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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드의 재구성] ③ 진실 - For you

기사입력 2009.07.29 00:02 / 기사수정 2012.07.20 14:01

이슬비 기자

[방송] 2000년 1월 3일 ~ 2000년 2월 29일

[엑스포츠뉴스=이슬비 기자] 새해에 시작되는 드라마들은 아무래도  특별한 의미가 있다.

한 해의 시작을 알리는 동시에, 방송사들 간의 한 해 드라마 전쟁이 어떻게 이루어질지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가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방송사들은 새해 첫 드라마에 승부수를 던진다.

새해, 그것도 어느 해보다도 특별했던 2000년 새해 벽두, MBC는 드라마 '진실'을 시작한다. 그리고 2010년 우리는 '진실'의 경쟁작이 무엇이었는지 쉽게 기억해내지 못할 정도로 성공하여, 평균 시청률 42.7%로 역대 드라마 평균 시청률 9위, 편당 최고 시청률 56.5%를 기록한 화제작으로 남게 됐다.

최지우, 류시원, 박선영, 손지창 등 쟁쟁한 주연진과 권선징악의 스토리는 새로운 밀레니엄을 맞는 시청자들도 매료시키기에 충분했던 것이다. 특히, 박선영과 손지창의 악역 연기는 혀를 내두를 정도로, 드라마가 끝을 향해 달려갈 때쯤에는, 이미 많은 시청자가 권선징악보다는 '권악징선'을 바랬을 정도였다.

전형적인 권선징악



국회의원 운전기사의 딸이지만 똑똑하고 바른 성격의 이자영(최지우)은, 주인집 국회의원 딸인 이신희(박선영)와 고등학교를 같이 다니는 사이다.

부모의 기대치에 모자라는 성적으로 힘들어하는 신희의 부탁으로 시험 답안지를 보여준 것이 자영에겐 벗어날 수 없는 덫이 된다.

신희와 신희 엄마는 자영에게 대학 수학능력 시험을 대리로 치러줄 것을 부탁하고, 자영은 거절하지만 신희 엄마가 아파트를 주기로 하고 자영 오빠의 합의금이 필요하게 되자, 결국 자영은 신희 대신 수능 시험을 치르고 신희는 그 덕분에 명문대에 입학한다.

대리시험을 봐주느라 자신의 수능은 치르지 못한 자영은 재수를 하게 되고, 우연히 만나게 된 보안 요원 박승재(손지창)와 교제하게 된다. 그러나 승재는 자영을 국회의원 딸로 오해하고 의도적으로 접근한 것으로, 자영이 운전기사의 딸인 걸 알자 매몰차게 떠나버리고 자영은 큰 상처를 받게 된다.

이때, 신희의 20번째 생일에 초대되어 신희 집에 왔던 정현우(류시원)는 우연히 자영을 보게 되고, 왠지 모를 호기심에 자영에게 끌리게 된다. 현우의 자영에 대한 관심은 현우를 사랑하는 신희의 심기를 건드린다.

신희, 현우와 같은 대학에 입학한 자영은 열심히 학교생활을 하는데, 현우가 계속해서 자영의 주위를 맴돈다. 신희 때문에 계속 현우를 밀어내던 자영은, 결국 현우와 사랑하는 사이가 되고, 방송일을 시작하며 승승장구하던 신희는 현우 어머니를 자주 찾아가, 자영과 현우 어머니의 사이를 이간질한다.

이런 신희 앞에, 승재가 등장하고, 신희는 승재를 이용해 자영을 궁지로 몬다. 결국, 자영은 현우를 놓아주기로 하고, 그와 헤어지지만 현우는 계속해서 자영을 설득한다.

이 사이에 신희의 집안과 현우 집안간에 약혼 이야기가 나온다. 그러나 신희에게서 제대로 된 보상을 받지 못한 승재는 신희를 찾아와서 큰 소리로 싸우게 되고, 이 과정을 우연히 목격한 현우는 모든 것이 신희의 계략이었다는 것을 알고, 자영과 다시 만나 현우의 어머니도 설득하게 된다.

모든 게 순조롭게만 풀릴 것 같던 이때, 신희가 자영, 현우에게 자신의 그 간의 잘못을 용서받고 다 같이 신희 차를 타고 돌아가던 길에 신희의 불찰로 교통사고가 난다. 그러나 신희는 의식을 잃은 자영을 운전석으로 옮겨서 자영이 운전한 것처럼 꾸민다.

신희는 자신의 행동을 후회하고 자수하려 했으나, 아버지의 서울 시장 선거 때문에 자수하지 못하고 결국 입을 닫아버린다. 혼수상태에서 깨어난 자영은 자신이 운전하지 않은 사실을 증명하려 노력하지만 쉽지 않고, 뒤이어 깨어난 현우가 부분 기억 상실로 자영을 기억해내지 못하자 더욱 큰 상심에 빠진다.



 

다행히 현우는 금방 기억을 되찾고, 자영과 함께 사건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노력한다.

사실 신희의 잘못을 알고 그 증거까지 갖고 있는 사람이 있었으니 또 승재였다.

승재는 신희를 미행하던 중 우연히 사고 현장을 목격, 촬영하여 신희네 집을 협박해 엄청난 고속 승진과 신희와의 결혼을 약속받는다.

그러나 서울 시장에 당선된 신희의 아버지는 승재를 몰래 수장하려 하고, 겨우 목숨을 건진 승재는 신희 집안에 복수를 다짐, 사건의 진실을 세상에 알리려 한다.

하지만, 어느새 신희와 자신이 사랑하고 있는 사실을 깨닫은 승재는 사건을 묻기로 결심하지만, 이미 승재의 형이 사건 파일과 편지를 언론사와 자영에게 보낸 후였다. 승재는 우편물을 모두 회수하지만, 자영에게 도착한 우편물은 막지 못한다.

결국, 자영은 자신이 신희의 대리 수능을 봐줬던 사실과 그 간의 모든 사연, 그리고 교통사고까지 모든 진실을 인터넷에 올린다. 이 사실은 곧 세상에 알려지게 되고…신희네 집안은 몰락한다.

신희와 승재는 동반 자살로 비극적인 최후를 맞이하고, 진실을 밝힌 자영과 현우는 같이 유학을 떠난다.


지우히메와 프린스 류시원



지우히메와 프린스 류시원

'진실'의 히로인 자영을 연기한 최지우는 1994년 MBC 공채 탤런트로 데뷔, 1995년 한국의 이자벨 아자니 선발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하며 이름을 알렸다.

1997년 영화 '올가미'에서 아들을 사랑하는 시어머니에게서 탈출하는 며느리로 강한 인상을 심어준 뒤, 드라마 '진실'로 그 해 MBC 연기대상 여자 연기상을 수상하며 여배우로서의 승승장구하기 시작했다.

이후 최지우는 2001년 드라마 '아름다운 날들'에서 다시 한 번 현우 역의 류시원과 호흡을 맞추고, 2002년 한류의 정석이 된 드라마 '겨울연가'에 출연하며, 남자 주인공 배용준 '욘사마' 함께 지우히메로 자리매김했다.

자영을 일편단심 사랑하는 현우 역의 류시원은 1994년 KBS 특채 탤런트로 데뷔, 무명 기간 없이 바로 '프린스'로 불리며 청춘스타의 반열에 올랐으며, 1999년 영국의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안동을 방문했을 때, 서애 류성룡 선생의 13대손의 자격으로 에스코트하여 화제가 되기도 했다. 또한, 연예계에 소문난 스피드광으로 레이싱을 즐겨, Team106이라는 팀까지 창단하고 F1 코리아 그랑프리 홍보대사에 임명됐다.

2001년 출연한 드라마 '아름다운 날들'이 일본에 알려지면서, 한류 스타 반열에 올랐고, 지금도 한국보다 일본에서 가수, 배우로서 꾸준한 활동을 이어가며 '아시아 프린스'로 불리고 있다.

미워할 수 없는 악역 신희를 연기한 박선영은 1996년 KBS 슈퍼 탤런트 대상, 그 해에 바로 신인 연기상을 수상하며 성공적으로 데뷔했다. '진실'에서 신희 역을 완벽하게 소화해내며 큰 인기를 얻었고, '진실'로 MBC 연기대상 캐릭터 인기상을 수상했다.

이후, 도회적인 마스크와 안정적인 연기력으로 현대극, 사극을 넘나들며 연기의 스펙트럼을 넓히며 꾸준히 활동하였고, 최근, 7년간의 오랜 연애를 끝내고 외교관인 김 모씨와 결혼했다.

성공을 향해 발버둥친 비운의 승재를 연기한 손지창은 1989년 KBS 특채 탤런트로 데뷔, 1992년 절친 김민종과 더 블루를 결성 '너만을 느끼며'로 가수로서도 큰 인기를 모았고, 솔로로도 활동하고, 미녀 탤런트 오연수와 결혼한 후 홍보 대행업체를 창업하며 CEO로 변신했다. 작년에는 김민종과 더 블루를 재결성하기도 했다.

전형적인 권선징악적인 줄거리를 담고 있는 '진실'이지만, 큰 인기를 누린 이유는 앞서 말했듯이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력, 특히 신희 그 자체로 보였던 박선영의 공이 크다. 또한, 쉴 틈 없이 진행되는 이야기와 대사들이 극에 몰입하는 데 큰 도움을 줬다. 드라마 내내 흘러나왔던 OST 조성모의 For You도 드라마와 함께 큰 인기를 끌었다.

 '가진 자의 힘 앞에서 어디에도 없을 줄 알았던 진실은 여러분 마음속에 있었습니다. 그리고 정의를 바라는 여러분의 마음이 모여서 약자인 저의 진실을 밝히는 힘이 되었습니다. 저의 진실을 밝혀준 것은 가진 자의 힘보다 강했던 여러분의 목소리였습니다.'

-다음 드라마-

승재 역의 손지창의 부인 오연수. 그녀가 1992년 출연한 역대 드라마 평균 시청률 2위에 빛나는 '아들과 딸'

[사진 ⓒ MBC 방송화면 캡쳐]

 



이슬비 기자 pres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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