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이동현 기자] KIA 타이거즈의 장기 침체가 결국 16연패까지 이어졌다. 여기저기서 그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경기 내용도 문제지만 팀을 둘러싼 난기류가 더 걱정스럽다.
가장 큰 문제는 역시 팀 분위기다. 연패하는 팀의 공통적인 문제가 고스란히 나타나고 있다. 늘 하던대로 훈련을 하는 것 같은데 어딘지 모르게 어수선하다. 더그아웃 안 공기가 유난히 무겁게 느껴진다. 아무도 입을 열지 않아서다.
KIA 조범현 감독은 비로 취소된 7일 잠실 두산전에 앞서 '경기 중에도 여러 대의 카메라가 나만 잡고 있는 것 같았다'며 최근의 마음고생을 털어놨다. KIA 더그아웃의 이런 분위기는 잠실 두산전을 치른 3일 내내 똑같았다.
8일 경기에서 두산에 2-5로 져 16연패가 되자 화가 난 팬들은 '실력 행사'에 나서기도 했다. 선수들이 탄 구단 버스를 가로막고 출발을 막았다. 일부는 조범현 감독의 개인 차량이 주차장을 빠져나가는 걸 저지해 조 감독의 사과를 받아내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코칭스태프와 흥분한 팬 사이에 욕설이 오갔다는 오해가 발생해 모 코치의 사과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한때 높아지기도 했다.
KIA 팬들의 속앓이는 경기 중 관중석에서 이미 확인할 수 있었다. '전국구 구단'이라는 멋들어진 별명이 무색할 정도로 3루측 KIA 응원석에는 빈 자리가 많았다. 6일과 8일에 잠실 구장을 찾은 관중수는 두 경기를 합쳐봐야 2만4천여명에 불과하다.
축구 월드컵 열기가 한창이던 지난달 말에도 두산과 KIA의 맞대결에는 평균 1만7천명 이상의 관중이 몰렸다. 이번에는 평일 3연전이었다는 점과 날씨가 좋지 않았다는 사실을 고려한다고 해도 KIA 응원석은 유난히 썰렁해 보였다.
[사진 = KIA 더그아웃 ⓒ KIA 타이거즈 제공]
이동현 기자 hone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