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17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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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게임 축구 대표팀 점검 ② 미드필더

기사입력 2006.11.23 09:33 / 기사수정 2006.11.23 09:33

손병하 기자
[엑스포츠뉴스 = 손병하 축구 전문기자] 다가오는 도하 아시안게임에서 핌 베어벡 감독이 가장 든든히 믿고 있는 포지션은 과연 어디일까? 와일드 카드 이천수에 정조국, 최성국, 김동현, 염기훈, 박주영 등이 포함되어 있는 공격진도 부족함이 없지만, 가장 최적화된 전력 구축을 완비한 곳은 바로 미드필드 라인이다.

와일드카드로 대표팀을 지원하게 된 김두현을 필두로 이미 A 대표팀이나 다름없는 백지훈 이호에다가, 높은 발전 가능성을 평가받고 있는 오장은 이종민 오범석 등이 포진한 대표팀의 허리는 역대 아시안게임 대표팀 가운데서도 최고라고 자부 할만 하다.

모두가 성인 대표팀에서도 통할만한 실력을 갖춘 선수들이고 프로 경기 경험들도 풍부해, 합숙 기간이 짧았다는 약점에도 불구하고 좋은 경기력을 선보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좋은 선수들이 많을수록 그 선수들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것은 더욱더 어려워지기 마련이다. 지난 2006 독일 월드컵에서 보았던 브라질과 잉글랜드는 최고의 공격수들과 미드필더 진용을 구축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들이 엇박자를 보이며 결국 목표로 했던 월드컵을 차지하지 못했었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인 법. 좋은 선수들이 많이 포진되어 있다는 '자원론'에서는 분명 희망적이지만, 그 자원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사용하느냐 하는 '활용론'이란 측면에서 고민은 존재한다.

완벽한 진용, 최강 허리를 구성했다.

▲ 수비형 미드필더인 이호 선수
ⓒ 대한축구협회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이번 올림픽 대표팀에서 가장 탄탄하고 믿을만한 포지션은 허리이다. 성인 대표팀에서도 주전감으로 손색이 없는 김두현 이호 백지훈으로 이어지는 중앙 라인에, 무섭게 성장하고 있는 팔방미인 오장은이 공격과 수비 양쪽 모두에 힘을 보탤 수 있다. 여기에 공수를 겸비한 측면 요원인 이종민과 오범석은 핌 베어벡의 허리 전술을 더욱더 다양화시킬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는 선수들이다.

이렇게 이번 아시안게임 대표팀의 허리에 높은 점수를 주고 있는 이유는 안정적인 조합이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이름에 연연하며 다소 불균형적인 선수 구성을 보였던 과거와는 달리, 각자의 포지션에서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는 실력파 선수들로 구성 한 점이 긍정적이다.

우선 대표팀 허리의 중앙을 맡은 인재들은 능력과 경험, 그리고 포지션 상으로도 매우 이상적인 조합으로 탄생 됐다. 공격 지원 능력과 중거리 슈팅의 능력을 보유하고 있는 김두현과 백지훈에 넓은 수비 범위를 자랑하는 이호의 가세는 탄탄해질 중앙 라인을 예상케 한다.

여기에 공격과 수비 모두가 소화 가능한 오장은의 발탁은 전술의 변화에 따라 효율적인 카드로 활용될 수 있다. 오장은은 소속팀인 대구에서는 주로 공격형 미드필더로 활약했지만, 지난 일본과의 올림픽 대표팀 평가전 1차전에서 만족스러운 수비형 미드필더의 모습을 보여주며 다용도로 활약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 또, 측면 미드필더와 공격수에 수비까지 가능한 이종민과 미드필더와 수비에 능한 오범석의 발탁도 대표팀의 허리를 두텁게 해주는 요인이다.

이종민과 오범석이 모두 오른쪽에서 뛰는 선수들이라 왼쪽 측면 미드필더의 부재가 조금 아쉬움으로 남지만, 그 자리엔 왼쪽 측면 미드필더 경험이 풍부한 김동진이 대기하고 있어 그렇게 큰 걱정거리는 아니다.

풍부한 국제 대회 경험과 큰 경기 경험, 그리고 K-리그와 해외 프로 리그 등에서 쌓아올린 치열한 경기 경험은 짜임새 있는 대표팀 허리가 가져다주는 덤이다.

전술에 맞는 주인을 찾아라

▲ 대표팀 허리에 활력소가 될 오장은 선수
ⓒ 대한축구협회
대체로 미드필더진은 그 팀의 공격 전술에 따라 편성되는 경우가 많다. 극단적인 수비를 지향해야 할 경기라면 얘기가 다르겠지만, 보통의 경우 공격이 투톱이냐 스리톱이냐 아니면 측면 공격을 강화할 것이냐 중앙 공격에 무게를 둘 것이냐와 같은 것들과 미드필더진은 운명을 같이하게 된다.

만약 원톱을 중앙에 둔 스리톱의 형태로 경기를 풀어가게 된다면, 원톱을 중앙에서 지원할 공격 성향이 강한 중앙 미드필더에 두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가 출전하는 것이 보통이다. 또, 투톱이라면 측면 미드필더엔 돌파력과 개인기가 좋은 공격수를 배치하기 때문에 중앙에는 더블 볼란치라 이름 붙여지는 두 수비형 미드필더가 자리하게 된다.

이렇게 달라지는 미드필더의 구성과 성향이기에, 팀의 전술적 의도와 선수의 개인적인 능력과 특성에 맞는 선수 구성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공격적인 능력이 앞서는 김두현과 백지훈을 사용 할 전술과 의도가 따로 존재하는 것이고, 수비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오장은을 투입하는 이유가 다르다고 할 수 있다.

아직 핌 베어벡 감독이 아시안게임에서 어떤 전술을 대표팀의 주 전술로 사용할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모든 전술에 똑같은 미드필더들의 이름이 올려져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4-3-3에서야 김두현 백지훈 이호를 투입하는 것은 가장 이상적인 구상이겠지만, 4-4-2나 4-2-3-1 등과 같은 다른 전술에서도 똑같이 이들의 이름이 올라가는 것은 자칫 더 좋은 경기력을 끌어낼 수 있는 선수들의 발을 묶는 악수가 될 수도 있다.

그리고 상대의 전력과 우리가 지향하고자 하는 경기 방법과 내용에 따라서도, 팀의 중심인 미드필더진은 언제나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변화를 마다하지 말아야 한다. 물론 이런 구성과 전술적인 선택도 핌 베어벡 대표팀 감독의 몫이다.

현대 축구는 공수의 전환과 경기 속도가 무척이나 빠르게 진행되는 추세에 있다. 경기 템포가 빠르다는 것은 곧 언제나 경기의 중심에 있는 미드필더들이 더 많은 횟수로 경기에 관여하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럴수록 미드필더의 중요성은 새삼 거론할 필요도 없는 것이다.

메달의 색깔마저 좌우할 수 있을 대표팀의 미드필더들. 준비되어 있는 이 훌륭한 구슬들이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어떤 모습으로 완성될지, 또 핌 베어벡 감독은 어떤 전술과 용병술로 미드필더진을 운용할지, 대표팀의 중심인 ‘젊은 허리’에 관심과 기대가 모인다..



손병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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