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조은혜 기자] 이제 SK 와이번스가 에이스를 정말로 떠나보낼 때가 다가오고 있다.
김광현은 지난 31일(이하 한국시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미국 플로리다로 출국했다. 김광현은 지난 시즌이 끝난 뒤 빅리그 진출을 타진했고, SK 구단의 허락을 얻어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2년 800만달러 계약을 맺었다. 세인트루인스는 13일부터 투수와 포수진의 스프링캠프를 시작한다.
미국으로 출국한 김광현은 세인트루이스의 캠프지 주피터에서 그리 멀지 않은 SK 캠프지 베로비치에서 SK 선수단과 훈련을 하다 8일 주피터로 이동할 예정이다. 새로운 유니폼을 입고 처음 동료들을 만나는 만큼 세인트루이스의 스프링캠프가 시작되는 13일 이전 일찍 주피터에 가서 적응 시간을 가진다는 계획이다. 이미 계약상으로는 다른 팀의 선수가 됐지만, 정말 인사를 전해야 할 시간이다.
구단이 김광현의 메이저리그 진출 허락을 공식 발표한 후에도 김광현은 "섭섭하다"는 말을 가장 먼저 했다. 2007년 1차 지명으로 SK에 입단한 김광현은 13년 동안 SK 선수단, 프런트와 희로애락을 같이 했다. 그는 계약이 확정되기 전 메이저리그에 도전한다는 사실만으로도 "이별하는 느낌이다. 마냥 좋을 줄 알았는데 느낌이 이상하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미국으로 출국하는 순간에도 SK 선수들의 얘기를 꺼내자 그는 잠시 말을 잇지 못하다 "좀 그럴 것 같다"고 복잡한 마음을 내비쳤다. 김광현은 "13년 동안 캠프에서 같이 운동하다가 다른 팀으로 가게 됐다는, 그런 게 있는 것 같다. 헤어질 때는 마음이 섭섭할 것 같다"고 말했다.
늘 함께하던 동료를 보내는 선수들의 심정도 마찬가지다. 더 큰 무대로 향하는 김광현에게 박수를 보내면서도 마음 한 구석에는 애틋한 마음이 든다. 김광현과 동고동락했고, 올 시즌 SK 주장이 된 최정은 "플로리다에서 같이 훈련하면서는 아직 SK 선수 같을텐데, 자기 팀으로 갈 때 '광현이가 떠나는구나' 실감이 날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이별이 얼마나 길어질 지는 아직 모른다. 완전한 안녕은 아니겠지만, 이제는 홀로서기를 해야 하는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자신을 지지해준 팀과 팬들이 있다는 것을 알기에 김광현은 "젖 먹던 힘까지 던지겠다"고 말한다. 기둥과 같이 팀을 지켰던 에이스를 떠나보내고, 새롭게 일어서야 하는 것은 SK 역시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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