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6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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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축구. 중동 징크스 깰까?

기사입력 2006.12.12 07:21 / 기사수정 2006.12.12 07:21

손병하 기자
[엑스포츠뉴스 = 손병하 축구 전문기자] 카타르에서 계속되고 있는 2006 도하 아시안게임에서 4강에 진출한 한국 축구대표팀이, 12일 밤 10시(한국 시각) 중동의 이라크를 맞아 금메달로 가기 위한 중요한 일전을 치른다.

지난 10일 북한과의 8강전에서 예선과는 달리 훌륭한 경기력을 선보이며 분위기 반전에 성공한 대표팀은, 이번 대회에서 돌풍을 일으키고는 있지만 객관적인 전력에서 뒤지는 이라크를 잡고 결승에 진출하겠다는 각오다. 분위기도 우리 대표팀이 좋다. 경고 누적으로 8강에 나서지 못했던 박주영이 돌아오고, 무릎 부상으로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는 김동진을 제외하면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는 선수는 없다. 게다가 예선 3경기를 힘겹게 치르면서 심한 마음고생을 했었지만, 북한전 완승으로 전체적인 팀 사기나 분위기도 한껏 고조되어 있다

반면 이라크는 준결승에 진출하긴 했지만, 상처가 너무 컸다. 우즈베키스탄과의 8강 경기에서 무려 7장의 옐로카드를 받으며 한국과의 4강전에 출전하지 못하는 선수가 생겼고, 연장까지 치르면서 비교적 짧은 시간 안에 펼쳐지는 경기도 부담스럽다.

20년 만의 금메달을 향한 대표팀의 도전이 중동의 매서운 사막 바람을 앞세운 이라크를 넘어 결승에 진출할 수 있을지, 대한민국과 이라크의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4강전을 세 가지 관전 포인트로 짚어본다



▷ 올해 이란과의 평가전에서 활약한 이호 ⓒ 엑스포츠뉴스 강창우 기자

상승세 이어가나?

이라크와의 준결승에서 가장 관심을 모으는 부분은 북한과의 8강에서 보여줬던 신명나는 경기력을 이라크와의 경기에서도 이어갈 수 있을까? 이다. 첫 경기인 방글라데시전을 시작으로 베트남 바레인과 예선 경기를 가졌던 대표팀은 세 경기 모두 실망만을 안겨주며 금메달에 대한 전망을 어둡게 만들었었다.

적지 않은 불안감을 연출했던 수비진이나 경기를 장악하지 못했던 미드필더들에 대한 고민도 그랬지만, 무엇보다 약체들을 상대로 경기당 평균 두 골에 그친 공격력에 대한 아쉬움이 컸었다. 게다가 투지와 집중력이라는 정신력에 있어서도 대표팀은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었다.

하지만, 북한과의 8강전은 달랐다. 포백은 효과적인 지역 방어와 탄탄한 대인 방어를 두루 선보이며 빠르고 저돌적인 북한의 공격진을 잘 막아냈고, 미드필더들도 압박과 공격 전환 시 예리한 패스들이 살아나면서 경기의 주도권을 쥐는 데 일조했다. 또, 공격진들도 이가 들어맞는 조직력과 개인기를 선보이며 북한의 골문을 세 번이나 열어 젖혔다.

이런 대표팀의 상승중인 경기력이 이라크와의 준결승에서도 가감 없이 발휘된다면, 결승으로 가는 길은 더욱 쉬울 것을 보인다. 비록 이라크가 대회 돌풍을 일으키며 선전하고는 있지만, 객관적인 전력에서 앞서는 한국 축구가 상승세를 놓치지만 않는다면 북한고의 경기보다 더 쉬운 경기가 될 수 있을 전망이다.

중동 징크스는 이제 그만 예전보다야 많이 좋아졌지만, 중동에서 치르는 중동 국가와의 대결에서 한국 축구는 항상 고전을 면치 못했다. 먼 예를 들지 않더라도 지난 바레인과의 예선 마지막 경기만 놓고 봐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바레인전에서 대표팀은 전반에 고작 1개의 슈팅을 기록하는 데 그치며 한 수 아래라고 평가받던 바레인에 경기 주도권을 완전히 빼앗긴 채 끌려다녀야 했다. 우리가 특별히 바레인에 그렇게 밀릴 이유가 전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유달리 고전을 면치 못하며 힘겨운 싸움을 펼쳐야 했다.

따라서 이라크와의 준결승전은 이라크와의 실질적인 경기뿐 아니라 ‘중동’이라는 보이지 않는 징크스와의 대결도 함께 펼쳐야 할 것으로 보인다. 기후와 온도 같은 기본적인 주변 여건도 그렇지만, 무엇보다 중동 국가와의 대결에서 고전했던 기억을 완전하게 떨쳐내야 한다.

결승에 진출하더라도 카타르와 이란이라는 또 다른 중동 국가와 금메달을 놓고 다퉈야 하는 만큼, 준결승에서 이라크를 완벽하게 제압하며 중동 징크스란 지긋한 악몽에서도 완전히 벗어나야 한다. 

김동현 최성국, 골 맛 볼까?

현재 아시안게임에 출전하고 있는 대표팀 공격수는 모두 6명. 박주영, 정조국, 김동현이 버티는 중앙 공격수들과 이천수, 염기훈, 최성국 등이 포진한 측면 공격수들이 그들이다. 이 가운데 러시아에서 날아온 김동현과 이번 시즌 K-리그 컵 대회에서 득점왕에 올랐던 최성국만이 득점을 기록하지 못하고 있다.

이천수와 박주영은 첫 경기인 방글라데시전에서 일찌감치 득점을 신고했고, 부진하던 정조국과 염기훈도 북한전을 통해 골 맛을 봤다. 최성국과 김동현이 비록 염기훈과 정조국 박주영 등에 밀려 출전 기회를 잘 잡지 못하고는 있지만, 능력이 충분한 선수들인 만큼 기회가 주어지면 언제라도 득점포를 가동할 준비는 되어있다.

특히 예선 세 경기와 8강전을 치르면서 수비수들인 김진규와 오범석, 김치우까지 득점을 기록한 탓에 공격수로서의 자존심도 걸려있다. 선발 출장은 미지수지만 교체 투입은 가능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짧은 시간에 얼마만큼 집중력을 갖고 상대를 공략하느냐가 중요한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걸출한 공격수가 없는 대표팀 공격진이기에 많은 득점 루트를 확보하면 할수록 핌 베어벡 감독의 경기 운용이나 용병술도 힘을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골 맛’을 보지 못한 이들 공격수들의 득점 여부는 중요하다. 특히 얼마 전 득남으로 ‘아빠’가 된 최성국이 아이의 탄생을 축하하는 축포를 직접 터트릴 수 있을지도 관심이 모이는 부분이다.




손병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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