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0.06.29 08:09 / 기사수정 2010.06.29 08:09
[엑스포츠뉴스= 김진성 기자] 강정호와 황재균은 넥센의 핵심 자원이다.
올 시즌 넥센은 마운드에서 젊은 피가 쑥쑥 자라고 있다. 그러나 타선은 여전히 타 팀에 비해 유망주가 넉넉하지 않다. 그래서 넥센 김시진 감독은 올 시즌을 시작하면서 "정호와 재균이는 꼭 광저우에 가야 한다"며 프로 4년 차 24살 동기생 강정호-황재균의 방망이에 대해 큰 기대를 걸었다.
예상보다 더딘 성장
지난 시즌 강정호는 타율 0.286 23홈런 81타점 73득점 3도루, 황재균은 타율 0.284 18홈런 63타점 86득점 30도루로 주전 유격수와 주전 3루수를 책임지면서 넥센 타선의 핵으로 자리 매김 했다. 심지어 이들은 묘한 라이벌 경쟁을 느끼면서 작년 팀 내 야수 부문 연봉 고과 1,2위에 올랐다. 강정호는 1억 5백만 원, 황재균은 1억 원을 받으며 데뷔 4년 만에 억대 연봉을 돌파했다.
강정호는 올 시즌 상대 투수의 집중 견제를 많이 받고 있다. 본인도 적지 않게 부담스러워 하는 눈치다. 게다가 김 감독은 지난 시즌 그를 주로 하위타순에 자주 배치했지만, 그의 스타일 상 향후 중심 타자로 성장해야 한다고 생각해 올 시즌 그를 심심찮게 중심타순에 배치했다.
현재까지 '중심타자' 강정호는 실패에 가깝다. 3번과 4번으로 각각 8경기에 출전해서 타율 0.310, 0.129를 기록했다. 3번 타순에서 성적이 좋지만 8경기 출전에 그친 후 김 감독이 다시 하위타순으로 내렸다. 이는 근본적으로 역할 수행이 미흡했다는 증거다. 무엇보다 중심타순에 들어서면서 집중 견제가 더욱 강해지는 것을 본인이 부담스러워 했고, 그만의 호쾌한 스윙이 나오지 않았다.
그러나 그는 올 시즌 생각보다 더디기는 하지만 꾸준히 성장을 하고 있다. 지난 시즌보다 노림수가 늘었다. 지난 23일 광주 KIA 전의 9회초 극적인 역전 투런포는 올 시즌 그가 집중견제 속에서도 위력적인 타자라는 것을 증명한 홈런이었다. 비록 장타율은 지난 시즌 0.508에서 올 시즌 0.481로 약간 줄어들었지만, 출루율이 증가해 OPS는 0.870으로 무시 못할 수준이다.
그리고 그는 6번과 7번 타순에서 타율 0.297, 0.310이라는 쏠쏠한 방망이 실력을 과시하고 있다. 최근에는 다소 부진하지만 시즌 타율도 0.295 9홈런 37타점이다. 수비 실수도 종종 하지만 꽤 안정적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당장 썩 맞지 않아 보이는 중심 타순에 그를 배치할 필요는 없다. 지금 상태라면 광저우 행 티켓을 딸 수 있는 가능성도 충분하다.
다소 실망스러운 성적
그러나 황재균은 올 시즌 지난 시즌의 명성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황재균은 지난 시즌 빠른 발을 바탕으로 공수주에 모두 능한 이미지를 과시했지만 올 시즌을 앞두고 장타력이 다소 부족하다고 판단해 체중을 약간 불렸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독이 됐다. 지난 시즌에 보여줬던 특유의 간결한 스윙 폭이 사라지면서 타격 밸런스가 무너졌다.
9.1개에서 10.4개로 타석당 볼넷이 늘었지만 타수당 장타비율은 9.3%에서 4.7%로 떨어졌다. 또한, 우 투수에게는 0.250, 좌 투수에게는 0.143으로 투수 유형에 따른 편차도 심하다. 2번 타순에서 19경기에 나섰지만 0.236에 그쳐 9번 타순에 자주 배치되는 형편이다. 시즌 타율 0.230, 2홈런 20타점에 그치고 있다.
게다가 시즌 초 배팅 연습을 하다가 손목 부상을 입어 4월 9일부터 5월 10일까지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이렇게 되면서 김 감독은 올 시즌 그를 붙박이 톱타자로 기용하려는 계획을 접었다. 비록 장기영이라는 히트상품이 넥센의 주전 톱타자가 됐지만, 그는 보다 팀 내에서 더욱 주도적인 위치에 설 기회를 날리고 말았다. 수비는 여전히 건실하지만 지난 시즌에 비해 플레이가 많이 위축된 모습이다. 지금 상태라면 광저우 행도 불투명한 것이 사실이다.
다행스럽게도 지난주 주간 타율이 0.316으로 살아나는 조짐을 보였다. 황재균이 살아난다면 김 감독은 그를 무궁무진하게 활용할 수 있다. 테이블 세터에 다시 배치해 루상에서 상대를 괴롭히는 역할을 맡길 수도 있다. 유한준, 클락이 버티고 있는 중심타선을 그가 강정호와 함께 감싸면서 팀 타선의 전체적인 파괴력을 높일 수 있다.
넥센 김 감독은 내심 강정호-황재균이 올 시즌부터 팀 타선을 완전히 앞에서 끌어주기를 기대했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아직 그 정도까지는 아니었다. 그러나 강정호는 충분히 자기 역할을 해주고 있고, 황재균도 최근 조금씩 방망이가 살아나고 있다. 넥센은 두 동기생이 완전히 부활해 팀 타선의 중심축이 돼주길 간절히 바라고 있다.
[사진=강정호-황재균 (C) 넥센 히어로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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