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0-01 02:21
스포츠

'디펜딩 챔피언' 이탈리아의 당연한 부진

기사입력 2010.06.21 08:23 / 기사수정 2010.06.21 08:23

박문수 기자



'디펜딩 챔피언' 이탈리아가 약체 뉴질랜드와 무승부를 기록하며 이변의 희생양이 됐다.

이탈리아는 20일 밤(한국시각) 넬스푸르트 음봄벨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0 FIFA 남아프리카공화국(이하 남아공) 월드컵 F조 조별예선 2차전에서 우세한 경기를 펼치고도 뉴질랜드와 1-1 무승부에 그쳤다. 지난 파라과이와의 1차전에서도 1-1로 비겼던 이탈리아는 승점 2점으로 뉴질랜드와 공동 2위를 기록, 16강 진출이 불투명해졌다.

- 불운의 이탈리아, 뉴질랜드와 비기다

이날 이탈리아는 경기 초반부터 주도권을 잡고 뉴질랜드를 압박했다. 그들은 뉴질랜드의 지속적으로 측면을 공략하며 공격 루트를 뚫기 위해 노력했다. 비록 득점으로 연결하지는 못했지만, 초반부터 점유율을 높이면서 압박했다.

이탈리아의 맹공이 이어진 가운데 첫 골은 의외로 뉴질랜드에서 나왔다. 뉴질랜드는 전반 7분 이탈리아 진영에서 얻은 프리킥이 파비오 칸나바로의 몸을 맞고 나서 흘렀고 이를 쇄도하던 셰인 스멜츠에 걸려 득점으로 연결했다.

선제골을 내준 이탈리아는 파상 공세를 펼치며 만회골을 노렸다. 그들은 공격의 강도를 높이며 경기를 뒤집고자 노력했다. 결국, 전반 28분 상대 수비수의 파울로 얻은 페널티킥을 키커로 나선 빈첸초 이아퀸타가 오른쪽 구석으로 밀어 넣으며 동점에 성공했다. 이후에도 이탈리아는 뉴질랜드를 거세게 몰아붙이며 추가 득점을 노렸지만, 전반을 1-1로 마쳤다.

후반 시작과 함께 이탈리아의 마르첼로 리피 감독은 이날 부진했던 시모네 페페와 알베르토 질라르디노를 대신해 각각 안토니오 디 나탈레와 마우로 카모레니시를 넣으며 기동력 강화를 노렸다. 또한, 후반 16분에는 클라우디오 마르키시오를 대신해 지암파올로 파찌니를 투입하며 공격력을 강화하며 승부수를 띄웠지만, 득점으로 연결하지 못했다. 결국, 이탈리아의 공격과 뉴질랜드의 수비가 오가는 일진일퇴의 공방전 끝에 양 팀은 1-1로 사이좋게 경기를 마쳤다.

- 부진이 예상됐던, 역대 최약체 이탈리아

지난 2006 독일 월드컵과 달리 이번 이탈리아 대표팀은 세대교체 실패와 감독의 의문스러운 선수 기용과 맞물려 역대 최악의 대표팀으로 불리고 있다. 이는 이탈리아의 월드컵 직전 친선 경기 결과만 봐도 드러난다.

지난 2006년 대표팀이 독일과 네덜란드를 차례로 격파하며 막강한 전력을 과시한 것과 달리 2010 이탈리아는 스위스와 멕시코를 상대로 최악의 경기력을 보이며 일찌감치 우승에 대한 기대를 접게 했다. 게다가 이탈리아는 2009년 열린 영원한 맞수 브라질과의 경기에서도 각각 0-2, 0-3으로 완패하며 눈에 띄는 전력 차이를 보여줬다. 당시 이탈리아는 측면 수비진이 우왕좌왕했으며 중앙 수비진도 제대로 정비돼지 못해 호비뉴와 루이스 파비아누에 완벽하게 농락당했다.

한편, 경기력 이외에도 선수 구성도 지난 대회에 비해 많이 떨어진다. 지난 2006년 이탈리아 대표팀이 공격과 수비, 미드필더와 골키퍼까지 최고의 스쿼드를 보유한 것과 달리 이번에는 세대교체 실패와 리피의 보수적인 선수 선발로 어려움을 겪게 됐다.

끝으로 현재 이탈리아 대표팀에 주름 잡은 노장들에게 기동력을 기대하기란 무리수이다. 또한, 판타지스타 프란체스코 토티와 알레산드로 델 피에로가 부재한 상황에서 대책인 안토니오 카사노마저 리피와의 불화로 대표팀에 합류하지 못했다. 역동성과 안정성을 동시에 보유하며 막강한 전력을 드러냈던 지난 대회와는 확연히 다를 수밖에 없다.

또한, 지난 대회에서 선수 간 결속력을 이끌었던 노장 칸나바로는 잘못된 위치 선정으로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으며 창의성과 정확성이 보장된 미드필더의 패스는 질이 달라졌다. 최전방 공격수는 전방에서 고립됐으며 이러한 상황을 만회하기 위한 위협적인 움직임을 보여주지 못했다.

비교적 무난한 F조에 속한 이탈리아는 승점 2점으로 슬로바키아와의 경기에 따라 16강 진출을 가늠할 수 있다. 이 때문에 그들은 지난 1982 스페인 월드컵과 1994 미국 월드컵에서의 달콤한 추억을 떠올릴 것이다. 당시 이탈리아는 조별 예선 부진한 모습을 보였지만, 극적인 조별 예선 통과 후 각각 월드컵 우승과 준우승이란 값진 성과를 얻었다. 과연 아주리 군단 이탈리아가 부진을 이겨내며 강호로서 부활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뉴질랜드vs이탈리아전 ⓒ Gettyimages/멀티비츠]



박문수 기자 press@xportsnews.com

ⓒ 엑스포츠뉴스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실시간 인기 기사

연예
스포츠
게임

주간 인기 기사

연예
스포츠
게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