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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전]이강진, 정인환 튼튼했다

기사입력 2006.11.22 07:39 / 기사수정 2006.11.22 07:39

손병하 기자

        


[엑스포츠뉴스 = 손병하 축구 전문기자] 결과는 지난 14일 창원에서 벌어졌던 경기와 같은 1:1이었지만, 내용은 전혀 다른 것이었다. 하지만, 히라야마가 포함된 일본에 비해 주전이 4명이나 빠진 한국 올림픽 대표팀이 원정에서 일본에 지지 않는 경기를 펼쳤다는 것에 더 많은 시선을 두어야 할 경기였다.

21일, 일본 도쿄 국립 경기장에서 벌어진 일본 올림픽 대표팀과의 2차 평가전에서 핌 베어벡 감독이 이끄는 한국 올림픽 대표팀은, 전반 막판 터진 양동현의 선제골을 지키지 못해 1-1무승부를 기록하고 말았다.

선제골을 지키지 못하고 승리를 거두지 못한 부분은 못내 아쉽지만 박주영, 백지훈, 오장은 등 주전이 대거 빠진 올림픽 대표팀이란 점과, 다소 이해할 수 없는 심판 판정까지 겹쳐진 도쿄에서의 원정 경기였다는 점을 생각하면 그리 나쁘지 않은 승부였다. 더군다나 일본은 한국을 잡기 위해 ‘괴물’ 히라야마를 포함시키며 정예 멤버로 맞섰었다.

이번 경기에서 무승부로 끝난 결과보다 더 주목해야 할 부분이 있었다. 바로 이강진(20. 부산 아이파크)과 정인환(20. 전북 현대)이 이끌었던 올림픽 대표팀의 중앙 수비 라인이었다.

파워, 기술, 높이 갖춘 유망주들

일본의 ‘괴물’이라 불리며 박주영과 비견되곤 했던 히라야마 소타(21. FC 도쿄)는 청소년 시절의 파괴력과 유연함에 비해 많이 무뎌짐을 보여주고는 있지만, 올림픽 대표팀 수비진에게는 분명 경계의 대상이었다. 큰 키에서 뿜어내는 헤딩력과 반 박자 빠른 슈팅 등은 일본전 무패 행진을 이어가려는 우리 대표팀에겐 큰 위협이었다.

하지만, 초등학교 동기 동창인 정인환 이강진이 버티는 우리의 중앙 수비 라인은 히라야마에게 득점을 허용하지 않았고, 적지 않았던 위기 순간에서도 침착하게 대응하며 히라야마의 고개를 떨어뜨리게 하였다.

우선 히라야마와 가장 많이 부딪히며 맞선 이강진(181cm)의 경우 자신보다 10cm 가까이 큰 히라야마(190cm)를 맞아 공중볼에서도 밀리지 않았고, 과감한 몸싸움과 영리한 예측수비를 펼치며 ‘괴물’의 움직임을 원천 봉쇄했다. 특히 일본의 오른쪽 공격수였던 미즈노가 계속해서 히라야마를 향해 크로스를 올렸기에 무수한 대결을 무난하게 막으며 선방한 이강진의 활약은 더욱 빛났다.

대표팀의 왼쪽 측면 수비수로 나섰던 안태은이 상대의 오른쪽 측면 공격수였던 미즈노에게 수차례 측면을 허락하면서, 상대적으로 우리 대표팀 중앙 수비수들은 히라야마와 코케구치와 계속 경합을 벌여야 했다.

하지만, 이강진은 자신보다 높이에서 앞서는 히라야마를 맞아 공중볼을 따내지 못하더라도 상대가 정확한 헤딩을 하지 못하게 하는 노련한 수비력을 선보이며, 히라야마가 우리 진영을 향해 정확한 슈팅을 하지 못하도록 방해했다. 또, 결정적인 슈팅에는 육탄 방어로 골문을 지켜내기도 했다. 어린 나이와 어울리지 않는 집중력과 경쟁력이 빛났던 순간들이었다.

이강진과 함께 수비라인을 이끌었던 정인환의 영리한 플레이와 정확한 예측 수비도 빛을 발했다. 정인환은 이강진과 함께 상대 공격수인 히라야마와 코케구치를 막으며 시종 파상적으로 퍼붓던 일본의 무수한 공세를 효과적으로 잘 막아냈다.

정인환의 경우, 왼쪽의 안태은이 미즈노에게 자주 뚫리자 후반 30분 이후부터는 안태은의 뒷공간을 적절하게 커버하면서 미즈노의 돌파를 무력화시켰다. 특히 후반 35분 이후에는 안태은과 협력 수비를 펼치며 미즈노의 활발하던 측면 공격을 다소 진정시키기도 했다.

후반에야 핌 베어벡 감독이 미드필더들과 중앙 수비수들에게 안태은의 커버 플레이를 지시해서 수비 전술의 변화가 올 수 있었겠지만, 경기가 쉼 없이 진행되던 전반 중간에 경기 상황을 파악하고 약점을 보완하려던 정인환의 판단과 움직임은 높이 살만 한 것이었다.

비록 후반 30분 그렇게 수많은 크로스를 올리던 미즈노에게 크로스를 허용하며 마스다에게 동점골을 내주긴 했지만, 이 순간만으로 수비 라인을 탓하기엔 이강진과 정인환이 버텼던 중앙 수비라인은 경기 내내 많은 선방을 해주었다.

치열하게 맞붙었던 일본 올림픽 대표팀과의 두 차례 평가전에서 보여준 이강진과 정인환의 수비력은, 아직 걸출하고 뿌리 깊은 중앙 수비수를 찾지 못한 우리네 축구에 큰 자산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이 앞으로 얼마나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을지, 많은 응원과 관심으로 지켜봐야 할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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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병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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