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0.07.21 07:58 / 기사수정 2010.07.21 07:58
[엑스포츠뉴스= 김진성 기자] '야구는 9회말 2아웃부터'
이는 야구계의 유명한 격언이다. 9회말 2아웃까지 뒤진 팀이 승부를 뒤집을 수 있다는 뜻이고, 앞서고 있는 팀도 끝까지 방심하면 안 된다는 뜻이다. 그런데 20일 경기 전까지 최하위에 머물렀던 한화 이글스가 갈 길이 바쁜 롯데 자이언츠와의 대전 경기에서 극적으로 탈꼴찌에 성공했다.
소중한 승리
지난 20일 한화는 9회말 2아웃까지 2-3으로 뒤졌던 경기를 4-3으로 뒤집었다. 2-3으로 뒤진 9회말 선두 타자로 나선 최진행은 평범한 유격수 땅볼을 쳤으나 롯데 유격수 문규현이 포구를 옳게 하지 못했다. 전력을 기울인 최진행의 주루를 본 문규현이 서두르다가 벌어진 일이었다.
이후 장성호와 신경현이 삼진과 범타로 물러났지만, 2사 이후 타석에 들어선 정원석이 롯데 임경완의 3구째를 쳐내 극적인 우익선상 동점 3루타를 만들었다. 초구부터 적극적으로 타격한 정원석의 투지가 엿보였고, 상대 배터리와 수비진을 압박하기 위해 타구가 홈으로 송구가 되는 사이 3루까지 내달리는 기민함을 선보였다. 한순간에 경기 흐름 자체를 바꾼 것이다.
이어 후속타자 전현태가 볼카운트 2-1에서 2루수 앞에 떨어지는 빗맞은 타구를 만들었는데, 롯데 2루수 조성환이 까다로운 바운드를 잘 맞춰서 1루에 송구했으나 이미 그는 1루 베이스를 지나쳤다. 한화가 9회말 2아웃 이후에 극적으로 역전승을 일궈낸 순간이었다.
특히 최근 방망이가 조금씩 살아나고 있는 최진행-정원석-전현태가 일궈낸 극적인 승리였다는 것이 더 의미가 있다. 최진행은 최근 4경기에서 타율 3할8리 1홈런 3타점을 기록했다. 정원석도 최근 4경기에서 3할3푼3리로 호조다. 전현태도 최근 3경기에서 3할3푼3리다.
이날 정원석은 7번, 전현태는 교체선수로 출장했지만, 올 시즌 정원석은 6번 타순, 전현태는 7번 타순에 가장 많이 배치됐다. 이는 곧 김태완-최진행-장성호로 이어지는 클린업 트리오의 바로 뒤에서 타격하는 선수라는 뜻이다.
타순 연결이 툭툭 끊기는 것은 올 시즌 한화 타선의 최대 난제다. 두 선수가 살아나면 중심타순과 하위타순의 연결 흐름이 좋아질 수 있다. 그렇게 되면 클린업 트리오의 견제도 어느 정도 분산할 수 있다.
포기하지 마라
이러한 극적인 역전승의 밑바탕은 승부를 쉽게 포기하지 말라고 강조하는 한 감독의 지론과 맞닿아 있다. 한 감독은 한화가 전력이 약한 것은 인정하지만, 선수들이 승부를 쉽게 포기하는 나약한 모습을 보이는 것을 가장 싫어한다. 정신력이 살아 있어야 기술적인 발전도 기대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래서 한화 경기를 보면 항상 열심히 치고 달리는 선수들의 투지를 엿볼 수 있다.
그러한 영향으로 최근에는 절대 쉽게 무너지는 경기를 하지 않는다. 지난 15일 문학 SK전에서도 5-0으로 앞서다가 경기를 내주긴 했지만, 끝까지 팽팽한 승부를 이어갔고, 18일 목동 넥센전에서도 경기 중반 역전에 성공하면서 경기 막판에는 쐐기 득점까지 올리는 모습을 선보였다. 서서히 이기는 법을 익혀가고 있는 것이다. 한화 한대화 감독도 20일 극적인 역전승을 거둔 후 "오늘 같은 경기가 우리 팀에 필요하다" 고 말했다.
한화는 7월 14경기에서 7승 7패로 나름대로 선전했다. 그리고 9회말 2아웃 이후 경기를 뒤집은 지난 20일 마침내 탈꼴찌에 성공했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한화의 투지가 빛을 발한 소중한 승리였다. 언제든 다시 떨어질 수 있는 최하위이지만, 최근 한화는 분명히 장래가 그리 어둡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사진= 한대화 감독(자료 사진) ⓒ 엑스포츠뉴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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