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0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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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데뷔골' 고요한 "쌍용 WC 활약에 자극"

기사입력 2010.07.18 12:04

전성호 기자

[엑스포츠뉴스=전성호 기자] "이청용·기성용의 월드컵 활약이 내게도 자극이 됐다."

고요한이 전남 드래곤즈와의 쏘나타 K-리그 2010 13라운드에서 프로 데뷔 7년 만에 데뷔골을 터뜨리며 화려한 비상을 예고했다.


 
고요한은 유망주 많기로 유명한 서울이 자랑하는 또 하나의 미드필더 기대주. U-16 대표팀 주장을 거쳐 중학교를 중퇴하고 2004년 FC서울에 입단했던 고요한은 이청용·기성용·고명진·송진형·한동원 등과 함께 서울 유소년 시스템에서 성장했다. 특히, 이번 월드컵에서 맹활약했던 '쌍용' 이청용과 기성용은 고요한이 2군 시절부터 함께 동고동락하며 지내왔던 사이였다.

고요한이 본격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피스컵 코리아 2009 8강 1차전에서 이청용을 대신해 출장하면서부터다. 당시 고요한은 빠른 스피드와 돌파력을 바탕으로 상대 수비를 농락하며 종횡무진 활약했다.

특히 이청용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볼턴으로 이적하면서 고요한의 출장 기회는 점점 늘어갔고, 데뷔 이래 가장 많은 출장 시간을 확보하며 리그와 AFC챔피언스리그에서 두각을 드러냈다. 당시 세뇰 귀네슈 감독 역시 고요한에 대해 "이제 잠재력을 폭발시킬 때가 왔다."라는 말로 기대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서울 코치진도 재능만 놓고 보면 고요한을 '쌍용'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선수라며 극찬했다. 단신(170cm)이지만 탁월한 움직임과 기술, 스피드를 겸비한 고요한은 양 측면은 물론 중앙 미드필더도 볼 수 있어 전술의 다양성 측면에서도 장점을 가진 선수다.

이런 활약 덕분에 고요한은 지난해 10월 세네갈과의 평가전을 앞두고 생애 첫 국가대표에 발탁되는 기쁨을 누리기도 했다. 허정무 전 대표팀 감독은 당시 고요한을 가리켜 '중학교 시절부터 지켜봤던 재목'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러나 고요한은 이후 컨디션 난조와 부상까지 겹치며 주전경쟁에서 밀려났고 올 시즌 전반기에는 2경기 밖에 출전하지 못했다.

2군에서 절치부심하던 고요한은 다시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후반기 정규리그 첫 경기인 전남과의 경기에 선발 출장한 것은 물론 프로 데뷔골이자 결승골까지 넣으며 최고의 활약을 펼친 것이다.

고요한은 "골을 넣어 정말 행복하다. 그동안 컨디션도 안 좋고 부상도 있어서 2군에서 열심히 노력했는데, 이렇게 골을 넣어서 정말 기분이 좋다."라며 "이를 계기로 앞으로 자신감을 얻어 더 좋은 경기력을 펼칠 수 있을 것 같고, 서울의 확고한 주전으로 자리 잡고 싶다."라며 겸손하게 기쁜 마음을 드러냈다.

고요한과 함께 서울의 '투고'로 불리는 또 다른 유망주 고명진은 월드컵 기간 동안 한국 경기를 잘 보지 않았다고 한다. 서울에서 같이 축구했던 박주영, 이청용, 기성용, 이승렬 등과 같이 뛰고 싶은 생각이 많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고명진은 한국 경기가 열릴 때 중계를 보지 않고 개인 훈련에 몰두하며 이를 악 물었다고 한다.

고명진과 같은 처지였던 고요한도 같은 심정이었는지 궁금했다. 이에 조금 다르지만 비슷한 답변이 돌아왔다. "월드컵 경기는 다 챙겨봤다. 특히 아르헨티나와 스페인을 좋아하기 때문에 경기를 보면서 많이 배웠다."라면서도 "한국전 경기도 다 봤는데, 청용이와 성용이가 월드컵에서 뛰는 모습을 보고 자극도 많이 받았다."라며 그 역시 이번 월드컵이 좋은 자극제가 됐다고 고백했다.

넬로 빙가다 서울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인터뷰를 하고 있는 고요한을 꼭 안아주면서 "데뷔골을 넣은 것을 축하한다."라며 웃음 가득한 얼굴로 따뜻한 말을 건넸다. 그 장면 만으로도 고요한이 빙가다 감독에게 어떤 기대를 받고 있는지 알 수 있었고, 순간 2007년 귀네슈 감독이 유망주에 불과했던 이청용과 기성용에게 '출세'의 기회를 열어줬던 일이 떠올랐다.

2007년 K-리그에 무서운 신예로서 이름을 알렸던 '쌍용'은 2010년 남아공월드컵 무대에서 화려하게 비상했다. 그리고 이들에게 자극받았던 고요한은 2010년 K-리그에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4년 뒤 브라질월드컵이 열릴 때쯤, 그 때는 고요한이 또 다른 신예들에게 자극을 줄 큰 선수로 성장해 있을 것을 기대해본다.

[사진=FC서울의 기대주 고요한 (C) 엑스포츠뉴스 남지현 기자]
 



전성호 기자 pres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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