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극이 진행될수록 힘이 빠진 전개는 아쉬웠지만, 희로애락을 담은 청춘 로맨스가 신선했다.
21일 MBC 수목드라마 '어쩌다 발견한 하루'가 종영했다. 하루(로운 분)는 작가가 세계를 지우기 시작한 사실을 알게 됐고, 은단오(김혜윤)에게 자신의 명찰에서 이름이 사라졌다는 것을 숨겼다. 하지만 이상 현상이 계속 나타나자 은단오도 만화 속 세계가 사라지고 있다는 사실을 눈치 챘다.
은단오는 눈물을 터트렸다. 하루는 "단오야 울지 마. 오늘은 내게 제일 행복한 하루야. 내 시작도 내 마지막도 너여서. 내 이름 불러줘"라며 부탁했다. 은단오는 하루의 이름을 부르며 애틋함을 드러냈다. 하루는 어둠 속에서 사라졌다. 스리고의 졸업식날 단오는 하루가 남긴 책을 보며 눈물을 쏟았다. 대학교를 배경으로 새로운 세계가 시작됐다. 은단오와 하루는 과거에 한 약속대로 나무 아래서 재회했다. 하루는 "보고 싶었어"라며 눈물을 흘렸다. 은단오도 "보고 싶었어. 하루야"라며 미소 지었다.
원작인 무류 작가의 웹툰 ‘어쩌다 발견한 7월’의 큰 줄기를 따랐지만 세부적인 내용은 달랐다. 웹툰에서 단오는 결국 정해진 운명대로 죽음을 맞이한다. 대신 또 다른 만화에서 다시 살아났고 시공간을 이동할 수 있어 옛날시대가 배경인 만화속 하루를 찾아가 열린 결말로 끝을 맺었다. 드라마에서는 단오가 섀도우에서 죽은 대신 스테이지에서 건강을 되찾았다. 이후 새로운 만화에서 대학생이 돼 하루와 해피엔딩을 이뤘다. 캐릭터도 차이가 있었다. 단오는 원작에서 차분하고 어른스러운 인물이지만 드라마에서는 발랄했다. 극 전체의 분위기도 함께 밝아졌다.
고등학생들의 풋풋하고 애틋한 로맨스를 다뤘지만 평범한 청춘 학원물은 아니었다. 알고 보니 만화 속 세상이고 모두 만화에 등장하는 캐릭터라는 설정으로 판타지를 가미했다. 여주인공 여주다(이나은)와 남주인공 오남주(김영대)의 러브라인을 도와주기 위해 탄생한 주변 인물이지만 자아를 갖게 된 시한부 은단오의 관점에서 이야기가 펼쳐졌다. 은단오가 만화 속 엑스트라라는 운명을 거스르고 자신의 의지를 갖고 적극적으로 행동하는 모습이 신선했다.
다만 중후반에는 내용의 진전이 없어 지루했다. 운명을 바꾸겠다고 다짐하고 기억을 잃었다 찾는 과정이 반복돼 긴장감이 떨어졌다. 능소화와 셰도우, 스테이지를 계속 오가는 터라 조금은 산만하기도 했다. 다행히도 만화 속이라는 걸 알 수 있게 하는, 또 청춘로맨스물다운 느낌을 살리는 디테일한 연출이 극을 살렸다.
단오 역할을 맡은 주인공 김혜윤의 활약이 도드라졌다. 시청률 20%대를 넘기며 큰 인기를 끈 JTBC 'SKY 캐슬'에서 염정아 정준호의 딸 예서로 출연해 스타덤에 오른 뒤 첫 주연을 꿰찬 그는 무리없이 극을 이끌었다. ‘SKY캐슬’ 예서와는 또 다른 매력으로, 조금은 오그라들 수 있는 연기부터 감정 연기까지 자연스럽게 끌어냈다.
순정만화 속 첫사랑으로 설렘을 유발한 주인공인 SF9 로운부터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에 이어 백경 역을 맡아 인상을 남긴 이재욱을 비롯해 A3 김영대, 정건주 등 신선한 얼굴의 젊은 배우들도 눈에 띄었다. 연기력에서는 부족한 면이 보이기도 했지만 신인 배우들을 발견하는 재미를 준 드라마였다.
khj3330@xportsnews.com / 사진= MBC 방송화면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