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도서관 공익 폭행 사건, '갑질 VS 법 악용' 양측 주장 엇갈려…진실은?(인터뷰)

인터넷상에서 논란이 된 일명 '도서관 공익 폭행 사건'에 대한 양측의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관련돼 진행된 형사 고소건은 불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된 상태인 것으로 밝혀졌다.

27일 '공익근무요원 A씨'는 인터넷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 공익 갤러리'에 자신이 담당 공무원으로부터 폭언과 폭행을 당했다는 내용을 담은 글을 게재했다. 글에는 전치 4주의 '인대 파열' 병명의 진단서 사진도 첨부됐다. A씨는 글에서 '담당 공무원 B씨(남성)'에 대해 고소를 진행 중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관련 내용이 네티즌들의 관심을 끈 가운데 이번 일은 일명 '도서관 공익 폭행 사건'이라 불리며 인터넷상에서 화제가 됐다. 앞서 전날 '마스크 공익 사건'이 화제가 된 뒤 터져나온 유사한 이슈이기 때문이다.

tvX는 이번 일에 대해 양 당사자 및 도서관 측 관계자와 전화 인터뷰를 통해 입장을 들었다. 양측은 '고의적인 폭행'과 '경미한 부딪힘'이라며 엇갈린 입장을 보였다. 또한, 고소 건은 불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 공익근무요원 "고의로 발가락 사이 쳤다…사과는 커녕 폭언만"

A씨는 업무 중 B씨가 북카트를 고의로 자신에게 밀어 다쳤다는 입장이다.

A씨는 27일 tvX와의 전화 통화에서 "지난 9월 17일 오후 12시께 모 구립도서관 2층 종합자료실에서 B씨 책을 실어 나르고 온 뒤 빈 카트를 밀고 오던 중 이동 경로상에 자신이 있음에도 피하지 않고 북 카트 바퀴로 자신의 왼발 엄지발가락과 검지 발가락 사이를 쳤다. 이로 인해 좌측 발등 인대(리스프랑 인대)가 파열되는 전치 4주 부상을 입었다"고 주장했다.

A씨는 tvX에 "당시 '이 정도 수준은 폭력이다'며 항의했지만, B씨는 '그럴 거면 피하지 그랬어요'"라고 답해 할 말을 잃었다"고 주장했다.

A씨는 "사고 직후 처음에는 큰 부상은 아닐 것이라 생각해 점심을 먹다가 통증이 갑자기 너무 심하게 느껴졌다. 근처에 정형외과가 멀어 가기 여의치 않아 구급차를 불러서 병원 응급실에 갔다. '엑스레이 촬영 사진에는 별 문제가 없으나, 미세 골절 또는 관절 문제일 수 있다'는 진단을 받고 반깁스를 하고 근무지에 복귀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사고 당시 A씨가 부딪힌 카트(중앙 흰색)


그는 "이후 B씨가 고의였는지 실수였는지를 떠나 사과를 할 것이라 기대했으나, 그러지 않았다. 반깁스한걸 보더니 '이제는 근무도 못 한다고 하겠네', 'A씨는 지하철에서 이렇게 밀면 사람들 쓰러져야 겠네?'라는 말을 했다"고 주장했다.

A씨는 사고의 고의 여부를 다투다 자신이 "살짝 부딪혔으면 응급실에 갖겠냐"고 반문하자, B씨는 "'뇌피셜(머리 속으로 사실이라고 상상함)'로 갔겠지. 뇌피셜의 고통이지 그게"라고 맞받아쳤다며, 당시 상황이 담긴 녹음 파일도 공개했다.

A씨는 "17일 하루 병가를 냈고, 이후 20일 병원에서 '제1·5중족골 타박상'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이 진단서로 공상(公傷) 처리 조치를 받았다"며 "그럼에도 8주 동안 발이 낫지가 않아 정밀 검사를 했더니 '인대가 살짝 파열됐다'며 '왼쪽 리스프랑 인대 파열' 진단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A씨는 "'B씨에게 사과를 왜 하지 않는지, 일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공단 측에 문의했으나 '얘기는 다 들었다'는 답만 들었을 뿐 별다른 조치가 없었다. 이에 상해 건으로 경찰에 고소장을 접수한 상태다. 공단 측의 답변을 듣고 싶어 이후 강동구청에 민원을 넣었는데, '현재 수사 진행 중인 관계로 징계 절차 등에 대한 민원 처리를 진행할 수 없다'는 취재의 서면 답변을 받았다"고 밝혔다.

A씨는 "공단 측의 답이 없어 감사팀에도 찾아가 봤지만, 실질적인 결과나 재발 방지책에 대해 듣지 못했다"고 밝혔다.

A씨는 "사고 전부터 양쪽 무릎에 연골 연화증이 있는 상태였는데 하루에 책 약 7000권에 대한 정리 작업을 지시받아 '힘들다'고 얘기 한 상태였다"고 덧붙였다.


■ 담당 공무원 및 관계자 "A씨 평소에도 문제 많아…배려해줬는데 결국 일 터졌다"

B씨는 A씨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빈 카트를 끌다 좁은 통로에서 다리를 꼬고 있는 A씨를 피해 가려다 발끝에 카트 기둥 부분이 살짝 닿았을 정도'라는 것이다. '게다가 당시 A씨는 신발을 신고 있었기 때문에, 상식적으로 큰 부상이 일어날 수 없는 상황'이라는 취지의 주장을 했다. 

B씨는 "A씨는 카트를 끌고 이동해야 하는 좁은 통로에서 무릎이 아프다며 다리를 뻗고 있었다. '사람들이 지나갈 때 정보만 무릎을 구부려 주거나 비켜줄 수 없느냐'고 얘기했다. 그렇게 서너 번 얘기를 한 뒤에도 다리를 뻗고 있길래, 빈 카트를 밀던 중 다리를 피하다 발끝을 살짝 부딪혔다. 날카로운 모서리가 아니라 기둥 부분에 닿았고, (A씨가) 발을 감싸 쥐거나 소리를 지르지도 않았다. 당시 A씨가 나를 보며 '조심하세요'라 하기에 나도 '미안'하고 지나갔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B씨는 A씨가 큰 부상을 입은 것은 납득이 가지 않는다는 반응이다.

B씨는 "사고 장면 CCTV가 확보되어 있다. 사람이 끄는 정도로 부딪힌 거라 경찰 조사에서도 '사람이 다칠 수준이 아니다'라고 했다. 지하철에서 발을 밟힌 정도의 약한 타격일 수 있는데, 응급실 가서 깁스를 하고 오는 거다"며 "부딪힌 장면과 A씨가 이후 나갈 때 CCTV 장면을 보면, 옷을 갈아 입으며 (부상당한)왼쪽 다리로 한 발로 서는 장면도 있다. 다친 사람이라면 그러겠나. 제가 일을 시키니까 악감정으로 한 것 같다"고 주장했다.

A씨가 가진 녹음 파일 대화 내용에 대해 B씨는 "전혀 사람이 다칠만한 상황이 아닌데, 엄살 부려서 깁스를 했다 생각해 말이 곱게 나가지 않은 부분은 있다. 그 친구는 머릿속에서 부풀려서 얘기하는 친구다"라고 주장했다.

B씨는 "팩트만으로 경찰 조사를 받았고, 경찰은 CCTV를 보고 불기소 처분(불기소 의견 검찰 송치)를 했다"고 말했다.


▲A씨가 제출한 진단서

'도서관 관계자'는 C씨는 직원들과 협업 시 의사소통이 원활지 않아 어려움이 많았다는 입장이다. 

C씨는 tvX에 "도서관은 민원 응대와 협업이 필요한데 (민원 응대나 직원과 협업시)'본인을 무시한다'거나 '험하게 다룬다'고 느끼는 경우가 많았다. 정신적 문제나 무릎·허리 통증 등의 육체적 문제도 호소했다. 진단서를 제출하고 복무 중단 뒤 치료·재검 등을 권유했으나 A씨가 거절했다. 그러면서 '자기는 배려해줘야 하고 특별히 해줘야 한다'고 했다. (A씨에 대해)여러 차례 도서관 내부나, 공단 본부 사회 복무 요원 담당자와의 면담도 진행했다"고 주장했다.

C씨는 "면담 중 깜짝 놀랄 정도의 폭언을 듣기도 했다. A씨로부터 폭언을 들은 직원이 여러 명이다. 호의적으로 대하고 병가를 내주고 면담도 했지만, 두 손 두 발 다 들 정도였다. 다른 기관으로 전출을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라고 덧붙였다.

B씨는 A씨가 자신에게 과도한 업무를 시켰다는 주장을 반박하며 '오히려 많이 배려했다'는 입장을 보였다.

B씨는 "000~999까지 1000개의 분류 중 500~700사이를 '정배가(책이 제 자리에 꽃혀 있는지 확인하고 위치를 바로 잡는 일)'를 A씨에게 분담시켰다. 전체 10개 중에 2개 반 꼴이고, 책 권수가 많은 800번대(문학 영역)은 배려 차원에서 주지 않았다. 7000권의 책을 모두 분류하는 게 아니라 틈틈이 보면서 (잘못꽃혀진 책을)찾는 거다. 과중한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처음에는 데스크에 앉아 대출 받는 등 민원일 상대 업무를 줬는데, 민원인과 마찰이 잦았다"며 "(A씨와 B씨가 근무하는)2층 종합자료실에는 오전에 사람이 두 명밖에 없어 일을 시켰는데, 이에 대해 악감정을 빌미로 (이런 일)을 일으키지 않았나 싶다"고 
 덧붙였다.

B씨는 형사 고발과 관련된 재판이 무혐의로 종결되면, 무고죄로 A씨를 고소할 것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B씨는 A씨에 대해 "약자를 위해 마련된 법망을 자신을 위해 악의적으로 이용하고 있다"며 "이 친구(A씨)가 신문고에 (도서관 관련 일 등을) 투고하는 걸 알았지만, 그냥 보고 있었다. 그런데 이번에 커뮤니티에 글을 올리는 것을 보고 더 이상 보고 있을 수 없다는 생각이다. 공격 타격이 나였다가 관계자였다가 서울시 전수 조사 글까지 올린 거로 알고 있다. 말도 안 되는 일에 대해 우리가 답변을 하느라 업무가 마비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B씨는 "검찰 쪽에서 최종 결론이 어떻게 나느냐를 보고, 사건이 무혐의로 종결되면 저도 가만히 있기만 할 생각은 없어졌다"며 무고죄로 A씨를 고소할 뜻도 내비쳤다.

tvX 백종모 기자 phanta@xportsnews.com / 사진=공익근무요원 A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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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종모 기자 phanta@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