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0.06.30 12:34 / 기사수정 2010.07.01 11:48
[엑스포츠뉴스=전유제 기자] 원정 월드컵 최초 16강 진출에 성공한 대한민국과 일본.
공교롭게도 16강전에서 만난 팀은 남미의 강호 우루과이와 파라과이였다. 그러나 남미의 벽을 넘지 못하며 8강 진출에 실패한 한일 양팀은 남미징크스를 끊지 못하고 이번 월드컵을 마무리했다.
이번 월드컵의 최대 이슈 중 하나는 아시아 축구의 부상이다. 아시아를 대표해 출전한 4팀 중 FIFA 랭킹이 가장 높았던 호주(20위)는 1승 1무 1패(승점 4점) 을 올렸지만 16강 진출에 실패했고 북한은 3전 전패로 세계의 벽을 실감했다. 그러나 아시아의 영원한 라이벌인 대한민국과 일본이 동시에 16강에 진출하며 아시아 축구의 발전을 한껏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아시아 축구의 가장 큰 특징은 강한 체력을 바탕으로 하는 많이 뛰는 축구이다. 실제로 16강전이 끝난 30일 현재, 일본은 4경기 동안 464.52km(연장전 포함)를 뛰어 미국에 이어 2번째로 많은 활동량을 보였다. 대한민국 역시 427.8km로 9번째로 많이 뛰는 등 한일 양팀은 강한 체력을 바탕으로 경기장을 넓게 썼다. 상대적으로 개인기와 체격이 뒤지기 때문에 중앙에서부터 강한 압박으로 상대의 공 흐름을 먼저 차단하고 스피드를 살린 역습으로 강팀을 상대했다.
그러나 한일 양 팀은 이번 월드컵에서 아쉬운 부분 중 하나는 세트피스와 상대 수비 외에 골을 거의 터트리지 못했다는 것이다. 대한민국이 터트린 6골 중 4골은 세트피스, 2골은 상대 실수로 얻어냈고 일본 역시 4골 중 2골을 세트피스에서 뽑아냈다. 정지된 상황과 상대 실수 외에 골을 터트릴 수 있는 패싱력과 창의적인 플레이의 부족은 남미팀과 명백한 차이점을 드러내며 무릎을 꿇고 말았다.
이에 비해 우루과이와 파라과이 등 남미팀은 '탈남미'를 외쳤고 결국 성공을 거두었다. 남미 축구의 가장 큰 특징은 유연한 몸놀림과 발재간 등 개인기에 의존하며 빠른 템포로 경기를 운영해 가는 것이다. 이번 월드컵에서 남미 축구는 이러한 특징에 조직력까지 더해지며 최고의 성적을 거두고 있다. 선수 개개인의 기량이 뛰어난 데다가 조직력까지 더해지니 선수들은 볼 점유율을 높여 갔고 서서히 상대를 압박해 가며 창의적인 플레이를 펼칠 수 있었다. 또, 그러한 창의적인 플레이를 한방에 골로 연결하는 골게터가 항상 있었다.
아르헨티나의 곤살로 이과인(레알 마드리드, 4골), 우루과이의 루이스 수아레즈(아약스, 3골), 브라질의 루이스 파비아누(세비야, 3골)등 중앙에서 조직력이 더해진 패스를 받아 한번에 골로 연결하는 골게터들은 남미팀에게는 웃음을, 한일 양팀에는 풀어야 하는 숙제로 남겼다.
또, 남미 특유의 다혈질 적인 모습을 버리고 동료들과 웃으며 서로 대화를 하며 경기를 풀어가는 모습은 확실히 남미 축구가 아시아뿐만 아니라 유럽을 넘어서기에 충분했다.
이에 한일 축구는 좀 더 많은 선수가 유럽 리그에 진출할 필요가 있다. 큰 무대에서 유럽, 아프리카, 남미 선수들과 경쟁하며 더욱 나은 선진 축구를 몸소 경험하고 협회 측에서는 남미팀과의 평가전을 유치하는 등 꾸준한 투자로 남미팀을 상대할 필요가 있다.
항상 유럽만 신경 쓴 한일 축구. 이번 월드컵을 통해 유럽뿐만 아니라 남미 쪽에도 고개를 돌려야 한다는 숙제를 안게 된 한일 축구이다.
[사진=차두리, 파라과이 축구 대표팀 (C) Gettyimages/멀티비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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