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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기 "결혼은 40세 전에, 늦기 전에 가정 꾸리고 싶다" [인터뷰 종합]

기사입력 2019.11.27 11:50 / 기사수정 2019.11.27 10:24


[엑스포츠뉴스 황수연 기자] 이승기가 연기와 예능, 그리고 자신의 삶에 대해 이야기했다.

지난 23일 종영한 SBS 금토드라마 '배가본드'는 민항 여객기 추락 사고에 연루된 한 남자가 은폐된 진실 속에서 찾아낸 거대한 국가 비리를 파헤치게 되는 과정을 그린 드라마. 장장 1년여의 제작 기간과 모로코와 포르투갈을 오가는 해외 로케 촬영을 진행한 초대형 프로젝트로 방송 전부터 주목을 받았다. 첫 방송은 10.4%의 높은 시청률로 출발했고 최종회에서 13%로 최고시청률을 경신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 전국가구 기준).

극중 이승기는 민항 비행기 추락 사고로 조카를 잃은 뒤 사고에 얽힌 국가 비리의 진실을 파헤치는 추격자의 삶을 사는 주인공 차달건 역을 맡았다. 거친 액션을 소화하는 등 남성적인 매력을 드러내며 기존의 부드러운 연하남 이미지를 완벽하게 지웠다는 호평을 얻었다. 

최근 엑스포츠뉴스와 인터뷰를 가진 이승기는 "'배가본드'는 촬영 기간도 길고 큰 규모의 제작비가 들어간 작품이었다. 많은 분들의 기대와 우려 속에 시작했는데 다행히 좋은 분위기 속에서 마무리할 수 있어 기쁘다"고 종영 소감을 전했다. 

그는 "'배가본드'는 평소 친했던 유인식 감독님을 만나 맥주 한 잔을 먹는데 먼저 제안을 해주셨다. 작가님 감독님이 꼭 함께 하고 싶다는 말을 해주셔서 스케줄이 되고 제가 힘이 될 수 있다면 최대한 달려보겠다고 했다"고 회상했다. 

이승기는 "이 작품은 군대 전역하고 다른 이미지로 대중에게 보여지는 작품이라 제 자신에게 무척 중요했다. 이 작품으로 기존 멜로와 로코 이미지를 넘어 이승기도 액션이 된다는 걸 보여준 것 같아 개인적으로는 굉장히 만족한다. 또 좋은 퀄리티의 액션을 보여주겠다는 목표를 마지막 16부까지 이뤄냈다. 돈 어디다 썼냐는 말은 안 들을 것 같다. 저 역시 할리우드 퀄리티로 나올 줄 몰랐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배가본드'는 카체이싱부터 총격신, 격투신 등 기존 한국 드라마에서 볼 수 없던 다채로운 액션들을 담아내며 보는 즐거움을 줬다. 이승기는 "특수장치 폭파신도 많았고, 소화해야 하는 액션신도 무척 다양했다. 사고가 어떻게 날지 몰라 사전에 리허설도 많이 하고 조금 더 신경을 썼다. 또 대역의 유무에 따라 화면이 달라져서 가급적이면 직접 제가 액션을 소화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극중 스턴트맨 출신인 차달건은 총알이 빗발치는 상황에도 절대 다치지 않고, 정예 요원들을 가뿐하게 제압하는 등 놀라운 액션 능력을 자랑했다. 이승기는 '스턴트맨 치고 너무 뛰어난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아시다시피 드라마 주인공은 현실 능력치보다 과할 때 빛이 나는 법이다. 차달건은 특전사 출신에 스턴트맨을 한 친구라 살상 기술이 없을 뿐이지 웬만한 요원보다 몸을 잘 쓰지 않을까 생각한다. 저희끼리도 '어쩜 총을 한 발도 안 맞냐'고 웃었다. 차달건이 운이 좋은 것 같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승기 또한 지난 2017년 현역 특전사로 제대했다. 액션에 남다른 자부심이 있었다는 그는 "공교롭게 군대에서 특전사를 하는 바람에 운동을 많이 하고 나왔다. 촬영했던 지난해는 전역 1년 차라 체력이 좋다는 자신감이 남아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2년이 지나 좋은 추억이 됐고 얼마나 힘들었는지 기억조차 잘 안 나게 됐다"고 웃음을 지었다. 

이어 "제가 어릴 때부터 연예계 생활을 해오지 않았나. 군대에서 남들과 똑같이 단체 생활을 겪어보면서 많은 배움을 얻었다. 군대를 통해 연예인이 아닌 사람 이승기, 남자 이승기로서 살아갈 수 있는 자립심 같은 것들이 생겼다. 자신감이 있으니까 일도 시원하게 밀어붙이게 됐다"고 나라에 고마움을 전했다.

오랜 해외 로케이션 촬영으로 돈독해진 '배가본드' 팀워크도 언급했다. 이승기는 "모로코에서 두 달 반을 함께하면서 배우들 모두가 친해졌다. 촬영이 끝나면 딱히 나갈 데가 없어서 약속이나한듯 모두가 호텔 바에 모였다. 중간에 촬영이 딜레이가 되면 다른 작품에 영향을 줘서 예민해질 수 있는데 우리는 팀워크가 너무 좋아서 추가 촬영까지 의기투합이 잘 됐다"고 밝혔다.

2013년 MBC '구가의 서' 이후 6년 만에 재회한 수지에는 "함께 해줘서 고맙다"며 "수지 씨가 '배가본드'를 해줘서 대작다운 느낌이 났다고 생각한다. 액션 장르가 몸을 쓰는 일이 많은데 친하다 보니까 스스럼없이 상의할 수 있는 점이 좋았다. 신이 돋보일 수 있게 장면을 만들어내는 과정을 쉽게 했던 것 같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2004년 가수로 연예계에 데뷔했지만 연기와 예능은 이승기에게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다. 2007년부터 5년을 함께한 KBS 2TV '1박2일'은 이승기를 국민 허당으로 사랑받게 해줬고, 제대 후 시작한 SBS '집사부일체'는 지난해 연예대상이라는 영광을 안게 해줬다. 

이승기는 "예능을 좋아하고 사랑한"며 "예능 속 이미지가 캐릭터에 영향을 주는 부분에 있어 걱정이 안 된다면 거짓말이다. 그렇지만 제가 안고 가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한 번 도약했던 계기가 '1박2일'이기 때문에 연기를 하고 싶다고 예능을 안 하면 오히려 어색한 일이지 않을까. 또 15년 동안 일을 하면서 이승기의 색깔이 굳어졌다고 생각한다. 대한민국 연예계에 노래, 연기, 예능 세 가지를 다 가져가는 엔터테이너 하나쯤은 있으면 좋지 않겠나. 지금 후배들은 스타트부터 가수와 연기, 예능 활동을 병행하더라. 제가 그들에게 좋은 가이드라인이 돼 주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현재 드라마와 예능을 병행하고 있는 '집사부일체' 이상윤과 만능엔터테이너 길을 걷는 후배 육성재에 대한 애정도 드러냈다. 이승기는 "상윤이 형 드라마도 시청률이 잘 나오고 있어 너무 다행이다 저희끼리는 국민 불륜남, 국불남이라고 부른다. 주위 분들이 다 잘 돼고 있어 기분이 좋다. 요즘 애정가는 후배라고 하면 그래도 성재 밖에 없는 것 같다. 그런데 그 친구는 매번 롤모델이 바뀌어서 저를 롤모델로 생각하고 있을지는 모르겠다"고 웃었다. 

이승기는 지난해 SBS 연예대상의 영광을 안았다. 그는 "그 상의 무게에 제가 어울리는지 안 어울리는지는 대중을 떠나 제가 가장 잘 안다. 저는 갈 길이 멀고 아직 불안해서 (주위에) 의지하고 싶다. 그 상을 받아서 책임감을 느끼기 보다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다. 그러나 지난해 '집사부일체'가 한국방송대상에서도 작품상을 탔고, SBS에 광고비를 많이 가져다줬다. 대상은 저 개인이 아니라 팀에게 하사한 것이 아닐까 싶다. 그래서 기쁘게 받았다"고 밝혔다. 

이승기는 올해도 수상을 기대하냐는 질문에 "상을 주면 당연히 좋다. 어깨가 무겁고 그렇지는 않다"고 너스레를 떨며 "사실 이번에는 받을 분위기가 아닌 것 같다. 인터뷰에서 계속 그 질문을 하시는데 말을 할수록 그럴싸한 변명이 안 되고 있다. 인터뷰 내용이 어떻게 나갈지 걱정이다"고 해 인터뷰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지난 23일 종영한 SBS '배가본드'는 줄곧 시청률 두 자릿 수를 기록했고, 마지막 회에서 13%로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이승기는 "사전제작이라 그런지 연기대상은 큰 욕심이 안 생기는데 사실 이런 적이 처음이다. 요즘은 드라마가 시청률이 지표라고 하기엔 너무 많은 매체가 생기지 않았나. 개인적으로는 '배가본드'만큼 주변에서 잘 봤다고 피드백을 많이 들어본 게 처음이다. 불특정 다수가 뜨거운 반응을 해주시니까 매체 환경이 많이 달라졌구나 새삼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많은 시청자들이 궁금해하는 tvN '신서유기' 합류 불발에 대해서도 솔직하게 답했다. 앞서 이승기는 2014년 '신서유기'의 원년 멤버로 활약한 바 있다. 그는 "안 그래도 (나)영석이 형이 죽으려고 하더라. 왜 이승기를 섭외 못하냐는 말에 저보고 인터뷰를 하라고 했다"며 "'신서유기'는 제가 오리지널 멤버고 제 의지에 의해 만들어졌지만 군대를 다녀온 뒤 굉장히 다른 결의 예능으로 자리 잡았다. 그러다 보니 아마 영석이 형도 제게 같이 하자는 말을 할 수 없었던 부분이 있었다고 본다. 저 역시도 이미 자리를 잘 잡은 예능에 리스크를 감수하며 합류하기도 애매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이승기는 "저희 멤버들의 사이는 여전히 너무 좋다. 만약 함께 한다면 어떤 형태든지 원래 멤버가 모일 수 있게 영석이 형이 새로 제안을 해줘야 할 것 같다. 그리고 아직까지도 그 향수를 기억해주시는 시청자들에게 고맙다. (기회가 된다면) 저희도 한 번 만나보겠다"고 웃음을 지었다. 

오랜 파트너이자 예능 스승이었던 강호동과 최근 넷플릭스 '범인은 바로 너2'로 호흡을 맞춘 유재석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승기는 "'범바너2'에서 유재석과 강호동을 비교 분석하는 질문을 받았다. 기사가 나서 걱정했는데 호동이 형이 '이번 생에서 승기에게 삐질 일은 없다'고 연락을 했더라. 저는 정말 형을 존중하고 존경한다. 그래서 '신서유기' 오리지널 때 형과 하고 싶었고 영석이 형이 도와줬던 거다. 모두가 언제 봐도 좋은 관계들이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승기는 해보고 싶은 예능에 대해 "옛날 'X맨'처럼 놀고 웃고 떠드는 재밌는 프로그램을 해보고 싶다. 요새도 호동이 형이나 재석이 형을 만나면 그때를 추억한다. 요즘은 다들 고정이라 신인들이 매력을 보여주고 얼굴을 알릴 프로그램이 없다. 저도 'X맨'으로 시작한 것처럼 그런 예능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올해 아이들과 함께한 SBS 예능 '리틀포레스트'를 촬영했던 이승기는 결혼에 대한 마음가짐도 언급했다. 이승기는 "주변 선배들에게 '결혼은 언제 해야하나', '누구랑 어떻게 해야하나' 물어본다. 하나 느낀 건 40살이 넘으면 결혼과 멀어진다고 하더라. 저는 연예인으로서 개인적인 스케줄에 맞춰 내 위주의 삶을 살지 않나. 상대방이 나를 힘들어 할 수 있다는 말을 들었다. 그래서 40살 전에 가야 하나 생각하고 있다. 늦기 전에 결혼을 하고 싶고 가정을 꾸리고 싶은 마음은 있다. 엄청난 희생이 따르지만 안정감을 준다고 하더라. 또 아이가 주는 행복이 크다고 해 내 아이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고 털어놨다. 

끝으로 이승기는 "넷플릭스를 통해 '배가본드'가 전 세계로 방영된다고 들었다. 우리가 잘 만든 미드를 보고 다른 작품을 찾아보듯 '배가본드'로 한국 드라마를 접하는 외국 분들이 우리 작품으로 한국 드라마에 관심을 가지게 됐으면 좋겠다. 실제로 이번에 팬미팅을 갔는데 독일, 그리스에서 온 팬도 있어 정말 놀랐다. 팬들이 저를 차달건으로 부르는 것도 신기했다. 한류 콘텐츠가 세계로 퍼져나가고 있구나 실감했고 '배가본드'가 그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어 "2019년은 열심히 달려왔다고 생각해 연말은 여유를 가지고 잘 쉬고 싶다. 아직 계획은 없다. 우선 12월에는 예비군이 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hsy1452@xportsnews.com / 사진 = 후크엔터테인먼트

황수연 기자 hsy1452@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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