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대전, 조은혜 기자] 미국 애리조나 메사, 청백전 등판을 마치고 내려온 김민우를 향해 정민태 투수코치는 먼저 하이파이브를 청했다.
스프링캠프 당시 한화 구단 관계자는 "한용덕 감독님을 비롯해 정민태 코치 등 코칭스태프가 김민우에게 공을 많이 들였다"고 귀띔했다. 정민태 코치는 이 말에 "공을 들이면 뭐하나, 좋아져야 하는데"라고 농담했지만 이내 "민우가 놀라운 발전을 했다. 상당히 좋아졌다"며 흐뭇한 미소를 감추지 못했다.
캠프 전부터, 그리고 캠프 내내 정민태 코치와 함께 김민우는 왔다갔다 했던 자신의 투구폼을 정립하기 위해 애썼다. "코치님 말씀으로는 '형편 없었는데 좋아졌다'더라" 전하자 김민우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김민우는 "어느 정도는 폼이 만들어진 느낌이다. 아직도 계속 더 해봐야 하지만, 그래도 점점 내 것이 만들어져가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김민우의 변화는 단순한 느낌에 그치지 않고, 결과로도 보여지고 있다. 김민우는 애리조나 캠프 청백전에서 7이닝 4실점(2자책점)을, 국내 청백전에서는 두 번 등판해 8이닝 2실점(1자책점)을 기록했다. 토종 선발 경쟁에서도 뒤처지지 않는다. 김민우는 "전력분석팀에서도 신경을 많이 써주시는데, 공의 회전수나 던지는 포인트 부분 같이 세세한 부분에서도 변화가 보인다"고 전했다.
김민우는 늘 많은 기대를 받았지만 부침이 심한 모습으로 아쉬움을 남기곤 했다. 그 아쉬움은 기대가 컸기에 더 크게 다가왔고, 누구보다 본인에게 가장 뼈아픈 부분이었다. 김민우는 "자신감이 떨어졌던 적도 있었다. 투수면 안 그래야 하는데, 사람인지라"라고 털어놓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 김민우는 스스로를 향해 '자신있다'고 말할 수 있는 투수다. 리그 개막까지는 3주 이상의 시간을 더 버텨야 하는 상황, 김민우는 "똑같이 준비하고 있기 때문에 큰 상관은 없다. 지금 느낌을 잘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모습이 나쁘지는 않다는 자평이나 다름없다. 그는 "당장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앞으로를 생각해 천천히, 내 페이스대로 하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그런 김민우에게 '올해는 어느 정도가 되어야 만족할 수 있을까' 묻자 그는 "사실 만족은 잘 모르겠다. 그냥 잘하고 싶다. 캠프 때부터 열심히 준비했기 때문에 그래도 올해 가장 자신 있게 시작할 수 있는 시즌이라고 말하고 싶다. 그렇게 생각하면서 준비하고 있다"고 얘기했다.
잘했을 때도 늘 부족한 부분을 신경쓰여 했던 김민우의 모습이 생각났고, 자신감을 찾은 김민우의 모습이 반가웠다. 건투를 빌자 김민우는 "주위에서도 다 잘했으면 좋겠다고 한다. 다들 그렇게 생각해주는 게 고맙다"고 옅게 웃었다. 그는 "올해 새로운 시작이다. 마음가짐도 달리 먹었다"며 "자신있게 해봐야죠" 하고 각오를 다졌다.
eunhwe@xportsnews.com / 사진=대전, 김한준 기자
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