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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롯기 4위 경쟁에 '블론 세이브' 주의보

기사입력 2010.07.21 07:57 / 기사수정 2010.07.21 07:57

김진성 기자

[엑스포츠뉴스= 김진성 기자] 불꽃 튀는 4위 다툼에 블론세이브 경계령이 내려졌다.

지난 20일 순위 경쟁으로 바쁜 롯데 자이언츠와 LG 트윈스는 임경완과 이상열이 나란히 블론세이브를 기록, 패배의 빌미를 제공했다. 로이스터 감독과 박종훈 감독에게는 속쓰린 패배였다.

중위권에 머무는 이유

현재 4위 다툼을 하는 롯데, LG, KIA는 마운드에서 크고 작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리고 그 시선은 불펜으로 모인다. 21일 현재 세 팀은 올 시즌 팀 최다 블론세이브 1~3위에 올라 있다. KIA가 17개, 롯데가 14개, LG가 13개를 기록했다. 유독 4위 다툼을 하고 있는 중위권 세 팀의 블론세이브 개수가 많다.

올 시즌 블론세이브 상위권의 투수들을 살펴보면 KIA 유동훈이 6개로 가장 많고, 2위는 5개를 기록한 KIA 손영민이다. 3위는 4개를 기록한 LG 오카모토, 롯데 임경완이다. 3개를 기록한 공동 5위권의 8명까지 합하면 총 12명 중 무려 8명의 투수가 이른바 '엘롯기' 소속 불펜 투수다.

불펜이 탄탄하기로 유명한 SK와 삼성은 블론세이브가 각각 6개와 8개밖에 되지 않는다. 구원진이 확실하게 팀의 리드를 지켜주기 때문에 두 팀은 경기 중반 잡을 수 있는 경기를 확실하게 잡는다. 이는 안정적인 레이스를 운용하는 밑거름이 된다. 물론 넥센과 한화도 블론세이브가 적지만, 이는 두 팀의 전력상 경기 종반에 리드를 하는 경기 자체가 그리 많지 않기 때문에 블론세이브의 위험에 빠질 상황 역시 그리 많지 않다고 봐야 한다.

반면 4위 다툼을 하는 세 팀은 그렇지 않다. 세 팀은 장점과 단점이 확실하게 갈리는 팀이다. 우승 전력에는 다소 못 미치지만, 그렇다고 쉽게 무너질 전력도 아니다. 아무래도 세 팀은 최근 선발진에 크고 작은 균열이 생기면서 접전상황에서 불펜 투수가 받는 하중이 크다. 유독 접전을 많이 치르면서 불펜 투수들이 심리적, 육체적 피로를 이기지 못하고 있다.

롯데와 LG는 묵직한 타선을 갖췄으면서도 구원진이 부실해 이길 수 있는 경기를 자주 놓친다. 반면 KIA는 구원진 자체가 부실하지는 않지만, 타선의 지원이 빈약해 박빙의 승부가 잦은 심리적인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잦은 블론세이브를 한다. 블론세이브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패배도 늘어나고, 상위권에 오르지 못한 채 중위권에서 4위 다툼을 하는 것이다.

무서운 후폭풍

블론세이브는 장기 레이스를 치르다 보면 어떤 팀이든 기록하게 된다. 그러나 강팀은 블론세이브 횟수 자체가 적고, 블론세이브를 기록해도 곧바로 타선이 상대 불펜 투수에게 블론세이브를 안기며 승리를 빼앗아 오는 힘이 있다. 그러나 세 팀은 블론세이브 횟수 자체가 정규시즌을 운용하는 데 지장이 있을 정도로 많다.

롯데와 LG는 타선이 강하다. 그러나 경기 막판 불펜 투수가 역전을 당하고 타선이 다시 추격하는 경기를 자주 하기는 그리 쉽지 않다. 그러한 경기가 잦을수록 타자들도 지친다. 게다가 블론세이브를 기록한 투수는 자신감이 떨어져 다음 경기 등판에 악영향을 받는다. 코칭스태프도 그들대로 접전 상황에 또다시 블론세이브를 기록했던 투수를 등판시키는 것이 부담스럽다. 선발진이 균열이 있는 가운데 불펜 운용마저 꼬이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이 겹치면서 팀 분위기 자체가 다운된다. 단순히 한 경기를 뼈아프게 놓치는 것뿐 아니라 다음날 경기에도 영향을 받는 것이다. 어떠한 인해전술을 써도 근본적으로 현재 세 팀의 마운드 사정 자체가 좋지 않기 때문에 블론세이브를 줄이기가 쉽지 않다.

어쨌든 롯데-LG-KIA는 포스트시즌 진출을 위해 당장 1승이 절실한 팀이다. 블론세이브를 줄이지 않고서는 4위 다툼의 최종 승자가 되기도 그만큼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사진= 임경완(자료 사진)-이상열 ⓒ 롯데 자이언츠- LG 트윈스 제공]



김진성 기자 pres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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