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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컵 8강] 우승 원하거든, '수원'부터 잡아라

기사입력 2010.08.17 08:45 / 기사수정 2010.09.13 17:39

한문식 기자


 

[엑스포츠뉴스=한문식 기자] 한국축구의 '삼두마차'로 불리는 '2010 하나은행 FA-CUP'(이하 FA컵) 8강전이 오는 18일 4개 구장(수원, 성남, 부산, 광양)에서 일제히 펼쳐진다.

수원, 성남, 전북, 전남, 제주는 지난 대회에 이어 8강 재진입에 성공했고, 나머지 세팀인 부산, 광주, 인천도 실로 오랜만에 8강 진입에 성공했다.

올해가 15번째 대회인 FA컵은 최다우승의 기록을 독자적으로 누리려는 전북과 전남(공동 3회 우승). 그리고 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려는 '디펜딩챔피언' 수원(2회 우승)의 2연패 여부에 눈길이 간다.

작년 홈에서 수원에 우승컵을 내주며 10년 만에 우승재현에 실패한 성남과 현대건설에 인수된 이후(전 부산 대우) 2004년 첫 타이틀을 따낸 부산도 2회 우승의 꿈을 싣고 8강전을 치를 예정이다.

2004년 준우승이 최고 기록인 제주도, 2번의 4강 진출이 최고기록인 인천도, 최고기록이자 통산 3회째 8강 진출에 성공한 광주도 팀 최초 우승을 향해 진군한다.

저마다 사연은 다르지만, 그들의 목표는 하나다. 바로 우승이다. 우승팀은 우승 상금 2억 원의 부(富)와 '2011 AFC 챔피언스리그' 직행티켓의 명예(名譽)까지 동시에 거머쥘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광주는 군인 팀의 특성상 우승을 해도 챔피언스리그에 출전할 수 없지만, 우승을 거둔다면 2011년 K-리그 진출을 노리는 광주 시민구단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침과 동시에 국군체육부대의 위상도 한껏 올라갈 것이다.

FA컵 챔피언 타이틀은 8강과 4강, 그리고 결승까지 혈투를 벌이며 모든 것을 이겨낸 팀에게만 허락되는 영예다. 8팀 중에 우승팀을 가려내기란 쉬운 일이 아니지만, 어느 정도 예측은 가능하다.

그래서 준비했다. 96년부터 꾸준하게 14번의 대회를 거친 역사의 기록을 되짚어보며 2010년 FA컵 챔피언을 간접적으로 예측했다.

▶ '디펜딩 챔피언'을 잡아라!

징크스라고 붙이기에는 무리가 따르지만, 전 대회 챔피언을 잡아내서 좋은 성적을 거둔 팀이 여럿 있다. 97년 천안(現 성남)이 96년 챔피언 포항을 격파하고 결승까지 오르며 준우승을 차지한 것이 기록의 시작이다. 이 좋은 기록은 98년부터는 무려 5회 연속 이어지게 되는데, 전 대회 챔피언을 잡은 팀들은 그들의 기를 받아서(?) 우승을 차지하는 영광을 맛보았다.

2003년에는 경희대가 전 대회 챔피언인 수원을 격파하면서 이변을 일으켰으나, 끝내 우승의 기적을 만들지는 못했다. 물론 그들이 수원을 격파한 기록도 대단한 기록이었다. 2004년에는 부산이 전 대회 챔피언 전북을 꺾고 우승을 차지했고, 2005년에는 부산을 넘은 울산 현대미포조선(내셔널리그)이 결승까지 내달렸다.

2006년부터는 이 기록이 약간 힘을 잃은 모습을 보여줬데, 인천이 05년 챔피언 전북을 잡았으나, 4강에서 우승 행군을 멈췄고, 2007년에는 전남이 2연패를 달성함으로써, FA컵의 새역사(최초연패와 전 대회 챔피언팀 탈락)를 썼다.

그리고 2008년부터 이 기록은 살아나기 시작했는데, 3연패를 노리는 전남과 결승에서 맞붙은 포항은 그들을 격파하고, 통산 2회 우승달성에 성공했다. 물론 결승에서 만나기는 했으나, 대회 최초로 1-2차전에서 승부를 가리는 대결 첫판에서 기선제압에 성공하고, 2차전 승리로 우승을 차지했으니 이 기록은 유효하다고 할 수 있다.

포항 역시 이 기록의 희생양이 되었는데, 작년 8강에서 성남에 덜미를 잡히며 떨어지고 말았다. 성남은 결승 진출에 성공했으나, 아쉽게도 우승컵을 거머쥐지는 못했다.

▶ 우승까지는 장담 못 해

전 대회 챔피언을 잡은 팀은 기록상으로 무려 10회의 결승진출을 이뤄냈다. 챔피언이 없던 초대대회와 2연패를 달성한 07년 대회를 제외해도 무려 83.3%의 높은 수치를 자랑한 기록이다. 그리고 지금의 15회 대회는 진행 중이니, 12번의 대회에서 10번이나 결승에 진출한 셈이다. 챔피언과 맞닥뜨리는 팀은 참고할만한 기록이다.

챔피언을 넘어서면 결승진출까지는 예상할 수 있으나, 우승까지는 장담하기 어렵다. 그 이유는 여러 가지 복합적인 변수(결승전이 열리는 지역, 주축선수의 부상, 온도, 기후, 체력… 등)가 있지만, 축구공은 둥글다는 말처럼 강팀도 한 번의 실수로 무너질 수 있고, 타이틀이 걸린 만큼 모험보다는 실리를 챙기는 경기를 펼치기에 우승은 쉽지 않은 문제다.

챔피언을 잡은 팀의 우승확률만을 놓고 본다면 12번 중 7번으로 58.3%의 수치로 거의 50:50 승부로 봐도 무방하다.

현재 지난 대회 챔피언 수원이 생존해있는데, 상대는 바로 전북이다. 수원이 이 기록에서 자유로워지려면 2007년 전남이 그랬던 것처럼 타이틀을 사수하는 수밖에 없다. 물론 전북은 이 좋은 기록의 수혜를 다시금 보려는데, 통산 3회 우승 중 2회 우승이 전 대회 챔피언을 꺾고 거둔 성과라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물론 징크스로 부르기에는 연속적이지 않지만, 전 대회 챔피언을 격파한 팀이 2008년부터 2회 연속으로 꾸준하게 결승에 진출하고 있으니 관심 있게 지켜볼 기록이다.

[사진= 2009 FA컵 챔피언 수원 블루윙즈 (C) 엑스포츠뉴스 정재훈 기자]



한문식 기자 pres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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