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6 0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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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으로 결승 이끈 '명장' 마르바이크 감독

기사입력 2010.07.07 07:09 / 기사수정 2010.07.07 07:09

김지한 기자



[엑스포츠뉴스=김지한 기자] 주요 국제 대회마다 이렇다 할 인연을 맺지 못했던 '오렌지 군단' 네덜란드가 마침내 월드컵 첫 우승 기회를 잡았다. 네덜란드는 7일 새벽(한국시각), 남아공 케이프타운에서 열린 2010 남아공 월드컵 준결승전 우루과이와의 경기에서 3-2 신승을 거두며 32년 만에 월드컵 결승에 진출했다.

베슬리 스네이더, 아르연 로번 등 주축 선수들의 활약이 빛났지만 이 선수들의 역량을 결집시킨 베르트 판 마르바이크 네덜란드 대표팀 감독의 역량도 대단했다.  판 바스턴 감독의 뒤를 이어 2008년 8월부터 오렌지 군단을 이끌고 있는 마르바이크 감독은 이전 팀과는 비교할 수 없는 안정된 전력을 만들어내며 패배 의식에 젖었던 팀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그리고 32년 만에 월드컵 결승 진출이라는 쾌거를 이뤄내며 명장 반열에도 오를 수 있게 됐다.

2000년, 네덜란드 명문 페예노르트를 이끌며 팀을 상위권으로 끌어올리는데 큰 역할을 해내면서 네덜란드 내에서 주목받았던 마르바이크 감독은 화려하지는 않지만 안정감 있는 공-수 균형을 통해 '지지 않는 팀'의 면모를 갖추면서 네덜란드 축구를 탈바꿈시켰다. 세대교체를 통해 베테랑과 신예들의 적절한 조화까지 이뤄내며 '호화군단'의 진용을 갖췄고, 이를 바탕으로 탄탄한 조직력을 갖추면서 예선부터 준결승전까지 단 한 번도 비기거나 패하지 않는 '무적 팀'을 만들어냈다.

물론, 마르바이크 감독의 전술은 이전 감독들과 다르게 '공격적이지 않고 수비적'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 것이 사실이었다. 하지만 네덜란드의 국제대회 우승 한을 풀기 위해 마르바이크 감독은 자신의 전술을 그대로 밀어부쳤고, 선수들 역시 주어진 전략에서 자신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하며 매 경기마다 승리를 챙겼다. 잇따른 승리에 도취되는 것보다는 그 다음을 준비하는 자세로 선수들의 정신력 무장도 강조해 온 마르바이크 감독은 결국 자신이 옳았다는 것을 증명해 보이면서 결승 진출의 기쁨을 누릴 수 있었다.

자신과 함께 한 선수를 믿은 것도 돋보였다. 페예노르트 감독 시절, 자신과 갈등을 빚었던 로빈 판 페르시를 과감하게 믿고 기용하며 그를 주축 자원으로 활용했고, 부상으로 출전이 불투명했던 아르연 로번 역시 남아공까지 데려오면서 신뢰를 저버리지 않았다. 슬로바키아와의 16강전 이후 선수 간 불화설이 있을 때도 마르바이크 감독은 중간에서 수습하면서 팀 분위기를 추스르는데 온 힘을 쏟았고 결국 8강에서 브라질을 꺾는 상승세로 이어질 수 있었다.

선수 시절 이렇다 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던 아쉬움을 감독 지도자를 통해 마음껏 풀어내고 있는 마르바이크 감독. 과연 네덜란드의 국제 대회 우승 한을 풀어내는 첫 감독의 주인공이 될 수 있을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

[사진 = 마르바이크 감독 (C) Gettyimages/멀티비츠] 



김지한 기자 pres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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