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0-02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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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매치 지역 안배 해야 할 듯

기사입력 2006.10.12 16:07 / 기사수정 2006.10.12 16:07

이성필 기자

- 서울월드컵경기장 A매치 최소 관중 수 기록 

11일 서월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한국과 시리아의 아시안컵 예선 경기. 경기 종료 후 기록지를 받아 관중수를 살피는 순간 2와 4가 뒤바뀐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이날 관중수는 A매치인데도 지난 8일 열린 가나와의 친선경기 관중수(36,515명)보다도 적었다. 이 때문에 붉은악마의 응원소리도 다른 경기보다는 확실히 작게 들렸다.

▲ 경기 시작 10분을 남기고도 관중이 들어차지 않았다. 사진은 본부석 건너편 관중석

경기 시작 한 시간 전 경기장 밖 상황은 확실히 이전 경기들과는 다른 분위기였다. 매표소 앞의 줄도 길지 않았고 지하철역에서 빠져 나오는 관중들도 그리 많지 않았다. 요란하던 후원사의 홍보활동도 조용했다. 흥행의 징표라는 암표상마저 거의 안보였다.

관중 수가 줄어 든 원인을 축구협회 관계자는 "길었던 추석연휴와 북한 핵문제"라며 다소 신기한(?) 대답을 내놓았다. 그렇다면 연휴 마지막 날 벌어진 가나와의 평가전 3만 6천 관중은 어떻게 찾아 온 것일까?

이날 경기는 평일 퇴근 시간대에 열려 일요일에 벌어진 가나전에 비해 관객이 찾기 불편했다고 볼 수도 있다. 또 가나에 비해 시리아의 이름값이 떨어진다는 점도 작용한 듯 했다.

변지연(31·회사원)씨는 "시리아와의 경기라고 해서 솔직히 시큰둥했고 올 생각도 없었는데 남자친구가 하도 성화를 부려 온 것"이라며 "많이 안 온 관중석을 보니 K리그에 온 것 같다"며 농담 아닌 농담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설기현과 이영표 등 해외파 선수들이 등장하고 가나전과 같은 평가전이 아닌 실전 경기였기에 이런 관중수는 다소 의외다.

또 평일이라 찾기 어렵다고 보기에는 최근 같은 장소에서 열린 프로축구 평일 관중수가 이번 경기보다 많았거나(8/23 서울-수원전 41.237명) 약간 적었다(10/4 서울-울산전 23,268명)는 점을 고려해 봐야 한다.

아무래도 '서울은 흥행'이라는 공식을 고집한 축구협회의 정책이 관중수를 줄인 요인으로 보인다. 결과적으로 이날 저조한 관중수는 그동안 제기돼온 A매치 서울 편중 현상에 대한 비판을 더욱 거세게 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비슷하게 프로축구연맹 주관의 올스타전 수도권 편중 현상도 이미 여러 차례 비난을 받은 바 있다.

 
가나와의 평가전을 찾은 지상학(27ㆍ학생)씨는 "집이 목포고 추석 연휴 교통정체를 고려해 아침 9시에 목포에서 출발해 올라왔다"면서 "가까운 광주에도 좋은 경기장이 있는데 왜 서울만 고집하는지 이해가 안간다"며 축구협회를 질타했다.

그동안 축구협회는 수도권 이외 지역에서 A매치를 치르기 어려운 이유로 해당 지역의 축구열기가 낮다는 점을 꼽았다. 지역 연고 구단의 관중수를 객관적인 지표로 내세우며 경기장을 채우기 어렵기 때문에 지역에서 유치하기가 쉽지 않다고 본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지역의 실정을 생각하지 않고 경기 시간을 해당 개최 도시 주변 지역까지 배려하지 않고 배정한 탓이 크다. 지역의 대도시에서 A매치를 치르면 주변 중소도시의 팬들까지 경기장을 찾는 것은 충분히 예상해 볼 수 있는 문제다.

이번 관중수를 계기로 축구협회의 A매치 서울 고수가 어떻게 바뀔지 궁금해진다.  

[사진 = 엑스포츠뉴스 강창우 기자]



이성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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