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0.07.27 08:44 / 기사수정 2010.07.27 08:44
[엑스포츠뉴스= 김진성 객원기자] SK가 후반기에 90승을 향해 뛴다. SK 김성근 감독은 최근 "삼성이 무섭다. 우리가 90승을 해야 (KS 직행) 안정권이다" 라고 말했다. 현재 60승 28패를 기록 중인 SK가 향후 모든 3연전에서 2승1패 페이스를 이어가면서 후반기 45경기에서 30승 15패를 달성하겠다는 뜻이다. 작은 빌미조차 용납하지 않는 김 감독다운 결정이다.
수치상으로 쉽지 않은 90승
후반기에는 SK뿐 아니라 2위 다툼을 하는 삼성과 두산, 4위 다툼을 하는 롯데, LG, 도약을 노리는 KIA, 넥센, 한화 등도 물불을 가리지 않고 매 경기 총력전을 펼칠 가능성이 크다. 매 경기가 결승전이라는 각오로 시즌을 치러온 SK지만, 상대 팀 역시 막판 스퍼트를 위해 SK와 대결할 때 끝까지 물고 늘어질 공산이 크다.
그러한 경기를 자주 치를수록 SK도 피로해질 수밖에 없다. 설령 총력전 끝에 승리를 챙겨도 다음 경기에 후유증이 찾아올 수 있다. 이렇게 될 때 뜻밖에 위기를 맞이할 수도 있다. 그래서 SK는 90승이라는 상징적 목표에 매달리기보다 2위 다툼의 상황을 보면서 페이스를 조절할 가능성도 있다.
실제로 SK는 주포 박정권의 컨디션 조절이 필요하다. 그는 발목 통증으로 올스타전에 불참했다. 후반기에도 정상적으로 나설지 미지수다. 조직적인 팀플레이가 주특기인 SK지만, 박정권은 전반기 타율 3할2푼3리 13홈런 52타점을 기록한 SK 타선의 핵이다. 내, 외야를 모두 커버하는 박정권의 몸 상태가 정상이 아니라면 SK는 공수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
글로버도 걱정거리다. 좀처럼 투구 밸런스를 찾지 못하고 있다. 90승을 향해 총력전을 펼친다면 남은 정규시즌에서 글로버를 무리하게 가동해야 할 상황이 올 수도 있다. 당장 1승을 위해 글로버를 무리하게 투입하기보다 그의 페이스를 포스트시즌에 맞출 필요가 있다.
SK라면 가능하다
그러나 SK의 전력이라면 가능할 수도 있다. 우선 시즌 중반 이후 체력적인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됐던 이승호-정우람의 컨디션이 여전히 나쁘지 않다. 시즌 초반보다 공의 위력 자체가 떨어진 것은 사실이지만, 정우람은 최근 7경기에서 1실점에 그쳤다. 이승호는 지난 20일 목동 넥센전에서 1⅓이닝 3실점의 난조를 보였으나 22일 경기에서 무실점으로 흔들리지 않았다.
더욱이 SK는 이기는 경기의 마침표를 대부분 두 투수가 찍는다. 심지어 이들은 뒤지는 경기에서도 승부처라고 판단될 때 투입된다. 시즌 내내 익숙해졌던 등판 리듬이 후반기에 갑자기 무너질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다.
이뿐 아니라 김광현-카도쿠라-송은범의 페이스도 좋다. 전병두-고효준도 뒤를 든든히 받친다. 시즌 끝까지 총력전을 펼칠 수 있는 밑바탕인 마운드가 좀처럼 균열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현재 SK의 투수진이 글로버의 부진을 메우기가 그리 어렵지 않아 보인다.
또한, 전반기 막판 타선이 집단 슬럼프 기미를 보였으나 후반기에는 다시 원기를 회복할 가능성이 크다. 특정 선수에 의존하지 않는 SK 타선의 힘은 박정권의 변수를 제외하면 후반기에도 큰 문제가 없을 전망이다. 게다가 이 선수들은 지난 4년간 김 감독의 야구를 흡수하면서 위기에 쉽게 무너지지 않는 법을 익혀가고 있다. 90승이 전혀 불가능하지 않은 이유다.
과연 SK가 후반기에 90승을 넘어 2000년 현대의 91승마저 깰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 박정권-글로버(이상 자료 사진) ⓒ 엑스포츠뉴스 DB 강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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