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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으면 행복해진다…뮤지컬 '빅피쉬' 한 편의 따뜻한 동화 같은 [엑's 리뷰]

기사입력 2020.01.03 11:25 / 기사수정 2020.01.07 01:08


[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한 편의 동화책을 읽는 것처럼 기분 좋은 미소가 번진다. 

CJ ENM이 글로벌 공동 프로듀싱한 뮤지컬 '빅 피쉬'가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한국 초연 중이다.

뮤지컬 '빅피쉬'는 가족을 위해 위대해질 수밖에 없었던 허풍쟁이 아버지 에드워드의 과거와 현재, 상상을 오가는 이야기다. 다니엘 월러스의 원작 소설(1998)은 물론 팀 버튼 감독의 영화(2003)로도 잘 알려졌다. 뮤지컬로는 2013년 미국 브로드웨이에서 첫 선을 보였다.

디즈니, 드림웍스 연출가 스캇 슈왈츠의 한국 진출작이다. 영화 ‘알라딘’, ‘찰리와 초콜릿 공장’ 각본가 존 어거스트가 상상력을 발휘했다. 앤드류 리파 작곡가가 미국 블루그래스와 남부 음악에서 영향을 받아 넘버를 작곡했다.
에드워드 볼룸은 아들 윌의 축구 경기에 참석하지 못해 미안해하고,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려주는 평범한 아빠다. 하지만 그가 지나온 길은 놀랍도록 남다르다. 비록 능청스러운 허풍이 가미됐지만 모험가부터 로맨티시스트, 마을 최고의 슈퍼스타, 나라를 구한 전쟁 영웅까지 누구보다 위대한 남자다.


뛰어난 원작이 있는 경우 만족스러운 결과물을 얻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대중에게 익숙하게 다가가는 장점은 있지만 소설의 섬세한 상상력과 영화의 시각적 효과를 구현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빅 피쉬’ 역시 아쉬운 부분이 있다. 따뜻한 힐링극의 본분을 다하긴 하나 무대의 한계를 완전히 극복하진 못한다. 숲속, 병원, 서커스, 학교 등 시간을 오가며 여러 배경이 등장하다보니 원작을 읽지 않으면 내용을 완벽하게 숙지하지 못할 수 있다. 앨라배마 농장에서 태어난 한 농부의 아들이 큰 세상으로 나가고 싶은 열망을 담은 대서사시를 뮤지컬이란 장르에서 표현하기에는 다소 부족해 보인다.

마지막 장면을 위해 150분을 달려온 느낌이다. 에드워드에게는 그가 믿은 게 곧 진실이었다. 마녀, 늑대 인간, 거인 이야기 뒤에 숨은 진실이 드러나고, 거짓과 진실을 가려내려했던 윌이 비로소 에드워드를 이해하면서 예상하지 못한 감동이 밀려온다. 이 작품은 현실 그대로가 아닌 즐거움을 주는 요소를 더해 인생을 재밌게 살라는 메시지를 담는다. ‘거짓이 진실이 되는 순간, 믿으면 행복해진다’는 메시지를 각인시키며 여운을 남긴다. 

‘이야기의 주인공’, '낯선 느낌', ‘수선화’ 등의 넘버가 기억에 남는다. 무대는 아기자기하고 따뜻한 느낌을 풍긴다. 수많은 수선화 속에 에드워드가 산드라에게 프러포즈하는 장면이 백미다. 다만 판타지 요소를 곳곳에 품은 뮤지컬이지만 소품은 아날로그 분위기가 난다. 마녀, 늑대 인간, 거인 등이 조금은 유치하게 구현돼 몰입도가 떨어진다. 

최근 tvN ‘쌉니다 천리마마트’ 등 안방에서 활약한 박호산이 무대로 돌아왔다. 10대부터 70대까지 오간다. 청년 에드워드로서는 아내 산드라에게 한 눈에 반해 적극적으로 직진하는 순수함을, 아빠 에드워드로서는 아들이 이야기의 주인공이 되길 바라는 마음을 전달한다. 발성과 딕션은 아쉽다. 대사와 노랫말을 관객에게 정확하게 전달해야 하는 뮤지컬인 만큼 시원한 성량과 명확한 발음이 필요해 보인다. 

에드워드의 영원한 첫사랑인 아내로 분한 김지우는 젊은 산드라와 나이 든 산드라를 이질감 없이 오간다. 젊은 날의 사랑스러움을 비롯해 가족에게 의지가 되는 다정한 중년의 아내, 엄마를 자연스럽게 표현한다. 또 다른 주인공 김성철은 에드워드와의 갈등을 표출하지만 이후 아버지의 과거를 따라가며 그를 이해하는 윌을 연기한다. 감정의 폭이 큰 역할이며 넘버 소화력이 눈에 띈다. 극 자체가 많은 것을 담으려 하다 보니 윌의 감정선이 급하게 마무리된 느낌은 있다.

‘빅 피쉬’는 내년 2월 9일까지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공연한다. 150분. 8세 이상 관람.

khj3330@xportsnews.com / 사진= 엑스포츠뉴스DB, CJ ENM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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