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16 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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男배구, 패배주의 버리고 '역전의 명수'되다

기사입력 2010.08.03 08:40 / 기사수정 2010.08.03 08:40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힘든 승부였다. 팀 멤버가 모두 2진으로 구성된 일본과 비교해 호주는 에이스인 폴 캐롤이 버티고 있었다.

2m가 넘는 장신의 왼손잡이 라이트 공격수인 캐롤은 호주에서 가장 경계해야할 선수였다. 1세트부터 팀의 결정적인 공격을 도맡았던 캐롤은 5세트 막판까지 한국을 괴롭혔다. 위치를 가리지 않고 좌우를 번갈아가며 공격을 시도한 캐롤은 경기 막판 고희진(삼성화재)과 최홍석(경기대)의 블로킹에 차단되며 결국, 무릎을 꿇고 말았다.

한국은 지난달 막을 내린 '2010 FIVB(국제배구연맹) 월드리그 남자배구대회'에서 12전 전패를 당했다. 단 1승도 올리지 못하며 지는 것에 익숙했던 한국은 '제2회 AVC(아시아배구연맹) 남자배구 선수권대회' B조 예선전 1차전에 '숙적' 일본을 물리쳤다.

일본에 5연패를 당했던 한국은 풀세트 접전 끝에 이기면서 3년 만에 연패의 사슬을 끊었다. 첫날 경기에서 한국은 일본의 2진 선수들을 상대로 고전했다. 특히, 결정적인 순간에서 자체범실을 하며 이길 수 있는 경기를 힘들게 이끌었다.

그러나 호주를 상대로 한국은 한층 나아진 전력을 보이며 극적인 승리를 거뒀다. 1진 선수가 단 한명도 출전하지 않은 일본에 비해 폴 캐롤이 버티고 있는 호주가 한층 까다로운 상대였다.

양 팀은 매 세트 접전을 펼쳤다. 1세트와 2세트, 그리고 3세트는 모두 25-23의 스코어로 세트가 종료됐다. 마지막 5세트도 15-13으로 경기가 마무리됐다.

5세트 중반까지 한국의 패색은 매우 짙었다. 김학민(대한항공)과 최홍석(경기대)의 공격이 호주의 높은 블로킹에 번번이 막혔고 폴 캐롤의 공격이 성공하면서 6-10으로 뒤쳐졌다.

하지만, 월드리그와는 달리 위기상황에서 집중력이 좋아진 한국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캐롤의 공격을 블로킹으로 잡은 한국은 호주의 범실까지 유도하면서 10-10 동점을 만들었다.

그리고 김학민의 공격과 최홍석의 극적인 블로킹이 터지면서 승리는 한국에 돌아갔다. 월드리그에서 단 1승도 올리지 못한 한국은 패배의식을 버리고 있었다. 중요한 순간에 집중력을 발휘한 한국은 호주에 역전승을 거두며 2연승을 달렸다.

남자배구 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신치용 감독은 '기본기'와 '팀의 조화력'을 가장 중요시하는 지도자다. 월드리그를 앞두고 대표팀을 지도하던 신 감독은 블로킹 디그가 성공한 뒤에 이어지는 '제2의 동작'을 강조했다.

한번 움직이고 플레이가 끝나면 '배구'가 아니라고 강조한 신 감독의 지시대로 한국 선수들은 호주전에서 몸을 사리지 않고 볼을 건져 올리고 있었다.

현재 B조 1위에 올라있는 한국은 3일, 일본과 호주와 비교해 비교적 약체인 카자흐스탄과의 경기를 치른다. 조1위가 확실시되는 한국은 상대 A조와 크로스매치로 4강 진출을 다툴 예정이다.

[사진 = 한국남자배구대표팀 (C) 엑스포츠뉴스DB]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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