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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는 남자' 슈주 규현 "가수가 뮤지컬한다는 색안경 벗고 봐주세요" [엑's 인터뷰②]

기사입력 2020.02.06 07:10 / 기사수정 2020.02.06 09:03


[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인터뷰①에 이어) 4년 만에 무대에 복귀한 슈퍼주니어 규현은 뮤지컬 ‘웃는 남자’에서 조커를 연상하는 웃는 모습의 파격적인 분장을 하고 에너지를 발산한다. 때로는 유쾌하게, 진중하게, 또 카리스마 있게 무대를 채운다.

“분장을 하면 정말 찢긴 입을 갖고 태어난 사람처럼 자신감이 넘치게 돼요. 분장을 안 하면 연기할 때 어색한 감이 있는데 분장을 하면 당당하게 연기할 수 있거든요. ‘이런 삶을 산 사람이다’라고 혼자 착각하게 되는 것 같아요. 마치 복면을 쓴 느낌이죠.”

'웃는 남자'는 신분 차별이 극심했던 17세기 영국, 끔찍한 괴물의 얼굴을 했지만 순수한 마음을 지닌 그윈플렌의 여정을 그린다. 정의와 인간성이 무너진 세태를 비판하고 인간의 존엄성과 평등의 가치를 조명한다. 빅토르 위고의 소설 '웃는 남자'(1869)가 원작이다. 규현은 주인공 그윈플렌 역을 맡아 열연 중이다.

“연기에 중점을 더 뒀어요. 노래할 때도 연기를 해야 하잖아요. 노래 가사가 대사나 마찬가지니까 연기에 중점을 뒀죠. 정말 중요한 넘버에서 텍스트를 잘 전달하려고 노력했어요. 감정 소모가 큰 역할이어서 걱정을 많이 하긴 했어요. 저번 작품을 할 때 솔로 투어, 예능 출연이 다 겹쳐서 성대결절이 왔거든요. 이번에도 걱정을 많이 해 개인적인 여가를 많이 줄이고 집에서 최대한 말을 안 하고 목에 좋다는 걸 많이 먹고 어디 안 돌아다니고 체력을 관리했어요. 그런데 생각보다는 많이 안 힘들어서 약간 마음을 놔볼까 해요." (웃음)

부드럽고 안정적인 가창력을 내세워 넘버도 자연스럽게 소화한다.

“내가 세상을 바꿔야겠다는 ‘모두의 세상’ 넘버부터 상원신, 뒤에 ‘웃는 남자’까지 연달아서는 아니지만 짧은 시간에 이어지기 때문에 고민하고 집중했어요. 관객에게 많은 것을 주고 설득시킬 수 있는 부분이라 신경을 썼어요. 웬만한 에너지로 하는 넘버가 아니기 때문에 가장 신경을 많이 쓰고 있죠. 제가 가요를 부를 때와 뮤지컬 넘버를 부를 때의 느낌이 다르다고 하더라고요. (뮤지컬을 오래 하다 보니) 가요를 부르는 법이 기억이 안 나요. 여기에 너무 집중하고 이것만 해서 가요를 부르는 법이 기억 안 나 걱정돼요.”

규현의 뮤지컬 이력은 꽤 오래됐다. 2010년 '삼총사'에 달타냥으로 캐스팅된 뒤 ‘모차르트!', '베르테르', ‘해를 품은 달’, '그날들' 등에 출연했다. 아이돌이지만 뮤지컬 배우로도 활발히 활동했다.

“처음 뮤지컬을 시작할 때 연습실에 제일 먼저 도착했어요. 가수로의 연차와 상관없이 선배들에게 물을 떠드리는 것부터 시작했죠. 제가 다가가려고 노력하니 형들이 좋아하시고 잘 챙겨줬어요.”

하지만 관객들 중에는 아직도 색안경을 쓰고 보는 이들이 있다고 했다. 찢어진 입을 가진 그윈플렌이 사람들의 편견 속 차별을 받듯, 대중이 가수 혹은 가수 출신들에게 품는 선입견을 언급했다.

“요즘에는 팬들뿐만 아니라 일반 관객도 많이 와주세요. 아직도 그런 분들이 계시더라고요. 뮤지컬에 '가수가 몇 명이고 뮤지컬 배우가 몇 명이고'라고 말하는 분들이 아직도, 10년째 계세요. 물론 그런 편견이 생긴 이유도 있겠지만 색안경을 벗고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보통 뮤지컬을 하는 분들은 오래 경력을 지니셨잖아요. 아닌 경우도 있지만 바닥부터 시작한 분들이 많으시니까 그런 것에서 마음에 안 드는 부분과 이유가 있을 것 같기도 하면서 아쉽기도 해요.”

이런 일각의 편견을 깨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현재 공연 중인 ‘웃는 남자’까지, 뮤지컬 필모그래피를 차근차근 쌓아오며 성장했다. 과거와는 작품에 임하는 자세가 달라졌단다.

“비교를 크게 해보자면 처음에 뮤지컬 할 때인 2010년 ‘삼총사’, ‘캐치 미 이프 유캔’, ‘싱잉 인 더 레인’ 때는 아무것도 모르고 했던 것 같아요. 연출님이 주는 대사를 그냥 외우고 내가 이 사람이 돼서 정말 세상을 바꾸고 싶다는 마음으로 해야 했는데 그때는 흘러가는 대로 했어요. 지금은 정말 죽으러 갈 때는 죽으러 간다는 생각으로 해요. 정말 이 사람을 설득시켜야 한다는 사명감을 느끼게 됐고 진심으로 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죠.

‘베르테르’를 하면서부터 그런 생각을 많이 하고 몰입하게 됐어요. 엄기준, 조승우 선배님이 너무 대단하시다 보니까 많이 위축됐어요. 두 분은 금방 몰입하고 나오는 걸 되게 잘하시는데 저는 그게 안 되니까 종일 베르테르처럼 살아야겠다고 생각해서 되게 우울하게 살았죠. 친구들은 제가 ‘베르테르’ 할 때를 제일 싫어해요. 이번에도 별로 안 좋아하더라고요. 순간순간 충실하게 하려고 해요. 집중하는 신에서 저도 모르게 어느새 끝나 있어요.” (인터뷰③에서 계속)

khj3330@xportsnews.com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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