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세 기자] "저 슬라이더, 체인지업, 투심 던집니다."
롯데 자이언츠 신인 좌완 투수 박재민은 장점으로 "지저분한 공끝"을 꼽았다. 거칠 게 없는 성격이며 기량까지 경남 김해 롯데상동야구장에서 그는 이미 주목받는 신인이었다. 롯데 관계자는 "이곳에서 박재민 칭찬을 하는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박재민의 진면목은 여느 신인에게 쉽게 찾을 수 없는 신선함에서 나왔다. 일례로 그에게 '롤모델이 있는지' 물었다. 그랬더니 "롤모델이 없다"며 오히려 "아직은 없어야 할 것 같다"는 신선한 답변을 내놨다. 그의 이유는 이랬다.
"누군가 좇아가는 것보다 내 자신을 먼저 잘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 '박재민'이라는 확실한 색깔을 가진 선수가 되고 싶다. '박재민' 하면 '어떤 투수다' 하는 게 바로 떠오를 수 있게 노력할 텐데, 사실 아직 신인이다 보니 나와 싸우기도 벅찬 상황이다. 나를 잘 알아야 언젠가 롤모델도 생길 수 있지 않을까."
박재민은 또 "이곳 상동야구장에서 열심히 몸 만들고 있는데, 남 눈치 보다 내 할일 못 하는 일이 안 생겨야 할 것이다. 당차고 자신 있게 해야 할일, 하고 싶은 일은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후회 없을 것 같다. 그렇게 살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 2라운드 전체 14순위 선수다. 상위 순번이나 1억1000만 원 계약금만 봐도 잠재력을 짐작할 수 있다. 그런데도 박재민은 "(상위 순번 지명이) 부담이 안 되면 거짓말이다. 그래도 아마추어가 아니라 이제 프로다. 착실히 준비해서 기대 부응할 수 있어야 한다"며 힘 있게 말했다.
박재민은 서울고에서 전주고로 전학 이력이 있다. 던지고 싶어서였다. 프로가 돼도 다르지 않았다. 투수로서 "공 던지는 것 자체가 좋다. 언젠가 보직 생각이 들겠지만, 지금은 어느 위치에서든 던지고 싶은 마음 자체가 크다" 말하는 20살 신인이다.
더구나 "아마추어 시절부터 좌우 타자 안 가리고 몸쪽 승부를 많이 하는 편"이라고 할 만큼 대담하기도 하다. 박재민은 "성격이 내 최고 장점"이라며 "성격상 예민하지 않다 보니 설령 못해도 '그럴 수 있지' 하고 다음 등판을 준비해 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변 친구들이 '4차원'이라고 말하기도 하는데, 사실 정상이라는 소리는 아직 못 들어 봤다"며 껄껄 웃더니 "빠른 시일 내 사직야구장 많은 롯데 팬 앞에서 패기 있게 신인답게 당차게 던지는 모습 보여드리고 싶다. 최선을 다해 준비하겠다"며 눈을 반짝였다.
kkachi@xportsnews.com / 사진=김해, 김현세 기자
김현세 기자 kkachi@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