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매 작품마다 맡은 캐릭터로 100%의 싱크로율을 보여주며 보는 이들을 몰입하게 만드는 배우 유재명의 진가가 영화 '나를 찾아줘'(감독 김승우)를 통해 다시 한 번 빛을 발했다.
11월 27일 개봉한 '나를 찾아줘'는 6년 전 실종된 아들을 봤다는 연락을 받은 정연(이영애 분)이 낯선 곳, 낯선 이들 속에서 아이를 찾아 나서며 시작되는 스릴러.
유재명은 정연을 경계하는 인물 홍경장 역을 연기했다. 경찰인 자신 나름대로의 규칙과 권력으로 유지해오던 곳이 정연의 등장으로 균열이 생기고, 뜻대로 되지 않자 자신만의 방법으로 일을 해결하러 나선다.
유재명은 "긴장감 있게, 한 순간도 눈을 뗄 수 없을 정도로 완성도가 있다고 느꼈죠. 마지막에는 정말 울컥할 정도로, 힘겹고 아픈 이야기지만 잘 전달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있었어요"라고 얘기했다.
"배우는 작품이 주는 시나리오가 주는 매력이 첫인상인데, 정말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선택했죠"라고 말한 유재명은 "홍경장이 표면적으로는 악역이고, 장르적으로는 틀림없이 정연과 대척점에 있는 인물이지만 악역만으로는 그려지지 않는, 일상적이면서도 현실적인 그런 인간의 본성을 가지고 있는 인물로 만들고 싶었어요. 어떻게 보면 홍경장은 아주 평범한 사람일수도 있는 것이죠"라고 말했다.
아동학대를 소재로 한 영화의 내용에 대해서는 "저는 뉴스를 보는 것이 더 불편해요. 뉴스를 보면 정말 가슴 아픈 일들이 많잖아요. 제가 뉴스를 챙겨보는 이유도, 허구보다 더한 현실이 존재하기 때문이거든요. 그것도 배우가 작업하는 일련의 과정이라고 생각하고요"라고 덧붙였다.
연극 무대에서 탄탄하게 경력을 쌓아올린 유재명은 드라마 '미생'(2014)와 '응답하라 1988'(2015), '비밀의 숲'(2017), '라이프'(2018), '자백'(2019) 등 브라운관으로 활동 반경을 넓혀 대중과 가까이에서 소통해왔다. 스크린 역시 올해 6월 개봉한 상업영화 첫 주연작 '비스트'를 비롯해 '악인전', '마약왕'(2018), '명당'(2018)까지 꾸준히 활약해왔다.
"시나리오가 주는 어떤 매력에 집착하는 편"이라고 말을 이은 유재명은 "시나리오의 단점이 있다면 단점보다는 장점을 계속 생각하려고 하는 편이에요. 저는 표현을 해야 하는 사람이고 감독은 그 표현을 풀어주는 사람인데, 제 마음대로 막 뛰어 놀 수는 없는 것이잖아요. 소통을 중요하게 생각하면서 긍정적으로 장점을 많이 찾으려고 하죠"라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이를 위해 공상도 많이 하고, 답을 정해두지 않는 여러 생각들을 이어가는 시간들이 많다고 전하며 "그렇게 계속 고민하다가 최종적으로 '이것인 것 같다'고 선택을 하는 편이죠. 직감도 많이 좌지우지하지만, 분석도 많이 하는 편이고요"라고 털어놓았다.
올해 자신의 또 다른 흔적으로 남게 될 '나를 찾아줘'는 "현재의 마흔일곱 유재명에게 하나의 나이테 같은 영화가 될 것 같다"고 털어놓았다.
유재명은 "제가 영화를 참 좋아하는데 최근에는 잘 보지 않게 되더라고요. 작품 활동을 너무 쉼없이 하다 보니 일상이 거기에 매이게 되는 느낌이었어요. '나, 다니엘 블레이크', '브로크백 마운틴'같은 영화를 인상 깊게 봤는데 그 작품들처럼, 멋진 영화들은 사람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것 같아요. 저 역시 그런 작품을 하고 싶죠. 시간이 지나도 누군가의 가슴속에 오롯이 자리 잡고 있는 그런 영화요"라고 차분하게 말을 이었다.
'나를 찾아줘' 개봉과 비슷한 시기에 '윤희에게', '속물들' 등 참여했던 영화들도 극장에서 관객들을 만났다. "우연치않게 개봉 시기가 겹쳤다"고 전한 유재명은 "다작의 기준은 없어요. 시나리오가 재밌어서 선택한 것이죠. 제가 어떤 기준으로 선택했는지 모를 정도로 색깔이 다 다르잖아요"라며 웃었다.
내년 1월 31일 첫 방송 예정인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부터 영화 '킹메이커: 선거판의 여우'와 '소리도 없이'까지, 2020년에도 다양한 얼굴의 유재명을 만나볼 수 있다.
이영애, 김희애, 유아인, 조승우 등 많은 동료들과 함께 작업할 수 있는 것에 "이런 경험을 할 수 있는 저는 운이 좋은 배우다"라며 다시 미소를 지은 유재명은 "저 역시 좋은 배우가 되고 싶은 꿈이 있기 때문에, 늘 매 작품이 시작이라는 마음으로 충전하고, 새로운 화두를 계속해서 찾아나가야 할 것 같아요. 힘들겠지만, 그렇게 계속 공부하고 훈련을 해야겠죠"라며 앞으로의 활동에 대한 의지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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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