 끌려요. 이 처절함을 어떻게 극적으로 표현할까 고민해요.

그래서 조나단을 많이 사랑하려고 해요. 조나단을 보면 눈물이 나더라고요. 첫 단계가 미나 본연으로 돌아가서 약혼자를 더 많이 사랑해야겠다는 거예요. 드라큘라에게 끌릴수록 조나단에게 다가가고 많이 사랑하려고 하고 눈빛으로 ‘나 좀 잡아주세요’라고 말해요. 조나단 역할을 맡은 두 배우의 색깔이 달라요. 진태화 오빠는 부드러운 카스텔라라면 이충주 오빠는 까만 초콜릿, 카페인 같아요. 태화 오빠는 스윗한데 충주 오빠는 마치 보디가드처럼 카리스마 있어요. 달라서 할 때마다 재밌어요.”

드라큘라 역할을 맡은 류정한, 전동석, 김준수와의 호흡도 빼놓을 수 없다.

“세 분 다 처음 뵈었어요. 뮤지컬 배우 지망생이었고 예술고에 다녀서 탐방 겸 공연을 많이 봤어요. 류정한 선배님 공연을 많이 봤지만 작품에서는 인연이 없었어요. 이번에 왜 류정한, 류정한 하는지 또 한 번 느꼈어요. 400년 산 드라큘라를 표현하는 묵직한 내공이 있으시고 기운과 대사 톤, 딕션이 달라요. 동석 오빠는 비주얼부터 여심을 사로잡고 홀릴 수 있어요. 존재감이 확실하고 묵직한 톤에서 나오는 포스가 있죠.

김준수 오빠는 말 그대로 드라큘라예요. 초연, 재연, 삼연 다 해서 누르면 나오는 것처럼 준수 오빠만의 자동반사적인 것들이 있어요. 날 것 같으면서도 진심을 다하고 애절하고 처절해요. 준수 오빠가 ‘드라큘라’에 애정이 많더라고요. 완벽하게 구현하려고 하는 마음이 있고 무대에서 100%를 다 내보이는 면모를 보면 역시 탑이구나,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미나는 잔인하지만 매혹적인, 냉정하지만 외로운 드라큘라를 사랑한다. 드라큘라는 미나를 자신과 같은 어둠에 영원토록 갇히게 할 수 없다고 말한다. 미나는 그럼에도 자신의 선택이라며 드라큘라를 원한다. 두 사람의 사랑은 비극적인 결말을 맞는다. 미나는 드라큘라에게 눈을 뜨라며 할 말이 많다며 처절하게 울부짖는다.

“드라큘라는 사랑 하나만 보고 죄를 지어요. 그도 그래야지 살아남잖아요. 젊은 피를 받아야 미나 앞에 당당하게 나타날 수 있고요. 미나는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는 마인드 같아요. 아마 미나가 ‘이제 다 버릴 수 있을 만큼 당신을 사랑한다’, ‘평생을 함께하자. 내가 어떻게 되든 상관없다. 내 옆에 당신 있으면 된다’라고 하지 않을까요. 사랑한다는 말을 계속할 것 같아요. 미나 역시 400년간 드라큘라를 찾으러 다닐 것 같아요.”

드라큘라와 미나처럼 서로에게 끌릴 수밖에 없는 운명적인 사랑을 믿고 있을까.

“어딘가에 있을 거라고 믿고 있어요. 젊을 때는 다 버리고 올인하지만 한 살 한 살 먹어갈수록 현실적으로도 생각하게 돼요. 저에게 그런 용기가 있을까 싶어서 미나가 더 대단해요. 지금은 남자친구가 없어요. 오히려 다행인 것 같아요. 루시(이예은)가 동갑내기 친구인데 결혼하니 부럽기도 하지만 미나를 하면서 신경이 곤두서있고 예민한 상태거든요. 누군가를 옆에서 챙겨주고 최선을 다하기에는 멀티가 잘 안 돼요. (웃음) 일로 외로움을 채우고 있어요.” (인터뷰③에서 계속)

khj3330@xportsnews.com / 사진= 박지영 기자, 영상= 김한준 기자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 엑스포츠뉴스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실시간 인기 기사

연예
스포츠
게임

주간 인기 기사

연예
스포츠
게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