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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 만의 40홈런 가시권 들어선 이대호

기사입력 2010.07.09 08:50 / 기사수정 2010.07.10 10:20

김진성 기자

[엑스포츠뉴스= 김진성 기자] 이대호가 진정한 홈런 타자로 거듭나고 있다.

롯데 이대호는 올 시즌 4년 전에 달성했던 타격 트리플 크라운(홈런-타율-타점 3관왕)의 재현을 노리고 있다. 도루를 제외한 타격 전 부문에서 그의 활약은 놀랍다. 그런데 그가 타격 트리플 크라운에 도전한다는 사실만큼이나 대단한 건 바로 폭발적인 홈런 페이스다. 지난 8일 창원 넥센전에서 시즌 25, 26호 홈런을 연이어 쏘아 올리며 7년 만의 40홈런도 가시권에 들어섰다.

트리플 크라운보다 진짜 홈런왕
이대호는 현재 타율 3할6푼8리 26홈런 80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타점은 팀 동료 홍성흔에 이어 2위지만 홈런과 타율은 선두를 지키고 있다. 타점 1위 홍성흔과의 차이는 불과 9개뿐. 그래서 이대호도 공공연하게 "난 (홍)성흔이 형만 따라갈 것" 이라며 타점왕을 놓치고 싶지 않다는 뜻을 드러냈다.

따라서 올 시즌 그의 4년만의 2번째 트리플 크라운은 쉽게 장담할 수 없다. 그러나 그는 이미 리그 최정상급의 타자다. 트리플 크라운에 실패한다고 해도 그의 타격 능력을 깎아내릴 사람은 없다. 게다가 그는 올 시즌 현재 페이스라면 무려 43홈런을 쳐낼 수 있다. 이는 일본 프로야구에서 뛰고 있는 이승엽이 삼성 선수 시절인 2003년(56홈런), 1999년(54홈런), 2002년(47홈런)에 기록한 홈런에 이어 단일 시즌 최다 홈런 4위 기록이며, 역대 6번밖에 없었던 40개 이상 홈런왕 계보에 7년 만에 7번째로 이름을 올릴 수 있게 된다.

이대호는 07시즌 29개의 홈런을 때린 것이 개인 최다 기록이다. 아직 단 한 번도 30홈런 고지에 올라본 적이 없었던 그가 올 시즌 단숨에 40홈런을 기록하면 트리플 크라운 이상의 가치를 지니는 진정한 최정상급 홈런 타자라는 프리미엄을 얻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 혹시라도 그가 훗날 해외진출을 도모한다면, 타격 트리플 크라운 2회보다 40+ 홈런왕 타이틀이 더 값질 수도 있다. 그만큼 야구선수의 경력에 40+ 홈런타자의 매력은 대단한 것이 사실이다.

무결점 타자로 진화
이대호는 올 시즌 기술적으로 거의 완벽한 모습이다. 왼쪽 어깨가 일찍 열리지 않은 상태에서 타격 포인트까지 배트를 수직으로 유지한다. 그만큼 타격의 범위가 넓다. 그래서 그는 항상 바깥쪽 코스를 강하게 밀어치며, 타구의 질도 뛰어나다. 타격 후 왼팔이 등 뒤로 넘어가면서 팔로우 드로우가 끝까지 이뤄진다. 그래서 타구가 끝까지 살아서 뻗어나간다.

그런데 지난 시즌에는 스트라이드의 리듬이 맞지 않으면서 테이크백이 커질 때가 있었다. 당연히 변화구에 타이밍을 맞추기가 어렵게 되고, 변화구에 대한 부담은 곧 확실한 자기 스윙을 주저하는 원인이 돼 지난 시즌에도 30개 이상의 홈런을 때리지 못했다.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했던 06시즌 때도 이러한 현상이 종종 있었다. 그러나 올 시즌은 예년과 달리 어떤 구질이 와도 스트라이드가 일정하다. 직구-변화구에 관계없이 자신의 리듬으로 타격한다. 테이크백의 크기가 일정해지며 팔로우 드로우까지 부드럽게 연결이 된다.  당연히 홈런과 안타를 자유자재로 생산하게 되는 것이다.  

홈런의 영양가도 만점이다. 잡아당긴 홈런이 15개인데 밀어서 넘긴 홈런도 7개나 된다. 가운데로 넘어간 홈런이 4개다. 솔로 홈런과 2점 홈런의 비중이 11개와 12개로 가장 많지만, 동점과 1점차 상황에서 쏘아 올린 홈런이 7개와 6개다. 득점권에서 때린 홈런도 7개였다.  

올 시즌 그는 5월까지 10개의 홈런에 그쳤지만 6월부터 무려 16개를 쳐내고 있다. 지난 시즌에도 7월 이후에만 15개의 홈런을 쳐냈던 경험이 있다. 후반기에도 페이스가 처지지 않을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방증이다. 물론 체력적인 문제 때문에 한두차례 슬럼프가 찾아올 수도 있다. 그러나 현재 그의 타격 기술은 장기 슬럼프의 가능성을 차단하고 있다. 게다가 그를 감싸고 있는 홍성흔과 가르시아의 존재감을 생각한다면, 투수들이 쉽게 그를 피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그는 8일 창원 넥센전에서 멀티 홈런을 친 이후 "팀의 4강 싸움이 우선이다. 개인 타이틀에 대한 욕심을 버리고 경기에 임하고 싶다" 며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홈런은 욕심을 내면 더 나오지 않는 법. 욕심을 덜어내겠다는 그의 생각이 오히려 홈런 생산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7년 만의 40홈런에 조금씩 다가서고 있는 이대호의 행보가 예사롭지 않다.

[사진= 이대호 (C) 엑스포츠뉴스 DB]



김진성 기자 pres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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