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황수연 기자] 비밀의 문이 드디어 열렸다. 박민영의 아빠를 죽인 사람은 엄마 진희경이 아닌 이모 문정희였던 것.
JTBC 월화드라마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이하 ‘날찾아’)가 지난 10년 동안 심명주(진희경 분)와 심명여(문정희)가 함구하고 있었던 목해원(박민영)의 아빠 목주홍(서태화)의 죽음에 관한 진실을 모두 밝혔다. 모두가 알고 있었던 것과는 달리, 그를 죽음에 이르게 한 사람은 엄마가 아닌 이모 명여였다. 그제야 절필을 선언하고 북현리에서 조용히 살아가던 그녀의 행동이 모두 이해되기 시작했다.
사건은 한없이 따뜻하고 가정적으로 보였던 남편 주홍의 폭력으로부터 시작됐다. 그는 명주에게 그 누구보다 지극정성이다가도 이따금씩 어긋났다. 날이 너무 좋았던 초가을의 그날도 그랬다. 별거 아닌 말에 화가 치밀어 올라 어김없이 손을 올렸고, 명주는 그 손길을 전부 받아내고 있었다. 주홍이 언니를 때린다는 사실을 진작 알고 있었던 명여는 그날만큼은 도저히 모른 척 할 수 없었다.
그러나 악에 바친 얼굴로 “이혼해”라는 명여 때문에 오히려 주홍의 화를 키웠다. 결국 자매는 이성을 잃고 괴물이 돼버린 그를 피해 달아나야만 했다. 주홍이 힘껏 휘두르는 골프채에 자동차 앞 유리가 언제 깨질지 모르는 긴박한 순간, 자동차가 앞으로 크게 움직이며 주홍을 들이받고 나서야 멈췄다. 액셀을 밟은 운전자는 다름 아닌 명여였다.
정신을 차려보니 눈앞엔 믿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는데, 차갑게 식은 명주는 “어서 가”라고 소리쳤다. 주홍을 죽인 건 자신이라는 알 수 없는 말과 함께였다. 그리곤 CCTV를 피해 곧장 집으로 가 샤워를 하라고 단단히 일렀다. 명여는 그제야 언니의 입에서 나오는 궤변이 무슨 말인지 깨달았다. 명주가 남편을 죽인 ‘살인자’가 되기로 결심한 것. 그간 가정폭력을 당해온 명주는 정상참작이 될 수 있었지만 명여는 아니었다. 혼자 남은 명주는 동생의 흔적을 말끔히 지우고 자신의 지문을 새로이 묻혔다. 멀리서는 사이렌 소리가 긴박하게 울리고 있었다.
자신이 벌인 일 때문에 언니의 인생이 한순간에 박살나버리자 명여는 죄책감에 견딜 수가 없었다. 그래서 자신이 누리고 있는 모든 것을 포기했다. “혼자 남겨질 해원이를 데리고 살아”라는 언니의 부탁대로 해원과 같이 북현리로 내려가 조용히 살았다. 녹내장인 한쪽 눈을 실명이 될 때까지 방치한 이유도 그 때문이었을 것이다. 마치 호두하우스가 자신의 유배지인 것처럼 하루하루를 죄책감 속에서 살아온 그녀의 속은 이미 새카맣게 타들어가 있었다.
아직 이 사실을 모르는 해원은 은섭(서강준)과 더할 나위 없는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은섭이 자신과 같이 누운 해원을 보며 “큰일 났다. 지금 이 모습이 영원히 잊히지 않을 것 같아”라고 말할 정도로 달콤한 밤을 보내기도 하고, 듬뿍 쌓인 눈에 나란히 발을 포개 보기도 하고, 야심한 시간 명여 몰래 호두하우스를 빠져나와 은섭과 보내기도 하고, 장작을 패는 법을 알려주기도 하며 알콩달콩한 일상을 함께 했다. 해원과 은섭이 뿜어내는 사랑으로 가득한 굿나잇 책방 곳곳에는 그들의 웃음소리와 이야기 소리가 가득 스며들어 있었다. 그럴수록 두 사람은 서로가 “너무 너무 좋아” 어쩔 줄을 몰랐다. 해원과 은섭의 마음은 북현리에 소복이 쌓인 눈처럼 점점 더 무거워지고 있었다. 눈 오는 밤 사랑을 속삭인 이날 ‘날찾아’의 시청률은 상승, 2.6%를 기록했다. (닐슨코리아 제공, 전국 유료가구 기준)
‘날찾아’는 매주 월화 오후 9시 30분 JTBC에서 방송된다.
hsy1452@xportsnews.com / 사진 = JTBC 방송화면
황수연 기자 hsy1452@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