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7.02.08 19:45 / 기사수정 2007.02.08 19:45
[엑스포츠뉴스 = 이학민 기자] 잉글랜드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홈구장 올드트래포드에서 스페인과의 평가전을 펼쳤다. 결과는 0대 1의 패배였지만, ‘평가전’의 의미는 승부가 전부일 순 없다. 새로운 선수들을 통해 몇 가지 실험을 한 잉글랜드는 패배했지만, 선수들의 플레이에 대한 개별 평가는 다른 법.
A매치 첫 경기를 치룬 벤 포스터, 조이 바튼과 같은 ‘뉴 페이스’들과 이른바 '리콜 멤버'로 불리며 오랜만에 다시 출장 기회를 잡은 필 네빌, 게레즈 베리 등 ‘돌아온 올드 페이스’들의 스페인 전 활약을 조명해보자.
웃음띤 뉴 페이스
골키퍼 벤 포스터 (24, 왓포드)
스페인전을 앞두고 소집된 잉글랜드 선수 중 젊은 층을 이루고 있는 뉴 페이스들이 단연 눈에 띄었다. 그 중에 이 날 선발 출장 기회를 잡은 선수는 단 한 명. 바로 골키퍼 벤 포스터.
벤 포스터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 소속 이지만, 현재 왓포드로 임대되어 활약하고 있다. 왓포드는 최하위 권에 맴돌며 부진하지만 벤 포스터는 비교적 좋은 활약으로 맥클라렌 감독의 눈에 들었다.
주전 골키퍼 로빈슨을 대신 출장한 벤 포스터는 아쉽게도 63분 이니에스타에게 그림 같은 중거리 슛을 허용했지만 소중한 경험과 함께 무난한 모습으로 합격점을 받았다.
조이 바튼 (24, 맨체스터 시티)
바튼도 70분, 람파드와 교체 되어 그라운드를 밟았다. 팀의 파이팅을 불어 넣기 위해 투입되자마자 활발한 운동량을 보인 바튼은 스페인의 미드필더 알벨다에게 거친 파울을 하는 등 특유의 파이팅을 보였지만 그 이상을 보이기에는 20분은 너무 짧았다.
올 시즌 잉글랜드 무대에서 6골을 퍼뜨리며 소속팀 내 최다 골을 기록 중인 바튼으로서는 적은 출장 시간을 부여 받은 이 데뷔전만으로 그를 평가 할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을 터. 현재 성적이 좋지 못한 잉글랜드이기 때문에 풍부한 가능성을 지닌 그를 다시금 대표팀에 중용할 것으로 보인다.
미카 라차즈 (19, 맨체스터 시티)
미카 리차즈는 이 날 대표팀에 포함된 잉글랜드 선수 중 가장 전도유망한 선수다. 잉글랜드 역대 7번 째 최연소 선수인 그는 스페인과의 경기에서도 폭발적인 스피드를 몇 차례 보여주며 게리 네빌의 뒤를 이을 차세대 측면 풀백임을 과시했다.
이미 지난해 11월 네덜란드와의 친선 경기로 A매치에 데뷔한 이 영건은 앞으로 오랜 시간 동안 잉글랜드 대표팀의 오른쪽 수비를 담당해 줄 것으로 큰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그는 빠른 스피드 외에도 수비력과 공격력의 밸런스가 탁월하고 수비수로서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잉글랜드의 맥클라렌 감독 또한 미카 리차드를 네덜란드 전 선발 출장에 이어 이번 경기에서도 교체 투입하여 두 경기 연속 출장 기회를 주며 가능성을 확인했다.
마이클 도슨(24, 토트넘 훗스퍼)
안타깝게도 데뷔전을 미루게 된 영건도 있다. 그 주인공은 바로 마이클 도슨. 그는 지난 시즌 토트넘의 주전 수비수로 도약하며 능력을 인정받은 선수. 이날 우드게이트와 퍼디난드에 밀려 벤치를 지쳤다.
또한 같은 포지션인 현재 대표팀의 주장 존 테리가 부상에서 회복되어 조만간 그라운드로 복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적어도 당분간 그의 데뷔전을 보기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아직 젊은 나이이기 때문에 실망하기엔 이르다.
돌아온 올드 페이스
어린 선수들에게만 기회가 온 것은 아니었다. 한동안 잉글랜드 대표팀을 떠났던 선수들이 다시금 맥클라렌의 부름을 받고 경기에 출전한 선수들도 있다.
조나단 우드게이트 (27, 미들스브러)
레알 마드리드에서 악몽의 2년을 보냈던 수비수 우드게이트는 한 때 잉글랜드의 수비진을 이끌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스페인 진출 이후 부상으로 제 역할을 다해내지 못했었다.
하지만 잉글랜드로 돌아온 그는 마침내 자신의 존재를 입증해내는 데 성공했다. 레알 마드리드로부터 임대되어 미들스브러에 안착한 그는 안정적인 수비력을 과시하며 부상 악령으로부터 벗어나기 시작한 것. 지난주에는 미들스브러로 완적 이적에 합의하기도 했다.
전성기의 능력을 서서히 회복 중인 우드게이트는 이번 경기에서 카시야스를 비롯한 전 레알 마드리드의 동료들과도 재회했다. 물론 스페인을 맞아 눈에 띄는 활약을 펼쳐주진 못했지만 2004년 스웨덴과의 친선 경기 이후 3년 만에 A매치에 복귀한 것만으로도 큰 의미를 두기에 충분했다.
또 도슨과 마찬가지로 존 테리의 복귀와 맞물려 또 다시 기회를 잃게 될 가능성도 농후하지만, 그 역시 아직 비교적 젊은 나이이기 때문에 대표팀의 인연을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키에른 다이어(28, 뉴캐슬 유나이티드)
다이어는 이날 ‘돌아온’ 선수 중 유일하게 풀타임 출장 기회를 잡았다. 라이트 필립스와 함께 스페인의 측면을 공략하기 위한 카드였던 다이어는 비교적 활발한 움임직을 보여주었지만, 그다지 만족으로는 ‘공격의 결말’을 얻어내지는 못했다.
직간접적으로 골을 만들어내야 하는 포지션이었기 때문에 적극적인 공격 가담은 높이 평가할 만 했지만, 공격 성공의 증거물인 골을 만들어내지 못한 부분은 여전히 그의 한계로 보였다.
잉글랜드 무대에서 올 시즌 5골을 성공시켰지만, 대표팀에서는 29경기에 출전하면서도 아직 데뷔골을 터뜨리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쉬움이다.
필 네빌(30, 에버튼)
게리 네빌의 친 동생으로 유명한 필 네빌도 오랜만에 선발 출장했다. 첼시의 듀오 에쉴리 콜과 웨인 브릿지가 나란히 부상당하며 왼쪽 풀백 자리로 복귀한 필립 네빌은 오른쪽 풀백으로 선발 출전한 친형 게리 네빌과 함께 호흡을 맞췄다.
지난해 9월 마케도니아와의 유로 2008 예선 이후 오랜만에 출전한 그는 경쟁자들의 부상으로 인해 당분간은 대표팀의 주전 풀백으로서 출전할 가능성이 높아 졌다. 그러나 74분 다우닝과 교체되어 나가기 전까지 안정된 수비를 보여주었지만 오른쪽의 게리 네빌에 비해 공격적인 모습은 보여주지 못했다.
게럿 베리(26, 아스톤 빌라)
같은 왼쪽 라인에 베리도 오랜만에 잉글랜드 대표팀의 일원이 되었다. 후반 시작과 동시에 제라드와 교체 되어 투입된 베리는 2003년 세르비아와의 친선 경기 이후 무려 4년 만에 잉글랜드 대표팀에 복귀했다.
교체 투입 되어 왼쪽과 중앙을 오가며 미드필더로 활약한 그는 74분, 다우닝이 투입된 이후에는 필 네빌이 위치하던 왼쪽 풀백으로 뛰며 다재다능한 재능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양질의 크로스를 제공하는 데에는 실패, 실로 오랜만에 입게 된 대표팀의 셔츠를 계속 입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
션 라이트 필립스(26, 첼시)
라이트 필립스는 이날 잉글랜드 선수 중 가장 눈에 띄는 선수였다. 첼시와 대표팀에서 주전 자리를 내주며 힘든 시련의 계절을 보내고 있는 그는 2005년 폴란드와의 경기 이후 실로 오랜만에 주전으로 출전하며 활약했다.
주로 교체 선수로 투입되었던 라이트 필립스는 오랜만에 선발 출전하여, 경기 내내 잉글랜드의 공격을 주도하며 특유의 빠른 스피드를 과시했다. 하지만 공격의 마무리를 짓지 못해 팀을 패배에서 구해내지 못했다.
하지만 적어도 잉글랜드의 공격진 중에서는 가장 납득할 만한 움직임을 선보였다는 점에서 위안을 삼을 수 있으리라.
Who is Next ?
유로 2008 예선에서 잉글랜드는 2승 1무 1패로 크로아티아, 러시아에 이어 E조 3위를 기록 중이기 때문에 적어도 당분간은 맥클라렌의 선수기용 변동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과연 다음 경기에는 어떤 선수가 맥클라렌의 부름을 받아 잉글랜드 대표팀에 데뷔 혹은 복귀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 엑스포츠뉴스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실시간 주요 뉴스
실시간 인기 기사
엑's 이슈
주간 인기 기사
화보
통합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