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7.01.12 13:46 / 기사수정 2007.01.12 13:46
[엑스포츠뉴스 = 이우람 기자]
최근 때아닌 박지성 '논란'이 거세다.
열풍이나 신드롬이 아닌, 그를 향한 갑작스러운 논란이 최근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그 어느 때보다 여러 축구 관련 게시판에도 박지성에 대한 걱정 어린 시선이 많이 보인다. 특히 지난 뉴캐슬, 아스톤 빌라 전에서의 불안한 활약상을 보인 뒤에는 그를 둘러싼 논란의 규모(?)도 커지고 있다. 연일 박지성과 관련된 얘기가 헤드라인에 오르는 것만 봐도 이를 쉽게 알 수 있다.
이렇게 박지성과 관련된 얘기는 대부분 내용인즉, 마지막쯤 둔탁한 퍼스트 터치를 문제 삼으며 마무리 짓고 있다. 공을 처음 잡을 때 자세가 안정적이지 못하다는 것이다.
이렇게 박지성에 대한 지적과 걱정이 섞인 얘기들이 공론화되면서, 심하면 박지성이 축구선수로서 기본기가 부족하다는 등, 맨유의 일원으로 오래 버티지 못할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까지 나오고 있는 모습이다.
세계 최고의 명문 구단에서 뛰는 박지성이기 때문에, 앞서 언급한 이런 논란은 응당 당연해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기본기와 같이 선수기량의 문제점만을 꼬집어내고 보완이 시급하다고 단정 짓기에는 논의할 때가 아닌 듯하다. 이는 당장 개선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 많은 경기를 출전하며 경험을 쌓음으로써 해결될 부분이기 때문이다.
지나치게 박지성을 맨유의 중심에 둔 채, 생각하는게 아닌 지 염러스럽다. 축구 선수 박지성은 절대 테크니션도 아니고 골게터도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박지성의 단점이 들리는 걸 보면 너무 눈에 보이는 부분만 짚고 있는 게 아닌가 한다.
박지성은 당장 국가대표에서도 가장 좋은 퍼스트 터치로 위력적인 돌파를 하는 선수가 아니며, 또 대표팀에서는 그보다 더 많은 골을 넣는 선수가 있다. 박지성은 단지 그것을 상쇄할 뿐이다.
맨유 안에서도 무턱대고 당장 박지성과 같은 포지션에서 경쟁하는 라이언 긱스, 크리스아누 호나우두를 비교하기엔 분명 무리가 있다. 박지성은 일단 프리미어리그 경험 '짬'에서도 긱스와 호나우두를 못 따라간다.
프리미어리그가 여타 프로리그가 똑같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기후 적인 환경만 고려해봐도, 프리미어리그는 성공하려면 여타 다른 리그보다 적응기가 많이 필요할 곳이다.
습기가 찬 날씨는 공과 잔디에 물기를 가득 차게 하고, 미끄러운 잔디에는 거의 슈팅과도 같은 강도와 속도의 패스들이 굴러온다. 그뿐만 아니라, 찰거머리처럼 붙는 덩치 큰 상대 수비수들은 무서운 태클을 가차없이 날리는 곳이다.
그런 곳에서 1990년 데뷔한 긱스는 말할 것도 없고, 최근 박지성과 많이 비교가 되는 팀 동료 크리스티아누 호나우두의 활약 역시 4년이라는 충분한 시간이 있었기에 오늘날의 대단한 활약을 이끌어 낼 수 있었던 것이다.
현재 박지성에게 필요한 건, 테크니션으로 화려한 돌파나 골게터로서 득점이 아닌 충분히 팀에 녹아들어 승리에 기여할 수 있는 넉넉한 출전 시간이 필요하다. 둔탁한 퍼스트 터치는 개인 기량으로 보일 수 있어도, 발재간이 아니기 때문에 적응하면서 배워 나가는 축구 센스로 만회할 수 있는 부분이다.
그렇게 박지성이 일단 윙어로서 프리미어리그 적응을 완전히 마친다면, 현재 지적받고 있는 여러 문제점도 금방 개선될 수 있다. 일차적인 돌파력만 있으면, 자신감도 붙어 충분히 많은 득점도 기대할 수 있다.
박지성은 순간 움직임, 공간 창출을 갖춘 특이한 장점으로 퍼거슨 감독이 직접 데려온 인재다. 그리고 3개월 동안의 공백 기간에서 돌아온 지 이제 한 달도 채 되지 않았다.
박지성은 전 소속팀인 PSV에서도 부상 후에 떨어진 감각과 홈 팬들의 야유로 힘든 시기를 보내기도 했었지만, 위기를 계기로 전화위복을 삼아 한 단계 도약했다.
차라리 지금이 그때보다 상황이 좋을지도 모를 일이다. 부상 회복 후 인터뷰에서도 그랬듯이 PSV 시절에는 보여준 것도 없이 재활했었기 때문에 상당히 조급했던 반면에 현재는 믿어주는 동료와 감독 팬들이 있다. (맨유 수비의 핵인 리오 퍼디난드는 자서전에서 박지성의 중요성에 대하 언급한 바 있다.)
그리고 축구 선수가 약 한 달 정도 축구를 하지 않았을 경우에도 예전 경기력을 회복하는 데에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고 하는 걸 감안하면, 오히려 현재의 평가는 기대 이상이 아닐까. 빠른 속도로 경기감각을 회복하고 있고, 비록 볼을 터치하는 감각은 다소 떨어져 있더라도 동료와의 연계 플레이라든지 흐름에 적응하는 속도도 눈에 띄게 좋아지고 있다.
너무 조급해하지 말자. 지금 보일 비판은 올 시즌이 끝난 후에 해도 늦지 않다. 매번 늦은 시간 주말 TV 앞에서 혹시 보일지도 모를 섣부른 걱정과 조급함을 대신해 느긋하게 박지성의 확실한 성장을 지켜보는 건 어떨까?
[사진ⓒManut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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