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이동현 기자] <장면1> 지난달 30일부터 두산은 경기 전 훈련 때 배팅 케이지를 두 군데 설치하고 있다. 기존에는 한곳에서만 타격훈련을 했다.
29일 목동 넥센전에서 2-2 무승부에 그치는 등 공격 부진이 장기화되자 김경문 감독은 타격 훈련을 집중적으로 할 것을 지시했다. 김 감독은 "어웨이(원정) 가서 많이 할 수는 없으니 홈에서라도 (훈련을) 많이 하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장면2> 지난 3일 잠실 롯데전에서 두산은 1-7로 졌다. 1점 밖에 못냈다는 것도 문제였지만 상대 선발 이재곤에게 단 4안타에 그치며 완투승을 헌납한 것은 자존심까지 상하는 일이었다.
경기 후 최준석, 이원석, 김현수 등 3명은 김광수 수석 코치와 함께 '심야 특훈'을 했다. 최준석의 설명에 따르면 당시 이들은 큰 박스 하나 분량의 공을 다 때리고 나서야 그라운드를 떠났다.
<장면3> 4일 잠실 롯데전을 약 3시간 앞둔 오후 3시 30분께였다. 우측 외야에 두산 선수단이 모였다. 김경문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와 선수단 전원이 미팅을 가진 것. 소나기가 내렸지만 두산 선수단은 아랑곳 않고 필승 의지를 다졌다.
본격적인 훈련을 막 시작하려는 찰나에 빗줄기가 굵어지자 선수들은 실내 연습장과 체력 단련실로 자리를 옮겨 자기몫의 연습을 소화했다. 평소 취재진과 격의 없는 대화를 나누며 시간을 보내는 김경문 감독은 선수들의 훈련 모습을 체크하느라 최근 유난히 바빠졌다.
타격 컨디션 회복을 위한 두산의 이런 노력은 4일 롯데와의 경기에서 마침내 결실을 봤다. 두산은 이날 14개의 안타를 몰아치며 13점을 뽑았다. 홈런 갈증도 풀었다. 후반기 들어 홈런이 1개 밖에 없었던 두산은 이날 4개의 홈런포를 가동하며 모처럼 화끈한 장타쇼를 선보였다.
두산이 두자릿수 득점과 4개 이상의 홈런을 기록한 것은 6월 29일 대전 한화전 이후 37일만. 끝나지 않을 것 같던 타격 슬럼프에 종지부를 찍은 것은 어떻게든 위기를 넘어서려는 백방의 노력이 빚어낸 결과물이었다.
[사진 = 최준석 ⓒ 두산 베어스 제공]
이동현 기자 hone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