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0.06.25 15:01 / 기사수정 2010.06.25 15:02
- '부부젤라' 소음 = 항공기 이착륙 소음과 똑같아…선수들은 괜찮을까?
[엑스포츠뉴스]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 올린 태극전사들의 쾌거는 대한민국 열도를 기쁨과 환희로 물들였다. 지난 1954년 스위스 월드컵 출전 이후 56년 만에 이룬 '첫 원정 16강 진출'은 온 국민이 하나 되어 간절히 염원한 꿈이 이루어지는 순간이었다.
그런데 한국 축구사에 길이 남을 역사적인 순간에도, 남아공 더반 스타디움의 '부부젤라' 소음은 여전히 귀를 찔렀다.
남아공 월드컵의 가장 이색적인 특징이자 불청객이기도 한 '부부젤라'는 원래 수만 마리 파리떼 굉음을 내는 나팔모양의 아프리카 전통악기다. 현지 관중이 일제히 불어대는 '부부젤라' 소음 정도는 항공기 이착륙 수준의 120dB 이상으로, 소리의 강도뿐 아니라 칠판 긁는 소리와 같이 귀에 거슬리는 단조로운 파장의 고음으로 인해 선수 및 축구 팬들의 원성이 자자하다.
현재 태극전사들은 지구 반대편까지 거부감을 주는 부부젤라의 엄청난 소음 한가운데서 경기를 치르고 있다. 그런데 이 정도의 소음은 장시간 노출될 경우 '소음성 난청'을 일으킬 수 있을 정도의 위협적인 수준이다.
그렇다면, 태극전사들의 귀는 안전할까. 태극전사들 역시 위험에 노출돼 있긴 마찬가지다. 하지만, 인체는 외부 위험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는 안전장치를 갖추고 있다. 1차적으로 귓속에 아주 작은 근육들이 소음으로부터 태극전사들의 귀를 지켜주는 비밀병기 역할을 하고 있는 셈.
귀 속에는 '이소골'이라 불리는 고막 뒤에 세 개의 작은 뼈가 있다. 서로 연결되어 있는 '추골', '침골', '등골'은 고막의 소리 진동을 증폭시켜 내이로 전달해주는 기능을 하며, 이 작은 뼈에는 '이내근(耳內筋)'이란 두 개의 근육이 붙어있다.
귀 속 작은 근육이 '소음' 막는 비밀병기
바로 외부에서 강한 음이 들어오면 반사적으로 '이내근'을 수축하여 이소골 연결고리를 고정함으로써 강한 음이 내이로 계속 전달되지 못하도록 귀를 보호해주는 중요한 역할이다.
소리이비인후과 전영명 원장은 "이내근의 첫 번째 근육인 '고막 긴장근'은 '추골'을 내측으로 끌어당기고, '등골근'은 '등골'을 후방과 외방으로 당기는 기능을 하여 갑자기 큰소리가 들어왔을 때 이소골 연결고리를 고정하여 청력손상을 예방하는 원리"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청력 보호 장비 없이 귀를 보호할 수 있는 한계수준은 하루 115dB에 15분이다. 경기마다 장시간 소음에 노출되는 선수들의 경우, 귀 먹먹함, 청력 감퇴, 이명, 두통 등을 호소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하지만, 부부젤라 소음 한가운데서 '원정 첫 16강 진출'이라는 쾌거를 올린 태극전사들의 활약은 혹시 귓속 작은 뼈와 근육들이 소음을 철통 수비해준 덕분은 아닐까.
[도움말] 이비인후과 전문의 전영명 원장 (소리이비인후과 The future cen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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