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토리] '1루 겸업 준비' 김문호 "가릴 처지가 아닙니다"

[엑스포츠뉴스 조은혜 기자] 김문호의 손바닥에는 생전 멍이 들지 않던 곳에 멍이 생겼다. 한화 이글스 유니폼을 입게 된 김문호는 조금씩 굳은살이 박이듯 새로운 팀에서 단단해지는 자신을 꿈꾼다.

지난 시즌 롯데 자이언츠에서 방출된 후 김문호의 생각은 복잡했다. 운동을 계속 하고는 있었지만, 선수가 아닌 제 2의 인생을 생각하기도 했다. 불안이 길어지던 그때 한화에서 연락이 왔고, 김문호는 스프링캠프까지 무사히 완주했다. 김문호는 "어디든 가면 열심히 하겠다고 생각은 했는데 점점 마음을 비우고 있었다. 감사하게도 한화에서 연락을 주셔서 열심히 잘해야겠다는 생각 밖에 없었다"고 당시를 돌아봤다.

주 포지션은 외야수지만 외야수가 많아지면서 한화는 김문호에게 외야와 함께 1루 수비도 병행을 시켰다. 처음이나 마찬가지인 어색한 자리다. 1차 캠프에서는 수비 훈련을 하다 공에 맞은 적도 있었고, 연습경기에서 실수가 나오기도 했다. 낯선 과정을 보여주기라도 하듯 김문호의 손바닥 이곳저곳에는 멍이 들어있었다. 그래도 김문호는 "재밌다"며 "이런 게 다 결과로 돌아오겠죠"라며 웃는다.

김문호는 1루 겸업에 대해 "해야 할 것 같다. 가릴 처지가 아니다. 외야는 기본적으로 해왔던 게 있는데 1루는 처음하다시피 하니까 1루에 중점을 두고 훈련을 많이 하고 있다"며 "그래도 외야 한 자리만 하면 어떻게 될 지 모르는데, 1루 연습을 해놓으면 나중에 좋은 기회가 생길 수 있으니까 즐거운 마음으로 하고 있다"고 긍정적인 마음을 내비쳤다.

다시 유니폼은 입었지만 안주는 없다. 벼랑 끝에 서봤기에 기회의 소중함을 안다. 김문호는 "롯데에서도 항상 했던 얘기지만, 올해가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고 뛴다. 프로에서는 경쟁이 숙명이고, 경쟁해서 이겨야 한다. 여기서도 똑같다. 내가 후회없이 보여드리고, 안 되면 깔끔하게 포기하는 게 맞다. 대신 기회가 왔을 때는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문호는 "확실히 주전을 잡은 상태가 아니고, 새 팀에서 또 도전해야 하는 입장이기에 새로운 마음이다. 시범경기는 못 하게 됐지만 시즌 전까지 보여줄 수 있는 건 다 보여줄 것"이라며 "워낙 한화 팬분들이 부산 만큼 열성적이시기 때문에, 잘하면 그만큼 많이 사랑해주시지 않을까 생각도 한다. 최대한 1군 야구장에서 팬들에게 많이 보여주는 게 목표"라고 전했다.

eunhwe@xportsnews.com / 사진=한화 이글스

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